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자동차 이야기 - 포르세 (8-2)
프리미엄 자동차 이야기 - 포르세 (8-2)
  • 의사신문
  • 승인 2012.06.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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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의 자질을 묻는 964터보의 힘과 매력

시동을 걸면 들리는 털털거리는 음색은 포르쉐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부드러움과 너무도 동떨어지고 밸런스가 좋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 못한다.

운전석에 앉아 시트 포지션을 잡는데, 자세 수정을 미세하게 15번은 한 것 같다. 대충대충 운전자세를 잡는 것은 고성능 차를 대하는 예의가 아니라는 점과, 워낙 조작과 조정을 위해 상당한 물리적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만 흐트러진 자세에서도 차를 다루는 감각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커다란 스프링이 안쪽에 들어박혀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무거운 바닥에서 솟아난 클러치 패달과 브레이크 패달의 감각은 993까지는 거의 동일하다. 나중에 911에 압도당하지 않으려면 하체 운동을 게을리 하면 안될 것이 어지간하게 건강한 하체도 시내에서 1시간 정도 몰면 무릎이 시릴지도 모르겠다.

허리부근에서 다가오는 음색은 개인적으로 다른 그 어떤 엔진과도 음색을 비교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저회전의 허스키함 뒷면에 고회전에서 엄청 고르고 투명한 음색을 낸다는 이유로 최고의 사운드로 평가하고 싶다. 흡기나 배기공명음에 의존한 사운드가 아니라 엔진 자체가 돌아가는 소리를 100%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혜택인가….

1단에서 2단으로 변속할 때 클러치를 제대로 연결시키면, 조수석 승차자 머리가 헤드레스트에 부딪치듯 강한 펀치로 밀어붙이는데, 2단 7000rpm에서 140km/h를 마크하며, 3단은 180km/h까지 가능하다. 4단 6500rpm에서 220km/h를 마크하고, 5단 7000rpm에서 계산상 290km/h를 달릴 수 있는 기어비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인 조작, 예를들어 변속기는 가볍지만 브레이킹과 클러치 조작, 스티어링 조작이 엄청나게 무겁고, 차 자체가 장갑차와 같은 무게감을 주는데, 어지간히 고출력에 적응이 되어있는 운전자라 하더라도 출력의 크기를 떠나서 이와 같은 기본적인 조작의 능숙함을 가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소질이 있는 운전자는 시간만 투자하면 되지만 소질을 떠나 운전에 아무런 철학이 없는 운전자가 964터보의 기본조작을 익히는 것은 시간투자만으로 극복되지 않는다. 그들에겐 달구지나 경운기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전륜 205/50.17, 후륜 255/40.17 P-zero타이어는 노면을 엄청 많이 타기 때문에 스티어링을 어설프게 한손으로 잡는다거나 스티어링휠에서 너무 멀리 앉으면 순간순간 좌우로 튕기는 911을 통제하지 못한다. 뒤통수에 공냉식 엔진의 사운드가 부딪치면 발끝까지 그 감동이 전해져, 손과발이 겸손해짐과 동시에 독일식 스포츠카 만들기에 대한 존경심마저 생긴다

중미산으로 가는 도중 엔진의 회전 특성을 파악해보니, 대략 3600rpm에서부터 토크가 급격히 상승하고 7000rpm까지 토크 하강 없이 그대로 밀어붙인다. 시프트 업 후에도 rpm이 4000rpm이상에 걸리기만 하면 순간적으로 튕기듯 밀어붙여주기 때문에 운전자는 노면의 상황에 따른 차의 모션에 집중해야 한다.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선 변속을 위해 스티어링휠에서 오른손을 잠시 떼는 것조차 부담스럽다.

중미산 입구에서부터 업힐로 가속을 해나갔다.

오르막은 RR엔진의 911에겐 전륜이 더욱 더 가볍게 느껴지긴 하지만 코너에선 여지없이 오버스티어를 주의해야한다. 스티어링 휠을 90도 이상 꺽으면 그 반발력이 더 커지는 느낌으로 코너 중에 가속패달 조작에 따른 차의 모션변화가 크고, 후륜이 밖으로 나를 땐 엄청난 육중함에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300마력 오버의 비슷한 출력대의 일제 후륜 스포츠카와 비교한다면 클리핑 포인트를 빠져나와 풀쓰로틀로 치고나오면서 후륜이 밖으로 살짝 빠지는 느낌이 구별된다.

일단 빈도가 작다는 점과 911이 코너에서 엄청나게 평형성이 좋은 것으로 인해 좌우 바퀴의 지면에 대한 하중량 차이가 적어 출력을 후륜에 최대한 실어도 안쪽 바퀴의 공전으로 인한 쓰로틀 오버스티어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 단 후륜이 흐를 때 그 시작점을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느끼기 힘들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아주 미세하게 흐르는 그 순간에 대한 대처없이 방치해두면 911의 궁둥이가 한계를 넘어 튕기면 엄청난 무게로 밖으로 내던져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964터보는 993 카레라2와 비교해도 다루기가 훨씬 어렵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블로우 오프 밸브가 없는 터보엔진의 액셀 오프시 꿀럭임에 대한 제어도 운전자가 신경써야 하는 대목이다.

가속패달을 서서히 놓아야 차가 울컥이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는 가속패달을 밟는 것보다 놓는 것에 더 집중해야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지면상 여기까지 적어본다. 어떤 차인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물론 요즘의 포르세는 이보다는 훨씬 더 몰기 편하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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