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6 (금)
전공 따라 믿음과 신뢰 주는 이미지도 조금씩 달라
전공 따라 믿음과 신뢰 주는 이미지도 조금씩 달라
  • 의사신문
  • 승인 2012.01.13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1 실천 프로젝트 - `진료 잘 하는 의사 되기' 〈43〉

 ■의사의 이미지 메이킹 2

의사는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이미지가 최우선이다. 화려함이나 섹시함, 귀여움은 의사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남자 의사라면 단정한 남색 슈트에 청색 계열 혹은 스트라이프의 깔끔한 넥타이, 여자 의사라면 무채색의 심플한 디자인 정장이 좋다.

스피치 커뮤니케이션도 너무 번잡한 것 보다는 약간 절제되고 품위 있는 것이 신뢰감을 높인다. 높고 격양된 목소리보다는 중저음 톤의 안정된 목소리가 좋으며 속사포처럼 빠른 속도의 말은 메시지에 대한 신뢰감까지 떨어뜨리기에 천천히 조근 조근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설명 중 중요한 부분은 천천히 짚어주는 자상한 말하기는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어휘 사용도 절제와 품격을 생각하여 한 번 더 생각하고 이야기하길 바란다. 유행어나 은어 등도 환자와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함부로 사용하지 말자. 환자의 호칭부터 예의바르게 불러주고 가운이 구겨지지는 않았는지, 넥타이에 얼룩은 없는지, 머리가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안경이 얼룩지지 않았는지 세세한 부분들도 신경 써야 한다. 의료 전문가인 만큼 기본 비즈니스 매너 정도는 익혀 놓는 것이 좋다. 표정은 약간 절제된 온화한 표정으로 허리와 어깨를 반듯하게 펴서 신뢰감을 높이며 제스처에도 신경 써야 한다. 풍부한 표정과 제스처 사용은 환자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지만 너무 과장된 제스처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다음으로 의사의 전공에 맞는 이미지 메이킹이다.

먼저 내과나 가정의학과 의사는 과 특성상 편안하고 다정한 느낌이 좋다. 외적 이미지 연출도 너무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편안하고 소탈한 의상과 소품이 좋다. 환자의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환자들은 의사들에게 친근감을 느끼며 신뢰할 것이다. 특별히 환자의 이름과 동향 등을 기억해주고(차트에 기재해주었다가 나중에 아는척 해주기) 환자와 의사가 특별한 관계라는 것을 암시한다면(환자 가족들을 기억해준다거나 환자가 내원한 목적 외에 환자의 다른 신체 부위에 대해 걱정해주는 것 등) 환자들은 의사를 자신의 주치의라고 특별하게 생각하고 치료에 잘 따를 것이다. 의학 전문용어는 환자의 직업이나 특성에 맞춰 일상용어로 풀어 쉽게 설명해주고 “혹시 더 궁금한 것은 없으세요?”식으로 환자의 입장을 세심히 배려하여 행동하자.

정신과 등 상담을 많이 하는 의사는 환자가 진료 시 최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외적인 모습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환자를 맞이하는 자세부터 손짓하나, 고개 끄덕임, 눈빛의 교류 등 환자 눈에 보이는 의사의 모든 모습에서 배려와 따뜻함이 느껴져야 한다. 특별히 말투나 목소리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말투가 딱딱하거나 권위적이지 않은지, 목소리가 너무 크거나 작지는 않은지, 환자에게 훈계하듯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의사 가운 안에 입는 상의 또한 진한 원색 보다는 은은한 파스텔 톤 색이 편안함을 준다. 안경도 차가운 느낌을 줄 수 있는 무테나 은테보다는 금테나 갈색 뿔테 안경이 편안함을 준다. 환자가 모든 이야기를 의사에게 마음 편히 털어놓을 수 있도록 환자를 적극적으로 공감해주고 지속적으로 반영과 지지를 해주면서 편안하게 이끈다면 환자 역시 의사를 믿고 치료를 따를 것이다.

환자의 행동이 다소 특이하거나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런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이해한다”는 식으로 환자의 행동을 이해해주려는 마음을 가질 때 환자와 라포가 형성된다. 환자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면서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것이 환자의 마음에 전달될 때 치료의 반은 진행된 것이다.


