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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전남의대골프대회 참관기
재경 전남의대골프대회 참관기
  • 의사신문
  • 승인 2012.09.06 17: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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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헌〈서울 정내과의원장〉

◇단체사진.
정경헌 원장
웃음꽃 끊이지 않았던 필드 위의 즐거운 소풍

지난 8월19일 BA 비스타 골프장에서 재경 전남의대동창회 골프대회가 열렸다.

간간이 비가 뿌린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을 비롯한 외부인사들과 재경 전남의대 동문회원 132명이 참여, 즐겁고 기억에 남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이날 열린 골프대회의 참관기다.

금년 재경 전남의대동창회 골프대회에 120명 30조를 예약했다는 김일중 동창회장(개원의 협의회 회장)의 이야기에 총무이사와 사업이사 그리고 필자 세 사람 모두 자신없는 눈빛이었다. 초청 인사를 제외해도 110명은 참여해야 하는데 그것이 과연 가능할지 걱정이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해마다 해오던 골프대회는 서울 경기도 인천 동문이 주로 참여해왔다. 골프대회 장소에 따라서 충청도나 강원도에 있는 동문들이 더러 참여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소수에 불과했다. 현재까지 재경 전남의대 동문 중에서 파악된 회원이 15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중 연로한 선배님과 골프를 하지 않은 회원, 골프를 좋아하지만 사정상 참여하지 못할 회원을 감안하면 당연히 무리한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골프장마다 골퍼가 줄어들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내장객이 줄어 울상이라고 하니 더 걱정이 되었다. 그런 분위기로 인해 작년 골프대회에 100명 채우는데도 진땀을 흘리지 않았던가.

의료계 내부의 분위기도 불안한 측면이 있다. 압도적인 지지로 노환규 회장이 당선됐지만 의사 선후배 간의 화합이라는 숙제를 남겼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렵다고 물러서거나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골프대회가 어떤 행사인가. 선배들이 어떻게 일군 밭인가. 40년 가까이 행사를 진행해 오는 동안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였겠는가. 골프장이 적었을 때는 부킹 자체가 어려웠는데 단체 부킹이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처럼 홈페이지나 SNS가 없던 시절에는 우편과 유선으로 연락을 취해야 했으니 또 얼마나 복잡했겠는가 말이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편한 시절인가. 그러니 우리는 지금까지 행사를 잘 이끌어온 역대 회장님들과 임원 그리고 회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새로운 마음으로 전의를 다져야 할 것이었다. 더구나 의료계가 사상 초유로 어려운 상태라고 하니 한데 모일 수 있고 서로 다독이고 힘을 북돋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결론을 얘기하면 우리는 목표를 넘어섰다. 132명이 참여했다. 골프장에 예약을 추가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기쁘고 감사했다.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모교 동창회를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행사를 마쳤을 때 느껴지는 소중한 감정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어떤 단체든지 잘 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자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 과정을 간단히 올린다.

우리는 이미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재경 전남의대 홈페이지(www.cmsseoul.co.kr)와 동창회 카페(http://cafe.daum.net/cmsseoul)에 2개월 전부터 행사를 공지했다. 그리고 각 졸업기수 대표에게 간곡하게 부탁했다. 의료계가 어렵고 동문모임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단합이 요구된다고 했다. 단합이라는 것은 물론 많이 참여하는 것이다.

우려와는 달리 회원들은 기꺼이 참여했고 서로 독려했고 그래서 참여자가 늘었다. 그 중에는 골프를 끊고 등산을 한다던 회원도, 일 년에 한 번 동창회 골프만 한다는 회원도 있었다. 전날 밤에 캐나다에서 도착한 회원이 아침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골프를 접은 선배님을 대할 때는 안쓰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현실도 힘겹지만 앞으로가 더 힘들까봐 골프를 시작하지 못한다는 후배들을 대할 때는 선배로서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40년간 이끈 선배님들의 명성 이으려 노심초사 대회를 준비
다행히 예상보다 많은 동문 132명 참여해 화합의 시간 가져
건강한 연륜·패기로 긍정적 에너지 나눈 모든 동문들께 감사


