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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을 개최하며
제2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을 개최하며
  • 의사신문
  • 승인 2012.07.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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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찬 <한국의사수필가협회 홍보기획이사>

신종찬 홍보기획이사
예로부터 이 즈음을 보리가을(麥秋之節)이라고도 부른다. 모진 겨울을 이겨내고 봄부터 자란 보리나 밀을 수확하여 춘궁기의 허기를 채워주는 작은 가을로 생각했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이제 힘든 학기말 시험을 마치고 막 여름방학에 들어갔을 성 싶다. 올 여름 방학에는 학생 여러분들에게 수필문학의 바다에서 수확의 기쁨을 누려볼 기회를 드리고 싶다.

2012년 9월15일(토)에 `제2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및 수필심포지엄'이 대한의사협회 동아홀에서 열린다. 작년부터 열린 이 행사는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의사수필가협회가 주관한다.

제1회 대회 때는 채 1달도 못되는 짧은 공모기간이었지만 150여편의 수필작품을 응모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다수의 작품들은 상당한 수준이서 이 공모전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곧 의사가 될 의학도들에게 미래의 문학이라고도 수필이 꼭 필요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문학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을 잘 이해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의미 있고 행복한 일일까”를 가르쳐준다.

또한 내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연습장이 되어준다. 문학 중에서도 수필은 문학과 철학의 튀기라고도 하며, 가치 있는 경험을 정제된 언어로 형상화하여 독자에게 고백하는 문학 장르이다. 수필은 여유 있을 때 쓰는 한가한 글이 아니고, 작가 그 작품을 쓸 수밖에 없는 치열함이 있는 글이어야 한다.

의사는 다른 전문 직종보다 문학 등 예술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 이유는 예술이나 의학이나 그 바탕이 인간에 대한 사랑이기 때문일 것이다. 의학이 인간의 아픈 육체를 치료해주는 것이라면, 인간의 아픈 마음을 치료해주는 것이 예술일 성 싶다. 의학도들에게 이러한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서 창작 예술인 문학이 꼭 필요하다. 환자를 치료하는 데는 과학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인간에 대한 사랑이 동반되어야 한다.

의료의 현장은 일렁이는 바다처럼 역동적이며 이야기 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다. 그 이야기 속에는 인간의 진실이 있다. 인간은 건강을 잃게 되거나 삶과 죽음을 넘나들 때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하다고 한다. 인간의 진실한 목소리보다 더 좋은 문학의 제재는 없을 성 싶다. 어느 직역보다 가치 있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의사는 다른 문학 장르보다 수필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다.

인간을 공부한 의사들이 문학과 같은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 성공한 예가 많다. 안톤 체홉이나 노신(魯迅) 같은 이는 훌륭한 작가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인 의사가 세계보건기구의 수장이었다. IMF총재도 곧 한국계 의사가 맡을 예정이다. 국내외의 유력한 정치지도자를 비롯하여 베스트셀러 작가들까지 의사출신이 많다. 의사출신 박문하 선생이 쓴 `잃어버린 동화'는 수능시험의 필독서이다.

수필문학을 공부하면 의학논문을 쓸 때도 아주 유용할 것이다. 아주 훌륭한 내용의 의학논문이 글쓰기가 서툴러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과학논문은 하나의 좋은 에세이라 했다.

오늘날 의료계는 안타깝고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 어려움은 학생 여러분들의 미래일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연유는 세상이 의료계를, 의료계가 세상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난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중의 하나는 미래의 주인공인 여러분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배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의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두루 갖춘 의사는 사회와 보다 원만히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 중에서 문학은 내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남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주변에 개원의나 종합병원에서 성공한 의사선생님들을 보면 남을 잘 이해하여 소통을 잘하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사는 인생의 전 과정인 생로병사와 같이한다. 환자의 고귀한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힘든 일을 하다보면 의사 자신도 정신적으로 괴로울 때가 많다. 문학은 치료의 효과가 있다. 남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 자신을 치료하고 위로해준다.

제2회 공모전이 열리게 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예산 등을 지원을 해주신 노환규 대한의사협회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후원을 해주신 서울특별시의사회 임수흠 회장님과 이상구 대의원의장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한 편의 수필쓰기가 일생을 바꾸어 놓을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국의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 여러분! `제2회 한국의학도 수필문학공모전'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여름에는 수필쓰기에 흠뻑 빠져 뜻 깊은 이 행사에 많이 응모해주시기 바랍니다.

신종찬 (한국의사수필가협회 홍보기획이사, 도봉·신동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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