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자동차 이야기 - 포르세 (9)
프리미엄 자동차 이야기 - 포르세 (9)
  • 의사신문
  • 승인 2012.06.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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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부드러워지고 빨라진 포르쉐 993

지난번에 적은 포르세 시승기는 964에 관한 내용이었다. 964는 포르세의 공랭식 엔진을 사용하고 과거의 세대에 속한다. 이때만 해도 본격적인 스포츠카와 실제의 레이싱카와 구별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스파르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요즘의 차들은 이보다 훨씬 부드럽다. 사실 과거의 포르세와 비하면 964도 어느 정도는 얌전해진 편이다.

권영주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과거 시노즈카 겐지로(미쯔비시 파제로로 파리다카르에서 우승했다)가 F40을 타고 후지산을 올라가기 전에 긴장하던 느낌이 떠오른다. 물론 페라리도 그 후에는 이전의 차들보다 많이 얌전해졌다. 아무튼 글을 계속 인용해 본다:

-제동력은 두말하면 잔소리일정도로 제동시 거동 밸런스와 바퀴에 가해지는 제동력이 무지막지하지면 오른발의 힘의 강약에 이보다 더 정밀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964터보는 엔지니어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한다.

요즘과 같이 불특정 다수를 타겟으로 해 차를 팔아야하는 마케팅적 측면이 엔지니어의 입김보다 강한 시점에서 포르쉐 964가 개발될 때까지만 해도 마케팅쪽에서 과연 엔지니어링에 관련된 발언에 한마디나 제대로 했을까? 찍소리도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커다른 쇳덩이를 깍아서 만들어낸 것과 같은 강성은 911이 구조적인 핸디캡을 가지고 있지만 차 만들기에 대한 기본기가 차별된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간 숙성에 숙성을 거듭해 포르쉐 주행철학에 대해 책 몇 권은 나올 정도로 신봉하는 매니어들이 탐구하게 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해답을 찾는 즐거움을 부여한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언젠가 가지고 싶은 911을 소유했을 때를 위해 대비하고 준비하는 과정 역시 행복하고 의미가 있으리라.

964터보는 나를 단세포 생물로 만들었다. 단점을 찾고 싶지 않은 몇 안되는 차인 것이 분명하다.-

인용은 여기까지다. 참고로 안용 글을 쓴 사람은 E34 M5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포르세의 출력보다는 다른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차를 몰면서 핸들링을 리미트까지 몰아붙이고 코너링에서 언제나 차의 최고 성능을 뽑고자 하는 진지한 드라이버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차만큼이나 재미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집착이나 집중이 떨어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신 키보드 워리어는 늘어났다. 필자도 포함된다. 하지만 자동차라는 것은 많이 타지 않으면 결코 하나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은 극한 주행 비슷한 것에도 도전하지 않으면 차의 성능을 알 수 없다.

지난번의 시승기에 이어 다시 공랭식 포르세인 993(964의 다음 모델)에 대한 시승기를 인용해 본다. 글은 권영주님의 것이고 차주는 964에 이어 필자의 다른 지인이다. 993은 많은 부분을 964와 공유하는 포르세의 모델로 마지막 공랭식 포르세이기도 하다:

- “2년전 처음 접한 993터보와의 데이트는 잊을 수가 없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드림카 리스트의 가장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차를 경험한다는 흥분으로 가슴이 벅찼었다.

엔진과 변속기가 오버홀 된 상태였고, 빌슈타인 PSS9을 장착하고 있었다. 993과는 인연이 많지만 터보는 워낙 그 숫자가 적어 독일에 있는 동안도 실제로 본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무리 좋은 차도 그 가치를 모르면 의미가 없다. 최신 911과 비교해 허접해 보이는 실내나 다소 잘못 알려진 운전하기 거지같다는 평가는 993에 대한 접근을 막는 선입견이기도 했다.

수동을 늘 몰아왔던 입장에서 993에 대한 적응은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 패달의 감각이 좀 남다르다는 점과 뒷 오버펜더의 넓이를 의식하면서 운전해야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실상 시내에서 운전해도 불편함은 없다.

클러치는 물론 마스터 실린더까지 교체된 993터보의 클러치는 상당히 가벼웠고, 클러치가 붙는 시점이 좀 높다는 점 때문에 다운시프트를 공격적으로 할 때는 클러치의 과감하게 떼는 것이 좋다. 가속패달을 놓았을 때 회전수가 급강하하는 특성상 회전수 매칭을 위해서는 재빠른 오른발 동작과 클러치를 떼는 포인트를 정확히 잡되 빠르게 떼 주어야 덜컹이는 것을 피할 수 있다.바로 이 팁을 익히지 못하면 다운시프트시 변속충격을 피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

3.6리터 터보 엔진은 최대 부스트 0.8바에 홀딩 0.5바 정도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408마력의 검소한 출력을 뽑아낸다. 엔진의 배기량을 생각했을 때 리터당 100마력을 살짝 넘는 순정 출력은 엔진의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 극소의 마진을 활용한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

911은 카레라가 늘 그 중심에 서있다. 카레라의 출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터보는 큰 대안이 되지만 실제로 카레라가 911의 캐릭터를 대표하는 대표선수임을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

993은 964보다는 출력이 크지만 많은 부분이 부드러워졌으나 차는 더 고속 세팅으로 변했다. 엔진의 반응은 많이 달랐던 모양이다. 필자는 993을 몰아본 적이 없으니 뭐라고 할 말은 없다.

사실 964와 993이 필자에게 오는 일이 있다면 앞의 차주들과는 다른 접근을 할 것이 분명하다. 엔진이나 부품들이 완전분해에 가까운 상태에 도달하기도 할 것이고 차가 필이 꽃히면 다른 파트카를 찾아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몇 년 동안 뜯고 만지기를 반복할 것이다. 토이를 좋아하지만 만지는 방법이 다른 것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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