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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만호 신임 대한의사협회 회장
경만호 신임 대한의사협회 회장
  • 김기원 기자
  • 승인 2009.05.0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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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대 의협 집행부의 수장인 경만호 회장은 지난 7일 의협 7층 사석홀에서 취임 인터뷰를 갖고 5월 1일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경 신임 회장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지난 의협 회장선거에서의 기쁨은 잊은지 오래이며 10만 회원들이 우리 집행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고 항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에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느낄 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 회장은 “그래서 임기 첫날 임직원들에게 회원권익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분골쇄신할 것을 신신당부했디”고 전했다.

이날 경 회장은 공식 회무를 시작하는 심정과 함께 최근 의료계 현안인 간선제 논란, 의료산업화와 영리법인 문제, 의약분업 재평가, 일반약 슈퍼판매에 대한 입장, 다른 단체와의 상호협력, 의료수습구조개혁을 위한 노력 등 제반사항에 대해 당당히 밝혔다.

경 회장은 첫 마디로 “지금 의료계 현실은 벼랑 끝에 놓여있다고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며 “원가도 안 되는 수가로 의료기관이 줄도산하고 자살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경 회장은 “정부는 일방통행식 협상으로 의사를 옥죄고 번번이 괘씸죄를 적용해 불이익을 당하게 하고 있다”며 “전 분야에서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이 순간에도 의사는 한낱 국가에 고용된 월급쟁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 회장은 “이는 어떤 한 부분의 개선으로만 해결될 수 없는 총체적 위기를 말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경만호 집행부는 자잘한 선심성 공약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즉, 현행 의료수급구조라는 썩은 뿌리 자체를 잘라내 거기서부터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고 상기시켰다.

경 회장은 “현행 국가독점의 중앙통제식 의료수급체제를 깨지 못하면 의사들이 오늘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지금의 국가독점 단일보험자체제를 다보험자 경쟁체제로 바꿔 의료의 파이를 키우고 판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 회장은 “지금처럼 획일적인 건강보험과 의약분업 적용방식에서 탈피해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의료를 개혁해야 한다”며 “규제 위주의 사회주의 의료에서 벗어나 의료소비자인 국민이 스스로 비용을 결정토록 하는 시장경제방식의 의료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 회장은 “그렇지 않으면 보험재정은 종국에 무너지고 만다”며 “새 집행부는 국가 독점적 중앙통제체제를 개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각오가 돼 있다”고 결의를 다졌다.

경 회장은 “아울러 제가 작년 12월 29일 헌법재판소에 국민건강보험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이 우리에게 유리한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로써 건보공단 분권화가 이뤄지면 다보험자 체제의 서막을 열게 될 것이고, 민간보험 활성화라든가 수가자율화, 당연지정제 폐지 등이 연쇄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경 회장은 “현 정부는 시장을 중시하고 의료산업화에 대한 의지도 강합니다. 의료계가 이같은 흐름에 적극 부응하고 이용해야 한다”며 “의료수급구조 개혁을 위해 지금과 같은 호기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 회장은 “의료 개혁이야말로 의료를 살리며 어려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특단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주장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집행부는 현재 보건복지가족부에 한정된 대정부 업무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으로 확대하는 등 외연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국회 쪽도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뿐 아니라 주요 정당의 정책위의장, 경제관련 상임위까지 아우르는 행보를 펼쳐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 회장은 “이같은 막중한 과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는 회무와 재정회계 운영을 빈틈없이 알차게 해나가고 사무처 조직 역량을 극대화하며, 의협의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경 회장은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의사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를 때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하며 “의사들이 지금처럼 획일화된 규제와 틀 속에서 정당한 보상도 받지 못하며 비참하게 살아간다면 국민건강과 한 나라의 보건의료는 그 근간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 회장은 “때문에 우리가 나아가는 길은 의사를 위한 길이면서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길”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질의응답을 통해 ‘간선제에 대한 입장 표명’와 관련, “집행부는 총회의 수임사항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임무”라며 “내 자신도 총회석상에서 간선제가 통과될 것이라고 미처 예상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가 중지를 모아 논의의 장을 마련하면 된다”며 “이러한 논란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것은 의료계의 퇴보를 가져올 뿐”이라며 냉정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또 ‘다른 단체와의 관계 정립’에 대한 질문에 대해 경 회장은 “의료의 중심에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면 다른 단체와의 관계 정립은 물론 존중할 각오가 되어 있다”며 “이는 의사가 더 높은,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의료 특성상 의사가 중심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경 회장은 “이러한 관계정립 아래 모든 단체가 힘을 모아 의료인단체총연합을 구성, 같이 가야 보건의료계가 살 수 있다‘며 ”조만간 그러한 시대가 곧 올 것이며 이를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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