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22:50 (목)
나의 사랑 야옹이〈상〉
나의 사랑 야옹이〈상〉
  • 의사신문
  • 승인 2012.03.29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순성 <성북구의사회 명예회장>

'신성과 악마'로 불리우는 매력적인 애완동물

노순성 명예회장
Ⅰ. 고양이 예찬

수코양이를 낭묘(郎猫), 암코양이를 여묘(女猫), 얼룩고양이를 표화묘(豹花猫), 들고양이를 야묘(野猫)라고 한다.

정착생활을 시작한 인류는 기원전 2만년 경부터 동물을 길들이기 시작하였다.

애완용 고양이는 리비아 고양이를 5000년전 이집트인에 의해 사육 순화시킨 것으로 현재는 아프리카·남유럽·인도에 걸쳐 분포한다. 몸길이는 50cm전후, 꼬리길이는 20∼40cm, 체중은 7∼8kg이다. 고양이는 작은 귀, 둥근 머리, 큰 눈만 보면 유순해 보이지만, 이빨을 드러내면 강한 송곳니를 보이는 사나운 성질을 갖고 있다. 신체적 특징으로 앞발은 발가락이 5개, 뒷발은 발가락이 4개다. 예리한 발톱은 발가락 사이에 감추고 있고, 네 발바닥에는 연한 육구(肉球)가 있어 소리를 내지 않고 걸을 수 있고, 온도에 둔해 뜨거운 양철지붕 위로도 걸을 수 있다. 낯선 물체를 보면 반복적으로 앞발로 살짝 건드려본다.

척추가 매우 유연해 등을 둥글게 구부릴 수 있고, 몸을 꽈배기 틀 듯 반대방향으로 돌릴 수도 있다. 매우 작은 빗장뼈와 좁은 가슴은 앞발을 모아 좁은 길도 지나갈 수 있게 해준다. 길고 강한 뒷다리를 이용해 매우 빨리 달릴 수 있고, 도약력이 뛰어나 자기 키의 5배가량 높이 뛰어 오를 수 있다. 반사신경이 발달되어 낙하할 때 균형을 잘 잡지만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골절상을 입는다. 유연한 몸동작, 침착함과 민첩함, 섬세함과 강함, 부드러움과 사나움을 두루 갖추고 있고, 학습능력이 뛰어나다.

눈의 동공은 어두운 곳에서는 원형, 밝은 곳에서는 침 모양이다. 시인 르타스(伊)는 `오, 아름다운 고양이 네 성(聖)스러운 눈동자를 향해 돌아서네. 눈앞에 두 개의 별이 보이듯 하네'

중국인은 고양이 눈에서 시간을 읽었고, 켈트족은 다른 세계의 문을 보았다. `고양이가 눈을 뜨네, 태양이 들어가네. 고양이가 눈을 감네, 태양이 머물러 있네. 밤에 고양이가 잠에서 깨어나면, 난 어둠 속에서 두 개의 태양을 보네'

○빛의 밝기에 따라 형태가 조절되고,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고, 녹색으로 신비롭게 빛나는 눈은 마술사나 시인이 아니고는 아무나 갈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을 지키는 수호자다.

녹색은 죽음과 생명을 포함한 악마적이면서 신적인 상징이다.

○고양이의 눈은 매혹적 이면서도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사색하게 만든다. 입 주위, 턱밑, 뺨, 눈 위에 감각이 예민한 촉모(觸毛), 수염이 있다. 고양이에게는 극도로 예민한 감각에 의한 육감·초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유령이나 귀신을 보며,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하고, 수백km 떨어진 곳에서 집을 찾아오는 일종의 영매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런 신비스런 행동은 내재된 나침반처럼 고주파 음과 지구자장의 변화에 민감한 감각모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몸 빛깔은 흑·백·회색·갈색·오렌지색이 있다. 대단한 잠꾸러기, 꿈을 많이 꾸는 고양이에게 불면증이 없다. 다른 포유동물의 2배 더 많이 잔다. 연 2∼3회 번식하며, 임신기간은 65일, 한 배에 4∼6마리를 낳으며, 수명은 20∼30년이라 번식억제를 위해 거세수술을 많이 시키고 있다. 야행성이며, 쥐, 토끼, 파충류, 양서류, 물고기, 곤충 등 먹이를 사냥하여 육식을 좋아하나, 애완용은 통조림과 인공사료를 먹인다. 인정된 품종은 30종. 털이 긴 장모종(長毛種)과 단모종(短毛種)으로 분류한다. 장모종은 페르시아, 히말라야 고양이가 있고, 단모종은 시암, 아비시니아, 미얀마, 망크스, 러시아청색, 렉스, 하바나 브라운 고양이 등이 있다.

