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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 적막감 속 고독과 자유의 양면성 실감”
“망망대해 적막감 속 고독과 자유의 양면성 실감”
  • 의사신문
  • 승인 2012.06.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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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우 <전 성동구의사회장>

`行萬里路, 讀萬卷書, 交萬人友'와 크루즈 여행

송영우 회장
`행만리로(行萬里路), 독만권서(讀萬卷書), 교만인우(交萬人友)'. `만리를 여행해 보고, 만권의 책을 읽고, 만 명의 친구를 사귀어 본다'는 고사성어다.

만리를 여행하면서 이국의 풍물을 구경하다 보면 만권의 책을 읽는 것과 같고,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 고사성어가 딱 들어맞는 여행이 있다. 수백 명이 유람선을 타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크루즈 여행은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경험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크루즈용 배는 일반적으로 객실, 식당, 세탁소, 강당, 미용실, 사우나 시설은 물론 영화관과 체육관, 수영장 등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인간이 즐길 수 있는 모든 시설은 완벽하게 갖추어 놓고 있어 장기간 여행에도 그렇게 큰 피로감을 느끼지 못한다.

배만 타보다가 사흘 밤낮으로 섬 하나 없는 대해를 항해한다는 것도 독특한 체험이고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은 적막감을 느끼게 했으며 배로 대양(大洋)을 건너면서 고독과 자유라고 하는 양면성을 실감할 수도 있다.

이런 크루즈 여행을 이번에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2주일 동안 북유럽, 그러니까 네덜란드 코펜하겐에서 크루즈를 이용해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거쳐 에스토니아와 세인트 뻬쩨르부르크,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등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황제의 여름궁전에서는 정원 가운데 있는 삼손(러시아)이 사자(스웨덴)의 입을 벌려 죽이는 장면을 분수로 만들고… 발틱해를 막고 있는 다른 나라를 바다를 열어 나가겠다는 이 분수를 통해 얼마나 호전적이고 침략을 정당화(?)하는 상징적 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온통 시커먼 북 유럽의 구름이 하늘을 뒤 덥고 있지만 후덥지근한 날씨와 호박궁전이라는 곳이 마치 사우나에 온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여행의 피곤은 더해지고…
 

코펜하겐 출발 베를린·스톡홀름 등 경유 크루즈 여행 올라
아름다운 자연·문화 유산에 흠뻑 취하며 일상의 피로 탈출
`호화로움' 선입관 버리고 바다 낭만 즐기는 회원 많아지길



이번 여행은 코펜하겐(덴마크)-탈린(에스토니아)-상트페테르브르크(러시아)-헬싱키(핀란드)-스톡홀름(스웨덴)-코펜하겐(덴마크)-를롬(노르웨이)-헬레쉴트(노르웨이)-가이랑게르(노르웨이)-베르겐(노르웨이)-스타방에르(노르웨이)-오슬로(노르웨이)-코펜하겐(덴마크)의 일정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도시를 가르는 네바강에는 580여개의 다리가 놓여 있고 그 중 20여개의 다리는 아직도 여객선이 지나가면 들어 올려질 정도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36개의 명소와 4000여개의 건축물·역사문화기념물을 소유하고 있다. 박물관 221개, 도서관 2000개, 공연장 80여개, 공연단체 100여개, 전시장 45개, 영화관 62개, 문화행사 조직 80여개, 문화예술 축제 100여개….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300년 전의 유럽 건축 스타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주와 흡사한데,경주는 문화유적 등이 박물관 속에나 있지만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일상으로 존재하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절경 피요르드, 평온하게 북유럽을 감싸고 있는 발틱해와 스칸디나비아 반도, 동화 속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유럽의 숨은 보석 에스토니아 탈린, 천혜의 자연 북유럽과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러시아 여행이 이번 크루즈 여행의 백미였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인 발틱의 핵심 탈린과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백미 여름궁전(너무 더워 제대로 보지 못했음) 등은 그대로 내 머리 속에 있다.

일상에서의 완벽한 탈출을 꿈꾸며 시작했던 이번 크루즈여행은 예전의 여행 보다는 많은 고생을 했다는 생각이 앞서 아쉬움도 많았던 여행이다.  그러나 바다 위의 낭만인 크루즈 여행. 떠오르는 특급호텔로도 불리는 크루즈 여행은 최근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새로운 웰빙투어인 것 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침에 기항지에 도착하면 배에서 내려 도시 관광과 쇼핑을 즐기고 저녁에는 수준 높은 공연과 영화관람, 선상에 마련된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크루즈 여행은 휴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 매력의 가치를 더하는 것만큼은 틀림없을 것이다.

특히 아직까지 경제적인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이 즐기는 호화로운 여행이라는 선입관은 이젠 벗어나야 한다. 크루즈 여행은 주어진 조건만 제대로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이나 친구끼리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여행상품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여러분 크루즈 여행으로 새로운 여행문화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송영우 <전 성동구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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