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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병원체 연구에 헌신한 - 장우현
감염병 병원체 연구에 헌신한 - 장우현
  • 의사신문
  • 승인 2012.09.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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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쯔가무시병 원인균 유전체 염기서열 밝혀

장우현(張友鉉)
장우현(張友鉉)은 1956년에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의 조교를 시작으로 서울의대에서 30여 년간 연구와 후학양성 및 사회봉사를 통하여 의과대학 발전 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의학계의 거목이다.

조교시절에는 신생아 파상풍 예방대책으로 산모에게 파상풍 톡소이드를 접종하고 출산 때 제대혈에서 항독소 역가를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당시 문제되었던 신생아 파상풍 예방에 기여하였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국내에서도 심각한 의료문제로 제기된 항균제 내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임상검체에서 분리한 세균의 여러 항균제에 대한 내성률을 조사하여 심각성을 보고한 바 있으며, 무의촌 지역과 병원에서 각각 분리한 세균의 각종 항균제에 대한 내성 발현율의 차이를 비교하여 항균제 오·남용에 의한 내성균 증가가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한 바 있다.

1984년 가을에 홍수가 난 후 농촌지역에서 급성 열성 질환의 발생보고가 있을 때, 이 병의 본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전국에 걸쳐 질병발생 지역에 17개의 거점 병원을 설정하고 의심이 가는 환자 혈액을 채취하여 항체역가를 측정하고 원인균 분리를 시작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는 당시 알려진 유행성 출혈열 외에 렙토스피라병, 쯔쯔가무시병, 발진열 등 3 가지 병이 더 존재한다는 것이 구명되었다. 렙토스피라병은 우리나라에서는 8, 9월 추수기 직전에 발생하는 홍수 후에 주로 발병하며 우리나라에서는 Leptospira interrogans 혈청형 lai가 가장 많이 분포하며 외국에서 발생하는 렙토스피라병과는 달리 급성 전신 출혈을 유발하여 환자 치사율이 매우 높음을 증명한 바 있으며, 이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국립보건원에서 렙토스피라병 예방백신을 개발, 보급하게 되었다.

1986년 서울의대 이정상에 의해 처음 국내에서 쯔쯔가무시병 환자가 보고됨에 따라 장우현은 이에 대한 전국적인 역학조사를 시작하고, 쯔쯔가무시병의 병원체를 분리하기 시작하였다. 연구결과 국내에서 특히 가을철에 발열을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의 약 40%가 쯔쯔가무시병 환자임을 밝혀 쯔쯔가무시병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감염질환임을 입증하였다.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부에서는 쯔쯔가무시병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예비책을 강구하게 되었다.

장우현은 이 병의 병원체인 Orientia tsutsugamushi의 특성을 밝히기 위해 환자혈액에서 균주를 분리하고 단세포군항체 및 유전자 염기서열 규명으로 국내에는 Gilliam, Karp 및 Kato 외에 항원성이 다른 Boryong과 Yeonchon형이 존재함을 밝히고 이를 국제미생물학회에서 보고하였다. 그 당시 쯔쯔가무시병 진단은 주로 간접형광항체법에 의해 이루어지었다. 그러나 간접형광항체법은 고가의 장비와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진단방법이어서 쯔쯔가무시병이 발생하는 일선지역에서는 실시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에 장우현은 일선지역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피동 적혈구응집법을 개발, 보급하여 현재 전국 보건소 및 임상검사소에서 쯔쯔가무시병을 쉽게 진단, 치료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였다. 또한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이용한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법을 개발하여 미량의 혈액으로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확립하였다.

또한 쯔쯔가무시병의 매개체를 파악하기위해 환자 발생지역에서 쥐를 포획하고 쥐에 생하는 진드기의 지역적, 계절적 분포 양상을 밝히고 진드기에서 원인균을 분리하는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이 병을 사람에게 옮기는 진드기는 Leptotrombidium pallidum, L. palpale, L.scutellare, L.zetum 및 L.orientale 등 5종임을 밝혔다. 국내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 Orientia tsutsugamushi 보령형의 유전체 전 염기서열을 세계 최초로 완전히 밝혀낸 업적을 내는데 공헌하였다.

장우현은 학문연구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이 남 달라 열악한 국내 연구 환경에서도 210 여편의 논문(SCI 논문 30편)을 발표하였으며, `한국의 쯔쯔가무시병'을 포함한 4권의 저서를 출판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쳤을 뿐 아니라, 대한미생물학회 회장, 대한면역학회 회장 및 대한감염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기초의학협의회 회장, 대한의학회 및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기초의학발전 및 의학계 발전에도 공이 많은 미생물학 학자이다.

집필 : 김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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