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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리의 기틀을 세운 학자 - 박찬일 
간병리의 기틀을 세운 학자 - 박찬일 
  • 의사신문
  • 승인 2012.08.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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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학 국제 위상 제고·기초의학교육 체계 확립

박찬일(朴贊一)
박찬일(朴贊一)은 1943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1970년에 졸업하였다. 졸업 후 모교 병리학교실 조교로 근무하면서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이수하여 1975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군복무를 마친 1977년부터 2009년 정년퇴임까지 30여년간 교수직에 있으면서 학생 및 전공의 교육, 진단병리 업무, 의학연구에 진력하며 교무행정과 다양한 학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1990년부터 6년간 병리학교실의 주임교수직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교실내 전체교수가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고 결정하는 교실 교수회의를 정례화하였으며 교실원의 연구능력을 고취하고 질적향상을 위해 research seminar와 clearance meeting을 정기적으로 개최하였다. 특히 교실의 분자병리실험실 신설을 비롯한 연구기반 시설 확충은 주임교수로서 가장 큰 업적이다.

선생은 1996년부터 4년간 연세의대 교무부장으로 교무행정에 관여하였다. 의과대학의 방만한 교무관련 규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평하고 원칙에 입각한 업무추진으로 교수업적평가와 교외연구비관리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켰다. 교수연구활동을 장려하여 연간 교외연구비 100억원 돌파, 교육부 BK21의과학사업단 선정 등의 업적을 남겼다.

병리학자로서 선생은 소화기질환에 관심을 갖고, 특히 미국 연수시절 남가주주립대학의 세계적 석학인 피터스(Peters) 교수 지도 아래 간병리를 연수하고 귀국하여 간조직의 현미경 판독요령과 병리 진단의 기법을 전수하는데 주력하였고, 이어 한국 고유의 간질환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병리 전공의와 전문의는 물론 임상의사에게도 큰 지침이 되는 `간질환의 병리'를 저술하였다. 필자를 포함하여 선생에게 병리조직 판독을 배운 수 많은 후학들과 간병리 강의를 들은 의대생들은 침착하고 면밀하면서도 열정적인 선생의 명강의를 잊을 수 없으며 이에 1992년 연세의대 올해의 교수상을 수상하였다.

연구업적과 관련하여, 선생은 322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 중 210편은 알코올성 간질환과 간암발생기전을 중심으로 한 간 및 기타 소화기 병리에 관한 논문이며, 세계의 유수한 논문에 수십편이 등재되었을 뿐 아니라 피인용 논문도 60여편에 이른다. 이와 같은 학문적 업적으로 2002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04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의 영예를 가졌다.

대한병리학회가 일찍이 효율적 학회운영을 위해 이사장제도를 도입한 1992년 선생은 초대이사장으로 선임되어 연중학회행사 일정표를 미리 제작해 연초에 배포하는 일부터 학회지와 학술대회 초록집의 재편성, 병리검사의 의료수가 현실화, 평생회비제도 도입 등의 내실을 기했을 뿐아니라 IAP(International Academy of Pathology) 및 중국 연변의학원과의 교류 등 학회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데 공헌하였다. 또한 1997∼2005년에는 대한병리학회 교과서 편찬위원장으로서 `병리학' 교과서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는데 공헌하였으며, 병리학회의 발전에 공로가 크게 인정되어 2007년에는 대한병리학회 회장으로 추대되었다.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학회활동을 통하여 전문 분야에서도 역량을 발휘하였다. 1995년에는 소화기병리연구회 대표를 맡아 소화기질환의 병리학적 진단 및 취급기준 개발에 주력하여 `위상피증식성 병변의 등급체계'와 `만성간염의 등급체계'를 개발하였다.

선생은 의과대학 기초의학교육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져 2005년부터 2년간 기초의학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국가과학기술분류체계상 기초의학을 당당히 독립된 항목으로 설정하고 나아가 국가의료 R&D분류 사업에 기초의학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기위해 8개 기초의학학회가 참여하는 학문분류위원회를 구성하여 기초의학 교육목표와 학습목표를 지속적으로 보완 관리하는 체계를 확립하였다.

선생은 대한의학학술지 편집인협의회 창립에서 주역을 담당하였으며, 2005년부터 3년간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에는 KoreaMed 등재학술지 수록논문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 의학학술지의 PubMed 등재와 SCI등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결실을 보았다. 우리나라 의학학술지의 전자출판 및 참고문헌 연결기반 데이터베이스 `KoreaMed Synapse'를 구축하였을 뿐 아니라 `의학논문 출판윤리 지침서'를 발간하여 학술논문 출판윤리 확립에도 기여하였다.

집필 : 정우희(연세의대 병리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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