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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자동차 <하>
10년 후의 자동차 <하>
  • 의사신문
  • 승인 2012.02.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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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친환경'이 미래의 차 혁신 키워드 될듯

앞으로 효율이 더 좋은 DSG는 분명한 트렌드다. 처음에 이런 것들이 너무 신기해서 골프 GTI를 나중에는 GTD 를 수도 없이 시승했다. 필자의 생각에 분명히 이것은 미래의 차종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벌써 몇 년전이고 이 컬럼에 여러 번 적었다.

그리고 요즘은 이런 기술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 다음으로 폭스바겐이 선도한 혁신은 디젤이었다. 폭스바겐만의 경향은 아니지만 유럽의 차들은 예전부터 디젤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들은 최종적인 에너지 효율만 본다면 디젤보다 불리한 점이 있다.

그래서 하나의 교과서로 5세대 골프를 몇 년 타볼까 생각을 해보지만 어떻게 보면 바보같은 생각이기도 하다. GTD 스포츠 모델이 몇 년전 나왔을 때 바로 사서 타고 다니는 편이 나았다. 교과서나 컬렉션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타고 다니는 것이 더 낫다. 일상이 브레이크를 걸기도 하지만 살아가는 것은 언제나 일상생활 안에서 일어난다.

트렌드가 바뀌면 예전의 패러다임은 바뀌게 된다. 사람들이 경제적인 차에 눈을 뜨게 되고 사회의 현실이 과소비 같은 것과 조금 멀어지게 되면 차들은 조금 더 경제적이고 실질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예전같이 큰 차들을 타는 사람들은 줄어들고 조금 작다고 할 만한 차에 관심이 늘어난다. 차가 내부공간이 넓고 실생활에 효용이 높은 쪽으로 진화한다. 일본의 차들이 이런 진화 경로를 밟은 적이 있다. 무수히 많은 디자인이 나왔다. 큐브 같은 차들은 여러 가지 시도 중 성공한 하나의 예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정도 다양성을 만든 적이 없다.

요즘의 트렌드를 생각해보면 인구구성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젊은 시절 우리나라에는 자동차 붐이 있었고 1500cc 정도면 별다른 불만 없이 타고 다니곤 했다. 그리고 차들은 계속 커져왔다. 요즘은 2000cc도 큰 차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차들의 출력이 클 필요가 없다. 잘 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우가 일본이다. 한국은 일본의 데자뷰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의 일상적인 차들은 90년대 이후 커지지 않았고 오히려 작아졌다. 인구 구성비를 보면 이 당시부터 생산인구의 실질적인 감소가 있었다고 하는데 소비자들이 차를 고르는 경우 구입자의 연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심한 경우는 차를 좀처럼 타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도 생긴다. 생물학적인 나이와 특성은 거부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필자는 10여년 후 필자가 나이가 많아졌을 때 어떤 차를 타고 있을지 궁금할 때가 있다. 지금도 출력이 큰 차를 좋아하지만 이 차들의 출력을 최고로 내지는 않는다. 필자의 지인인 50대 초반이던 열혈 드라이버는 몇 년이 지나자 속도를 내지 않게 되었다. 이분의 취미 중에는 차량 자가 정비도 있었는데 오래된 차의 정비가 너무 번거로워지자 차를 새로 나온 골프 GTI로 바꾸었다.(덕분에 필자의 Mi16 한 대가 늘었다)

그렇게 열심히 차를 정비하던 분이라 심심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번거롭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트렁크에 여분의 부품과 공구를 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필자는 조금 놀라긴 했다. 요즘 필요한 차종만 남기고 정리하려는 이유도 골치 아프게 살지 않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필자는 10년 뒤 어떤 차를 타고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차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오디오의 취향도 변했다. 대출력을 좋아하지 않은 것은 옛날이지만 요즘은 거의 10W 전후의 오디오에만 관심이 있다. 근처의 사람들이 놀라는 것도 싫지만 클래스 A라는 종류의 오디오의 발열은 심각하고 전기 값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예전같이 1.5Kw의 트랜스를 사용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크렐 100을 빌려다 들을 일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높은 해상도를 갖는 10W 정도의 오디오를 좋아하게 되었다.

200W 정도의 전력소비를 갖고 있어 마음의 부담도 적다. 알레프3의 30W 정도의 출력도 크다고 느껴져서 요즘은 하루를 들여 15W 정도의 알레프 앰프를 만들어 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 무엇보다 오리지널 앰프의 크기가 너무 크다는 것이 싫었다. 스피커도 큰 것들은 배제요소다. 분명히 옛날과는 조금 달라지고 있다. 생물학적 나이 탓인지도 모른다. 간단하고 핵심적인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좋아하는 컴퓨터마저 아이패드 하나만 들고 다닐지도 모른다. 넷북 마저도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요즘은 이런저런 트렌드를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의 불투명한 사회 경제적인 요건 같은 것이나 생물학적 나이를 생각하면 차들이 더 커지지 않을 것은 분명하고 힘과 속도도 어느 이상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재미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름다움이나 디자인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옛날 차들의 어떤 디자인 DNA들이 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 사람들에게 차들이 경제성을 강요할지도 모른다. 경제학의 Econo가 아니라 환경의 Eco를 접두어로 쓰면서…. 뻔한 결론이지만 바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차를 타는 사람들의 연령 구성도 변할 것이 확실하다.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젊은층 만을 위한 차들이 마이너가 되는 것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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