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학위과정동안 고전적인 Michaelis-Menten 방정식이 평형 상태에서 효소역할을 분석하는 데는 적합하나 효소와 기질이 불가역적인 결합(tight-binding)을 하는 경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을 알았다. 즉 근본적으로 가역적 효소억제는 대수학(代數學)을 활용하여 분석할 수 있으나 불가역적 효소 억제(tight-binding inhibition)는 미적분을 사용하는 새로운 분석법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생물학계의 수학자'라는 별명에 맞게 각종 효소억제를 분석하는 방정식을 도출하였다. 이로서 그는 대부분 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결과를 유추하는 것과 달리 수학을 통해 결과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실험을 수행하여 이를 확인하였다. 그는 이 같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을 nucleoside 유도체를 이용하여 처음 시도하고 확인하였다. 그는 nucleotide 대사에 관한 생화학연구의 선구자로서 궁극적으로 항암, 항바이러스 화학요법제 개발의 표적을 찾고자 하였으며 각종 핵산대사 효소 억제제의 구조-작용 관계를 추구하였다. 이로써 그의 연구실은 핵산 생화학연구의 최고의 위치에 있었으며 궁극적으로 nucleoside 유도체가 DNA 복제 억제제로서 작용함을 밝혀 현대 항암 화학요법의 기초를 확립하였고 나아가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 개발을 할 수 있게 한 근본 기전을 밝힌 것이다. 그는 논문을 잡지에 발표할 때마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 사용한 프로그램을 공개하여 이 분야를 연구하는 모든 학자들이 이를 이용하여 보다 편리하게 실험 자료를 분석할 수 있게 하였다. 그는 효소역학 분야에서 최고의 학자로서 불가역적 효소억제 분야를 개척하였으며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와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의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그는 1963년 박사학위를 받자마자 미국동부의 브라운대학 조교수로 스카우트되었으며 1973년 교수로 승진하였다. 그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약리학주임교수를 지냈고 1993년 은퇴하면서 명예교수로 추대되었다. 그는 브라운대학에 오면서 의과대학 학제 개혁과 교과과정 개편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여 오늘날의 브라운대학교 의과대학의 명성을 가지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브라운대학에서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멘토로서 그는 연구자로서 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동료교수들로부터 인정받았다. 그의 가족은 그를 기념하여 브라운대학교 약리학교실에 차승만 기념기금을 만들어 기탁하였으며 약리학교실(현재는 분자약리, 분자생리 및 생명기술학 교실) 은 그의 기여에 대하여 전체 교수의 동의로 영구적인 기록을 남기기로 결정하였다.
그는 자신이 처음 겪었던 이국땅에서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단기간 방문자이거나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하여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그들을 도운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었다. 브라운대학이 있는 Providence를 방문한 한국인이라면 그의 도움을 받지 않거나 그의 집에 초대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는 강한 동포애를 가지고 있었다.
차승만은 이 나라가 낳은 큰 기초의학자로서 효소역학에서 불가역적 효소억제에 관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업적과 그가 이루어 낸 현대 항암화학요법제와 에이즈 치료제의 근본적인 작용기전을 수학적으로 풀어낸 업적은 길이 기록될 것이다.
집필 : 김경환(연세의대 약리학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