◇우승을 차지한 김유성 회원〈사진 오른쪽〉과 김일중 동창회장.
회원 모두 참가비를 미리 납부해 주었고 후원금을 낸 동문들이 많아서 비용 문제는 걱정이 없었다. 유일한 걱정이 행사 당일에 비가 내리는 것이었다. 행사 전날까지 비가 내린 터라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단체 팀이라 오후 1시10분 티업임에도 불구하고 동창회장님은 전날 밤에 잠을 설쳤다고 하셨다. 주무시다 3번을 깼다는 것이다. 아침에는 맑았다. 날씨까지 도와준다는 생각에 벅찼다. 그러나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단체 사진을 찍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하려는 순간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졌다. 모두 다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서로 서로 눈치를 살피기도 했다. 그러나 잠시 후 비는 멈췄고 그 것이 끝이었다. 라운딩 도중에 간헐적으로 비가 뿌리기는 했으나 진행에 방해가 되지는 못했다.

앞 팀도 우리 팀이고 뒷 팀도 우리 동문 팀이었다. 그늘 집에도 우리 동문들만 앉았다. 편하고 즐거웠다. 소풍 온 아이처럼 모두가 들뜨고 활기찼다. 얼굴에 핀 웃음꽃이 사라지지 않았다.

4개 그룹으로 진행된 행사는 마지막 조가 7시 되기 전에 끝이 났다. 9시가 되기 전에 식사와 시상식을 마쳤고 서울에 도착할 때는 10시를 약간 넘어서고 있었다.

후배들은 나이 지긋하신 선배님들의 건강하고 젊고 밝은 모습에 희망을 걸게 되고, 선배들은 활기 넘치는 후배들을 보며 당신의 젊은 시절을 그려보았을 것이다. 따뜻하게 건네는 말씨, 부드러운 미소, 하나가 되는 느낌 그리고 골프가 주는 특별한 맛이 어우러져 긍정적인 에너지를 맘껏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해보면 경제 상태가 나쁜 것이 오히려 유리한 점이 많았다. 서울 근교 골프장에 부킹할 수 있었고, 그린피를 할인 받을 수가 있었고 그것이 회원들의 참여에 득이 되었으니 말이다. 혹자는 묻는다. 전남대학교 재경 동문들이 동창회 골프대회를 잘 치르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는지? 여러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좋은 전통의 토양을 만든 한 분만 뽑으라고 하면 의사 골퍼의 산증인이며 레젠드인 박만용 회원(서울·박만용 의원)을 추천하고 싶다. 동창회 골프 대회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초창기부터 기틀을 다지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면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여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대회는 회원들의 가슴에 따뜻한 추억을 하나 새겨주었다. 그래서 애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회원들이 고마운 것이다. 또한 탁월한 지도력으로 능력을 검증받은 김일중 회장. 열심히 일한 장홍준(서울·예사랑 피부과 의원) 총무이사와 강백(인천·탑이비인후과 의원) 사업이사님께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바쁜 일정을 쪼개 자리를 빛낸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과 황보경 재경 경북의대 동창회장, 신학철 재경 조선의대 차기 동창회장, 김영길 전남의대 총동창회장, 이민철 전남의대 학장과 재경 전남대 동문회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한편, 이날 골프대회의 입상자 및 시상 내역은 다음과 같다

△우승:김유성(서울·김유성이비인후과의원) △메달리스트:장원의 72타 이븐파(서울·장안과의원) △준우승:박헌재(서울·망우제일의원) △3등:김순태(서울·강남고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4등:박만용(서울·박만용의원) 이상문(서울·이상문이비인후과의원) 홍대연(고양시·홍정형외과의원) △5등:김문간(서울·수락신경외과의원) 남광우(서울·남광우내과의원) 이영수(서울·이영수신경통증크리닉) 오인택(의왕시·의왕속내과의원) 이휘재(남양주시·덕소현대정형외과내과의원) △니어리스트:김녹수(서울·푸른정형외과의원) 1.1m, 고동훈(서울·김앤고의원) 1.7m △롱기스트:이현택(고양시·이성형외과의원) 256야드, 신민석(서울·서울중앙크리닉비뇨기과) 255야드 △행운상:탁상보(인천·부평정형외과의원) △기타:장수상.막내상.특별상.단짝상.미녀상.격려상

△70대 타수:34명 △에이지슈터(Age shooter):장순상(서울·제민피부과 의원)-81세.75타, 박만용(서울. 박만용 의원)-81세. 79타〈에이지슈트-라운드를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자신의 나이보다 적은 스코어로 마친 경우를 말한다.〉

정경헌〈서울 정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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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헌 2012-09-07 16:22:07
기사 잘 실어주어 감사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