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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사람의 향기
  • 의사신문
  • 승인 2012.02.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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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서울시병원회장>

김윤수 회장
얼마 전 정형외과계의 거성이신 이곡(梨谷) 장익열 선생님의 구순을 축하하는 모임이 있었다. 평소 梨谷 선생님을 존경하는 적지 않은 후학들이 이 모임에 참석하여 선생님의 구순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사람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오랜 삶의 기간을 통해 쌓인 연륜이나 명예 그리고 권력을 거머 쥐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 것보다는 그 사람의 됨됨이, 다시 말해 은연중에 풍기는 인격과 덕성이 가미된 `사람의 향기'가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의 염을 갖게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梨谷 선생님이야 말로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존경의 마음을 갖게 하는, 그런 `사람의 향기'를 지니신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梨谷 선생님은 1943년 경성제대 예과에 입학하셔서 1949년 개명된 서울의대를 졸업하셨다. 의대 졸업 후 수도여의대 외과 조수로 계시다가 한창 6.25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1951년 해군 군의관으로 입대하시어 해군 병원 외과에 근무하시다가 1954년에 도미하여 군진의학을 연구하시고 귀국하셨다.

귀국 후에는 해군 본부 의무감실 기획과장을 거쳐 해군 병원장, 해군 의무단장, 해군 의무감(준장)을 역임하신 후 1969년 예편하시어 가톨릭대 메리놀병원 의무원장을 맡으셨고, 2년 후인 1971년에 중앙의대로 자리를 옮기시어 한강성심병원 정형외과 과장, 강남성심병원장 등을 역임하시고 1990년 1월 정년 퇴임하셨다.

이 후 梨谷 선생님은 약 8년 동안 신풍제지 대표이사 겸 사장 그리고 부회장직을 역임하시는 등 그야말로 사회 각계에서 폭넓은 활동을 보여 주셨다. 그리고 그 공을 인정받아 충무 무공 훈장을 비롯해 보국 훈장 삼일장, 보국포장을 받으시기도 했다. 지난 2005년 10월부터 지금까지는 한림대 의과대학 석좌교수로 계신다.

간략히 적은 이 이력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梨谷 선생님은 명실상부 제대출신 의사이시다.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제대출신들이 갖고 있는 자부심은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梨谷 선생님은 그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겸손하시다. 그것이 또한 후학들의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  일런지도 모른다.

필자 또한 梨谷 선생님을 흠모하는 후학의 한사람으로서 구순 모임에 참석하여 축하의 말씀을 드렸듯이 내게 있어 梨谷 선생님은 아버님과도 같이 부드럽고 정스러운 분이시다. 그러나 그렇듯 부드럽고 정스러운 분이시지만 경우없는 일은 결코 보아 넘기지 못하시는 엄격함을 지니고 계신 분이기도 하다.

어려운 시절을 거쳐 오신 경험을 후학들에게 들려주시며 후학들에게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격려하여 주시는 선생님께 다시 한번 진정으로 존경한다는 말씀을 이 자리를 통해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의사는 의사다워야 한다',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을 가슴깊이 새겨 앞으로 삶의 좌표로 삼아 나갈 것을 스스로 다짐하면서 선생님이 오래오래 우리들과 함께 해 주시기를 기원한다.

김윤수 <서울시병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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