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의 `슈바이쳐' - 선우경식
노숙인들의 `슈바이쳐' - 선우경식
  • 의사신문
  • 승인 2012.02.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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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정신으로 소외이웃 위한 자원봉사로 한평생

선우경식(鮮于景埴)
선우경식(鮮于景埴)은 1945년도 평안남도 평양에서 태어나 서울의 서울 중·고등학교를 졸업(1963)하고 가톨릭의과대학에 입학하여 1969년에 졸업하였다. 졸업 후 가톨릭의과대학 부속 성모병원에서 1년간 인턴을 마치고 군에 입대하였다.

3년간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를 마치고 다시 성모병원으로 돌아와 내과 레지던트 과정을 시작하였으나 뜻한바 있어 1년 후 도미하여(1975) 미국 뉴욕의 킹스부룩의료원(Kingsbrook Jewish Medical Center)에서 내과 수련을 마치고 미국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약 2년간 그곳에서 근무(1975∼78)하다가 귀국하여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에 근무(1978∼80)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독실한 천주교신자 집안의 영향과 신앙심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봐야겠다는 봉사정신에 투철하여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의료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1982년 강원도 정선에 있는 성프란치스코의원에서 봉사(1982∼83)를 시작으로 서울 신림동 쪽방촌의 사랑의 집 진료소(1983∼86) 등에서 의료봉사를 계속하다가 서울 방지거병원의 내과 과장으로 돌아가 잠시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나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에 대한 의료봉사에 대한 뜻을 버릴 수 없어 1987년부터 2008년 사망하는 순간까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요셉의원 원장으로 42만여 명의 환자를 보살폈다.

요셉의원은 지역사회와 동료의사들이 참여하여 17개 진료과목, 120여명의 봉사의료진, 600여명의 자원봉사자, 1200여명의 후원회로 구성되었으며 하루 100여명 연간 2만여 명의 소외계층의 각종 환자들에 대한 무료 진료를 실시하였다. 영등포 뒷골목 쪽방들로 둘러싸인 곳에서 노숙자, 행려자, 알코올중독자, 외국인노동자들의 병들고 지친 몸과 영혼을 치유하였다. 배고픈 환자에게는 밥을 주고 옷도 빨아 입히며 이발과 목욕도 시키고 노숙하다 얼지 않도록 두툼한 솜옷도 입혀 퇴원시켰다.

이러한 업적으로 1997년 가톨릭대상(사랑부문상)을 수상하였고, 제1회 한미참의료인상, 2002년 서울특별시장 감사패, 2002년 서울시의사회장상, 2003년 호암상(사회봉사상), 2005년 대한결핵협회 복십자대상(봉사부문상), 2007년 백강상(사회복지봉사상), 2008년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수상, 수훈하였다.

그는 결혼도 잊은 채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영세민, 노숙자, 외국인노동자들로부터 슈바이처로 불려왔다. 잘생긴 외모에 당시 국내 일류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내과 전문의로서 좋은 직장, 안락한 생활을 보장받은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봉사의 길을 택한 것이다.

쉼 없이 달려온 그의 봉사정신은 그의 건강을 악화시켰고 2006년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하였으나 2008년 63세를 일기로 사망하였다. 투병 중에도 병원에 들려 진료는 못했지만 사망하는 순간까지 환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만나 위로 격려하였다.

집필 : 김영춘(수원김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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