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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인과 노인요양의 선각자 - 강홍조
정신지체인과 노인요양의 선각자 - 강홍조
  • 의사신문
  • 승인 2012.02.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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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복지증진·연구 앞장 및 노인의료서비스 정착

강홍조(姜弘造)
강홍조(姜弘造)는 운수업을 하는 아버지 강진수와 어머니 이철자의 1남 6녀 중 외아들로 1943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민초등학교와 경남고등학교를 다닌 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과정을 수료하고 군복무를 마친 강홍조는 청주에서 신경정신과의원을 1977년에 개원하였다.

강홍조는 의사로서 사회봉사를 하려던 차에 1979년 청주시에 있는 정신지체인 복지시설에서 발생한 암매장 사건 때 전문가로서 자문을 한 것을 계기로 이 시설을 인수하게 되어 충북재활원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그는 재활원의 시설을 확충하고 정신지체인 재활시설(요셉의 집)을 설립하였다. 1980년대 중반부터 직업재활관, 보호작업장 등을 설치 운영, 1990년대 들어서는 정서장애 특수학교(청주성신학교)와 중증장애인요양시설(마리아의 집), 장애인재활의료기관(충북재활의원), 장애인공동생활가정(그룹홈) 등을 꾸준하게 설립 운영하였다. 그리 하여 충북재활원은 종합복지시설로 자리매김하였다.

아울러 시설을 개방하여 재가장애인들도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사회정신보건사업을 총체적으로 하는 기관으로 성장하였다. 아울러 LG그룹에서 50억원을 출연하여 1997년에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보람동산의 이사장으로 선임되어 일하면서 이듬 해에는 충북 청원군에 보람장애인 복지공장과 보람근로관을 개원하여 지역사회 장애인들의 직업재활에 기여하였다.

이보다 앞서 1980년대 초에는 대한정신박약아애호협회 충북지회를 만들어서 세미나와 매스컴 등을 통하여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이해 증진을 꾀하였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발달지체인들을 위한 부모대학을 개설하여 운영하였으며, 이 협회의 회장을 맡아서 정신지체인 복지를 위해서 전력하였다. 장애인을 위한 각종 위원회, 시설, 조직 등에 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보건복지부의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계획의 장애발생예방팀장을 맡아서 장애인복지발전 정책을 수립하는데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정신과의사로서 장애인의 의료복지에 전념하려는 강홍조는 성업 중이던 병원을 후배에게 물려주고 도미하여 뉴욕에 있는 정신지체연구센터(Rose F. Kennedy Center)에서 장애 조기진단과 치료, 교육 및 재활 등에 대한 통합적 의료서비스체계와 장애의 발생 원인 및 예방에 관하여 연수를 받고 귀국하였다. 그 당시 국내에 발달장애클리닉이 없었기에 이를 보급하고자 1988년 서울에다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클리닉을 개설하였다.

장애에 대한 각종 연구사업에도 힘을 기울여서 발달능력검사, 적응생동척도, 아동 주의력 및 적응검사 등을 번역하거나 만들었고, 각종 세미나와 강연 등을 통해서 장애인의 부모와 교사, 복지시설종사자, 일반인 등에게 장애에 관한 의학적 지식 보급에 힘을 기울였다. 1996년에는 발달장애학회를 창립하여 발달장애에 관한 의학적, 교육학적, 심리학적 등 학제간 연구와 접근을 할 수 있도록 학문적 기반을 두루 만들었다.

한편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기 시작한 인구의 노령화에 관심을 기울여서 1998년에 충청북도 청원군에 사회복지법인 초정노인복지재단을 설립하였다. 노인전문병원, 노인전문요양원, 노인요양원, 재가노인복지센터 등 노인보건의료를 위한 복합단지를 조성하여 노인들을 위한 종합서비스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를 창립하여 초창기 수년 동안 회장으로서 노인의료서비스를 제도적으로 정착하게 하였으며, 노인의료수가체계를 확립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각종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국제키비탄 한국지부 청주클럽을 창립하여 초대회장을 맡았고, 충청북도의사회와 대의원회에도 임원으로 참여하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충청북도지회 설립준비위원장, 충청북도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검찰청 청소년 선도위원, 법원 가사조정위원, 보호관찰위원, 갱생보호위원, KBS 청주방송국 운영위원, 로타리클럽 회장 등 많은 사회봉사단체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의료계와 지역사회와의 다리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가톨릭신자인 강홍조는 소아과의사인 부인 이원희(이화의대 1971년 졸업)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었다. 연세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과 의과대학의 외래교수로 강의와 학생지도에 참여하고 있다. 4권의 공저, 5권의 번역서, 30여편의 논문 등을 발표하였다. 사회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2000)을 수훈하였으며, 사회봉사 공로로 길의료봉사상(2000), 호암상(2001), 연세의학대상(2003) 그리고 교육공로로 단재교육상(1991) 등을 수상하였다.

정신과의사 강홍조는 부인과 함께 평생을 고향도 아닌 충청북도 청주지역에서 장애인의 건강관리와 교육, 직업훈련, 사회적 자립 등을 위하여 헌신해 왔으며, 지난 세기 말부터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 중 하나인 노인의 건강문제 해결을 위하여 선구자적인 발상에서 뚜벅뚜벅 발걸음을 디뎌오고 있다.

집필 : 유승흠(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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