Ⅱ. 고양이 속설(俗說)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양이는 여성성과 풍요를 상징하는 여신 바스트의 모습으로, 미라를 만들만큼 신성시된 동물이라 숭배했다. 마호메트는 `고양이의 잠을 방해 하느니 자신의 팔을 자르겠다' 했고, 인도신화에서는 `고양이를 죽인 자는 숲으로 들어가 그 죄를 씻을 때까지 동물을 위해 헌신해야 된다' 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에서는 고양이를 악마의 앞잡이로, 악마를 숭배하는 상징으로 이교도들을 검은 고양이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5000년전 이집트인에 의해 사육 순화된 몸길이 50cm 동물
침착함과 민첩·섬세와 강함·부드러움과 사나움 두루 갖춰
이집트·인도에선 신성시…그리스도교에선 이교도로 박해



`하나님은 태양을 창조했고, 악마는 달을 만들었다' 그래서 `낮은 하나님 작품이고, 밤은 악마의 작품이다', `고양이는 인간의 친구인 개의 적이다', `털이 흰 동물이 순수의 상징, 검은 고양이는 악을 상징한다' `검은 고양이는 행운을 상징하는 동시에 악의 화신이었다'

유럽에서는 축제 때마다 고양이를 `거리로 내몰아 괴롭히고 꼬챙이로 꿰어 죽이고', `탑 꼭대기에서 떨어뜨리고', 중세부터 `건축물의 영속적 보존을 기원하며 산 고양이를 벽속에 가두거나, 주춧돌 밑에 생매장'했다. `화형대의 불속으로 집어던졌다' 여성과 고양이를 `억제할 수 없는 성욕, 간교함, 길들일 수 없는 야만성'과 결부 시켰기 때문이다. 고양이에 대한 미신이 많다. 고양이의 귀와 꼬리 끝부분은 마녀의 친구라 믿고, 귀와 꼬리 끝부분을 잘랐다.

프랑스 격언에 `고양이 꼬리를 잡아당기지 마라', `고양이 꼬리를 밟으면 뱀에 물린다' `고양이가 시체를 뛰어 넘으면 시체가 움직인다' 하여 고양이를 시체 가까이 두지 않은 풍습이 있다. `고양이를 죽이거나,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불행을 당하게 된다'는 민화(民話)는 동양·아프리카·유럽 등지에도 있다.

속설에 고양이는 7∼9개의 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시골에서 고양이의 죽음은 주인에게 늘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다. 환자가 있는 집에서 고양이가 떠나가는 것은 죽음의 전조로 여겨졌다. 이탈리아의 토속신앙에서 죽음의 신을 고양이의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고양이의 거동을 사물의 전조(前兆)로 보는 습관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Ⅲ. 개와 고양이

고양이는 도시 쓰레기통 주위의 쥐를 잡아 번식을 억제하고, 선박 내에서도 식량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았다. 떠돌이 고양이들은 공터, 폐허 등 도시화로 생긴 틈새공원, 묘지 등과 같은 폐쇄적인 장소에서 서식한다.

개는 성실, 충성, 복종의 상징으로 인간에게 항상 애정을 표현한다. 고양이에게 인간은 비빌 대상, 먹이를 주는 대상, 따뜻하게 쓰다듬어 주는 대상이다.

고양이는 쓰다듬어주기를 요구하며, 애교를 부리고 인간의 보살핌을 받으면서도 항상 도망갈 궁리만 하고, 예측 불가능, 완벽하게 길들이기가 불가능 하다.

고양이를 옹호하는 자는 성격이 관조적이고, 자유분방하고, 개를 옹호하는 자는 실리적이고, 위계질서를 지키며, 두 세계는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개는 주인을 지키기 위해 세 번 깬다', `고양이는 주인을 교살하기 위해 세 번 깬다'는 격언이 있다. 고양이가 지닌 까다로운 성질 때문에 같은 성향을 지닌,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서도 매우 기회주의적인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야생의 고양이와 애완용 고양이는 너무 다르다. 이제 나쁜 속설은 사라져야 한다.

노순성 <성북구의사회 명예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