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0:06 (금)
프리미엄 자동차 이야기 - 포르세 (8-1)
프리미엄 자동차 이야기 - 포르세 (8-1)
  • 의사신문
  • 승인 2012.06.07 0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운전 성능의 한계를 향한 계속되는 도전

몇일 전 이야기다. 필자는 어반 자전거로 바니홉을 하던 중 뒤로 나가 떨어졌다. 자전거의 중심을 뒤로 옮기고 30센치 정도 땅에서 솟구친 자전거의 무게 중심이 15Kg 정도의 무거운 배낭때문인지 다시 앞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뒤로 넘어가고 말았다.

넘어진 상태에서는 골반이 무사한지 모를 정도로 아팠지만 5초 후 자전거를 일으키고 있었다. 튼튼한 히프 때문에 무사하기는 했지만 간만에 아찔한 경험이었다.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혈종 정도는 아니었지만 삽으로 한 대 맞은 것처럼 부푼 피부와 멍을 볼 수 있었다. 운이 나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뒤로 떨어진 개구리 같은 경험을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그런 위험한 동작을 왜 하느냐고 묻곤 한다. 솟구친 자전거를 앞으로 노를 젓듯이 밀어내는 바니홉은 원래 위험한 동작이다. 걷거나 달리기만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육상 경주의 장애물 넘기는 위험한 동작이다. 위험하지만 재미있는 일들은 많이 있다. 멍이 든 팔꿈치를 보면서 운이 좋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바니홉을 연습 안 할리는 없다. 위험한 것들이 익스트림 스포츠에는 여러 가지 널려있다. 앞바퀴를 제동하고 몸을 뒤로 이동하여 버티는 프론트휠 엔도라던가 매뉴얼 같은 동작들도 있고 이들은 위험하기도 하지만 연습이 충분하면 실제 주행의 성적과 안전에 기여하기도 한다.

물론 어반 자전거의 무게 중심 변화는 일반적인 자전거에 비하면 격렬하게 변한다. 트라이얼 자전거(바위를 오르거나 계단을 올라다니는 종목)이나 BMX(묘기 자전거로 알려진 작은 자전거)는 이보다 더 격심하다. 몸을 뒤로 빼는 것만으로 앞바퀴는 달려 올라온다. 앞으로 세게 몸의 중심을 이동시키면 뒷바퀴가 땅에서 떨어진다.(어떤 관점에서 보면 확실하고 빠르게 동작이 일어나는 편이 오히려 안전할 수도 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로 도로에서 서고 달리기만 하다가 한계운전에 들어가면 차는 위험한 물건이 된다. 강한 브레이크는 무게 중심을 앞으로 급격한 선회는 원심력이 작용하는 타이어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게 된다. 무게 중심이 이동한 차는 오버나 언더 스티어 모두 쉽게 일어난다. 접지력 자체가 변하기 때문이다. 낮은 속도에서도 차는 스핀을 일으키거나 전복이 될 수도 있다. 위험에서 벗어나거나 더 위험하게 되는 것은 드라이버의 능력에 좌우된다. 운전자는 타이어와 노면의 접지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엔진의 반응도 중요하다. 어떤 차종은 액셀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감속이 일어난다.

스포츠카라는 것은 차의 운전성능의 한계에 잘 접근하는 차종이다. 그리고 포르세는 스포츠카에 대한 일종의 아이콘이다. 다른 차종중에 포르세 911시리즈처럼 RR 구성인 차는 없다. 엔진은 뒤에 있고 이 엔진은 뒷 타이어를 구동한다. 다른 차종처럼 앞에 엔진이 붙어있지도 않다. 타이어의 무게 배분비율은 50:50 근처에서 계속 변해왔기 때문에 어찌보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과격한 운동에서 무게 중심은 앞뒤로 쉽게 이동한다. 과격한 주행에서 전자장치가 보조해주지 않으면 스핀을 일으키거나 원하는 대로 핸들링 되지 않는다. 전자장치가 발달하기 전에는 휠베이스를 늘이는 것이 중요한 개선이었고 실제로 포르세는 2.7 카레라 RS에서 휠 베이스를 늘인 모델을 기본 차체로 채택하였다. 중요한 변화였다. 몇 번의 개선이후 포르세는 한계에 도달하는 조건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듣게 되었다.

쉽게 말하면 실력이 좋은 드라이버라면 대략 어떤 조건에서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거나 무게 중심이 극적으로 변하는지 파악을 하기가 쉽고 그 조건은 대략 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은 TV 프로그램 탑기어 같은 곳에서도 차를 소개하면서 곧잘 한계점 근처에 접근시키기도 한다.

한계점에 대해 테스트드라이브의 권영주님이 2003년에 쓴 글이 기억이 나는데 한번 인용할 가치가 있다.(차주는 필자가 아는 사람이다) 이 당시는 새로운 수냉식 포르세와 공랭식 포르세에 대해 비교를 많이 하곤 했다. 요즘은 비교를 하지 않는다. 964와 993은 모두 수집가의 아이템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승한 1992년형 964터보는 3.3리터 320마력 후륜구동이다.

5단 수동변속기였으며, 오너의 극진한 관리하에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컨디션과 주행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은 원래 글을 인용한 것이다.(글을 인용하고 있자니 옛날 생각이 떠오른다)

공냉식 포르쉐를 다시만난 것은 지난 2001년 여름 이후니까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실내에 들어가서 각종 장치류들을 둘러보면 1970년대 후반 현대 포니모델과 비슷한 점이 많다. 누르는 스위치가 아닌 잡아당기는 류의 레버들이 많고, 스위치에 아무것도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선루프나 파워 사이드 미러를 조작하려면 한참을 숨은 그림 찾기를 해야 한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