내과·가정의학과, 편안·소탈한 이미지로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
외과의사는 어려보이거나 귀여운 느낌 피하고 진중한 느낌 중요
암·난치병 담당 의사, 환자에게 희망 주는 스피치에 더욱 노력을


소아과(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어린이 환자와 그 보호자를 상대로 하는 만큼 어린이 환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목소리도 밝게 약간 톤을 높여주고 어휘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표현들을 기억해두었다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의상도 평범한 흰색 와이셔츠 보다는 컬러가 있는 셔츠에 귀여운 문양의 넥타이를 해주면 친근한 느낌을 준다. 때에 따라서는 의사 가운 역시 어린이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흰색 가운 대신 디자인이나 컬러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다. 진료 시 얼굴 표정에서부터 말투, 제스처 사용 등 어린이들이 의사 선생님을 정답게 생각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신경 쓰자.

산부인과나 비뇨기과는 과 특성상 의사가 너무 다양한 표정을 짓거나 미소를 지으며 농담을 건네는 것은 자칫 환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필요한 설명은 친절하게 해주되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출산을 위해 병원을 찾은 것이 아니라면 산부인과나 비뇨기과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너무 친밀한 것 보다는 공적 관계로 유지되는 것이 좋다. 특히 부부 간의 성관계나 성병 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는 사적 정보가 철저히 보호되길 원하는 환자들도 많기에 환자의 직업이나 가족 등에 대해 너무 자세히 묻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조금 민망한 질문이나 환자가 부끄러워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정확한 문진을 위해 당연한 과정이라고 설명해주면서 담담하게 진행한다면 환자 역시 다른 환자들도 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의사의 외적인 모습은 깔끔하고 정돈된 이미지가 중요하다. 청결에 힘쓰고 의료 전문가로서 반듯한 모습을 보여주자.

외과 의사는 외모는 수수하지만 수술을 많이 하는 만큼 적극성과 열정 등을 환자에게 전달한다면 효과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담아 이야기하면서 표정이나 제스처 등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환자의 어깨를 치면서 격려한다거나 환자에게 악수를 건네며 씩씩함을 보이는 것은 환자와 라포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외과 의사가 너무 농담을 많이 한다거나 귀여운 느낌, 어려보이는 느낌, 가벼운 느낌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 비록 의사가 나이가 많지 않더라고 최대한 진중한 느낌을 주는 것이 수술을 위해 몸을 맡기는 환자들에게는 신뢰를 준다. 설명을 할 때도 애매모호하게 돌려 말하지 말고 환자가 오해하지 않고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전하는 것이 좋다. 수술 전에는 환자의 손이라도 한 번 잡아주면서 “수술을 앞두니 이런저런 걱정이 많이 되시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식으로 격려의 말이라도 건네줄 것을 권한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의사는 조금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이 신뢰를 준다. 특히 성형이나 피부, 비만 관리가 질병이나 재건 같은 건강상의 이유가 아닌 미용적인 부분으로 다뤄진다면 더욱 그렇다. 그 누가 촌스러운 의사에게 자신의 얼굴 성형을 맡기겠는가. 물론 여기서 세련된 느낌이라는 것은 단순히 외적인 멋스러움을 넘어선다. 말투나 설명하는 방법 역시 어눌한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안정된 목소리 톤과 어투로, 환자가 궁금한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답해주려는 노력을 보여준다면 의사의 열정과 배려심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특히 바쁘더라도 환자에게 피곤한 느낌, 지쳐있는 느낌을 주는 것은 마이너스가 되니 조심해야 한다. 대충 진료한다는 느낌을 준다거나 너무 소탈한 느낌을 주기 보다는 꼼꼼하고 논리적인 이미지로 어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환자의 질문이나 관심사를 시기적절 메모해주었다가 나중에 짚어주면서 확인하는 모습은 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끝으로 암이나 기타 힘든 질병을 담당하는 의사들은 그 무엇보다 어휘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가망이 없어 보이는 환자라 할지라도 단 1퍼센트의 희망은 잃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일례로 같은 상황일지라도 “3개월 밖에 못삽니다” 보다는 “3개월은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실 수 있습니다”라고 바꿔 말하는 것이 힘이 될 수 있다. 또 `말기'라는 표현보다는 `4기'라는 말이 어감이 낫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듯이 환자가 절망하고 남은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1퍼센트의 희망이라도 주는 것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역할이다. 이것은 좋지 않은 상황을 숨기라는 의미가 아니다. 환자가 얼마 남지 않은 삶이라도 소중히 잘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암이나 기타 불치병을 다루는 의사들은 환자에게 이야기할 때 먼저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란다. 말을 할 때도 중간 중간 충분한 포즈(쉼)를 주면서 환자의 마음 상태나 표정을 읽고 적절히 다독여주는 등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이자.

이번 한 주는 의사 각자의 전공에 맞는 이미지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보면 좋을 것 같다.

이혜범(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