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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리학을 개척한 - 최인준 
신장병리학을 개척한 - 최인준 
  • 의사신문
  • 승인 2012.08.0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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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학 세부 분야 초석 마련·신장학 교과서 편찬

계연(溪硯) 최인준
계연(溪硯) 최인준은 1930년에 평안북도 구성군에서 출생하였으며, 1956년 세브란스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선생은 의과대학 3학년인 1954년부터 도미한 최병호의 뒤를 이어 학생 실습과 진단에 관한 잡무를 보조하며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병리학교실을 지켜왔다. 이후 세브란스의과대학이 연세대학과 합병하여 대학원 과정이 생겨 대학원 과정을 밟으며 정식 조교 생활을 시작하였다.

부교수로 재직중인 1969년 미국 세인트 루이스의대로 연수를 떠나 Germuth교수의 지도로 사구체신염에 대한 실험을 통하여 신장 면역병리에 대한 연구를 하였으며, 이 기간 중 발표한 항사구체 기저막신염의 기전에 대한 형태학적 연구 논문은 1974년 “Yearbook of Pathology”에서 우수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4년간의 미국유학을 마치고 1973년에 귀국하여 불모지와 다름없는 국내 상황에서 냉방기설치, 동력선 설치, 기수교육 뿐 아니라 필요한 시약을 직접 차를 몰고 미국회사에서 구입하는 등 검사에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어, 국내에서 형광현미경과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신장의 면역성 질환에 대한 조직진단 및 연구를 실시하였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행된 면역병리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선생은 꾸준히 이 분야의 연구를 지속함으로써 국내에서 유행하던 급성 출혈성 폐질환에 대한 연구로 렙토스피라 감염병을 처음 조직으로 확인하여 보고 했을 뿐 아니라, 재직 중 22년간 경험한 4514예의 신생검조직을 분석하여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신장병리 교과서(Heptinstall's Pathology of the Kidney) 6판(2007)에 그 결과가 실리게 되었다.

이처럼 선생은 일관되게 신장병리 한 길을 걸어오면서 진리를 탐구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용기와 집념을 가지고 연구생활에 전념하였다. 병리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직시에는 젊은 교수들의 병리학 세부전공 분야 연수를 계획하여 폐병리, 조혈계 병리, 피부 및 세포병리, 소아병리, 신경병리, 구강병리, 부인과 병리, 전자현미경, 소화기계 병리, 근골격계 병리, 신장 및 이식병리 등의 세부분야가 발전하게 하여, 젊은 연구자의 육성과 국내 병리학이 현재의 상태로 발전되는데 초석을 이루었다.

이 기간동안 40명의 석·박사가 배출되었다. 신장질환 병리 뿐 아니라 기초 및 임상의학의 최신 지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연세대학교 신장질환연구소 편저의 `신장학' 교과서 편찬위원장으로 1999년 우리말 교과서를 처음으로 출판하였다. 이후에도 연구를 진작시키기 위해 의대에 사재를 기부하여 2001년 계연 학술상이 제정되었다.

연구 분야 뿐 아니라, 교내에서는 교무과장, 교육계획 위원장, 대학원 의학과 주임교수, 의학도서관장, 신장질환연구소장으로, 교외에서는 대한병리학회 회장과 대한신장학회 회장으로 봉사하였다.

내과의사인 이창혜(고려의대, 1960년 졸)와의 사이에 아들 둘이 있는데, 작은아들(최종근)이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교수로 재직중이다.

집필 : 정현주(연세의대 병리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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