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59 (금)
차의 안전장구 이야기
차의 안전장구 이야기
  • 의사신문
  • 승인 2009.04.23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화하는 안전장치…에어백과 안전유리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차의 안전장구, 특히 에어백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도구였다. 경추가 꺾이거나 두개골의 기저골절이 일어나는 확률이 정말로 줄어든 것이다. 중요한 일이다. 효과가 입증되면서 차의 무게가 늘어나지만 사이드와 뒷좌석 모두 보호를 하기에 이르렀다.

에어백의 장착 위치는 예상외로 까다롭다. 처음에는 에어백이 핸들에만 있었고 조수석에는 없었다. 뒷좌석에는 아예 없었다. 에어백을 달기 위해서는 장착 위치를 잘 선정해야 하고 차들도 이에 맞추어 진화해야 했다. 운전석에 에어백을 제일 먼저 달게 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핸들에 가슴과 복부 그리고 머리를 모두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핸들에 에어백을 달기 위해 단순하고 아름다운 이전의 핸들들은 사라져야 했다. 둔하고 커 보이는 핸들로 대체 됐다. 가운데에는 에어백이 숨어 있다. 핸들의 축방향에 대해 충격을 받으면 핸들축이 붕괴되면서 운전자를 보호한다. 어떤 차라도 순정 상태에서는 이런 고려가 되어 있다.

그 다음의 조수석은 에어백 위치를 잡기 위해 대시보드의 디자인을 다시 해야 했다. 대시보드는 조금 두툼해지고 탑승자를 마주보는 정도의 각도에 에어백을 숨긴다. 에어백의 진화는 운전시트의 진화와도 관련이 있는데 의자들은 정말 튼튼해져서 몇 톤의 힘도 견디도록 다시 만들어져야 했다. 이 상태에서 사이드월과 뒷좌석에 에어백을 다는 것은 다시 몇 년이 더 걸렸다. 위치를 잡으려면 차들을 진화시켜야 했다. 아직 이 정도는 고급 사양에 속한다. 예전과 비교하면 크게 안전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차의 사고라는 것은 참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언제나 사고를 내는 랠리나 나스카 레이싱 같은 것을 참고해야 한다. 나스카 레이싱의 사고 분석은 운전자의 머리뿐만이 아니라 팔다리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예전에는 문짝 안쪽에 있는 임팩트 바를 메이커들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왔는데 그 이전에는 문짝이라는 것이 얇은 종이장 같은 철판이란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스카의 차들은 아예 롤케이지를 달고 나와 전복이 되어도 잘 안 죽는다. 임팩트 바는 그런 구조물을 문짝 안에 붙인 것이다. 힘은 문짝에서 기둥인 필라로 전해진다.

이런 개선으로 차들은 조금 더 안전해졌다. 그리고 고급차들은 점차 눈에 보이지 않는 프레임이나 보강물들을 달기 시작했다. 점점 더 나스카의 차들이나 랠리카들을 벤치마크하고 있다.

해결할 문제는 많이 남아있다. 차들이 으깨지지 않아도 전복이나 충돌시에는 팔다리가 사람의 힘으로 제어할 수 없을 정도의 힘으로 휘둘린다. 마구 회전하는 차에서 팔은 핸들을 잡는 것이 아니라 창밖으로 삐져 나온다. 다치고 안 다치고는 그날의 운세에 달렸다. 이 문제는 예상보다 간단히 해결되었다, 나일론 그물로 만든 메시를 옆 창에 장착하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된 것이다. 하지만 승용차에서는 사이드월의 에어백이 창의 2/3정도를 가려버린다. 머리만이 아니라 팔도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 하지만 미래의 어느 날 작은 메시까지 붙은 에어백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차의 유리가 안전 유리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으며 승용차에서 그 이상 대책을 세우지는 않지만 더 위험한 나스카의 창은 폴리카보네이트 같은 것으로 만든다. 타이어나 다른 파편이 유리를 깨고 들어오는 것보다는 창이 휘어지면서 튕겨 나가는 것이 더 낫다. 그러나 유리만큼 투명하고 반짝거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는 유리가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바뀔 가능성은 남아있다.

무릎과 발 역시 안전하지 않다. 무릎은 예전에 열쇠뭉치에 닿아서 크게 다치는 경우도 있었고 핸들 밑 부분과 크게 부딪히기도 한다. 이 부분은 쿠션으로 크게 보강되어 있는데 열쇠는 해결이 안되다가 전자식키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

안전장비라는 것은 정말 이상한 것이다. 몇 그램의 화약과 천 한 장이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도 하고 천으로 만든 그물조각이 팔다리를 구해주며 안전띠 조각 하나로 살고 죽기도 한다. 개발비는 천문학적이다. 가격도 비싸다. 한 번의 사고를 대비한 강박증 같은 개선 리스트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으며 아직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자장치가 싸진 덕분에 약간의 트러블도 있지만 이런 개선을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도 않다.

많은 것들이 해결되었으나 정작 개선이 안 되는 것도 있다. 운전자다. 실력이 잘 늘지도 않으며 튼튼하지도 않다. 몸의 조건은 변경 불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머리와 목의 문제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다음 번의 이야기는 HANS(Head And Neck Support)라는 장비의 주제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