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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성격검사도구, 자기계발·커뮤니케이션 이용을
MBTI 성격검사도구, 자기계발·커뮤니케이션 이용을
  • 의사신문
  • 승인 2011.12.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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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실천 프로젝트 - `진료 잘 하는 의사 되기' 〈41〉

■환자의 유형 - MBTI

MBTI는 `Myers-Briggs Type Indjcator'의 첫 글자를 탄 것으로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개발한 성격유형 선호지표다. 1990년 무렵 개발된 이 성격유형 검사는 심리학자 칼 융의 성격 이론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으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성격유형검사도구다. MBTI에서 성격 유형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이는 4가지 선호경향인 태도, 인식기능, 판단기능, 생활양식의 태도를 기초로 하는데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지에 따라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는지에 따라 감각형과 직관형으로, 무엇을 근거로 결정하는가에 따라 사고형과 감정형으로, 어떤 생활방식을 좋아하는가에 따라 판단형과 인식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저번 칼럼에서 다룬 DISK에 비해 진료 시 바로 적용하기는 좀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략적인 특성을 읽어둔다면 자신을 계발시킬 수 있으며 자신과 반대 성향의 환자를 대할 때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이 된다.

외향형과 내향형은 “당신은 어디서 에너지를 얻는가? 에너지가 밖으로 향해 있는가 안으로 향해 있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힘을 얻는지, 혼자 조용히 쉬면서 힘을 얻는지에 따라 외향과과 내향형으로 구분한다. 감각형과 직관형은 “당신은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 정보를 받아들일 때 어떤 것에 주의를 더 기울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는 것으로 곧 사물을 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정보를 받아들일 때 감각을 통해 직접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선호하면 감각형일 확률이 크고, 실제가 아닌 직관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선호하면 직관형일 확률이 크다. 사고형과 감정형은 “당신은 무엇을 근거로 의사를 결정하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 만약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결정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고형일 확률이 크고 공동체의 조화와 화목을 기준으로 결정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감정형일 확률이 크다. 판단형과 인식형은 “당신은 어떤 생활방식을 좋아하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미 짜여진 틀 안에서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일하기를 좋아한다면 판단형으로 볼 수 있고, 자율적으로 일하기를 좋아한다면 인식형으로 볼 수 있다.

외향형 사람들은 에너지의 방향이 밖으로 향해 있기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함께 일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며 즐거움을 얻는다. 그래서 외향형 의사들은 매일 새로운 환자를 만나는 것에 보람과 흥미를 느낀다. 반면 내향형 의사들은 에너지의 방향이 자기 안으로 향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 불편하고 오히려 혼자 조용히 연구하며 일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스피치 스타일을 보면 외향형 사람들은 대체로 목소리가 크고 말이 빠른 사람들이 많다. “∼해라” “∼하세요” “∼하라니까” “∼했거든요” 식의 명령조 말투가 많으며 억양에도 변화가 많다. 큰 목소리로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표정과 제스처를 많이 사용하면 영락없는 외향형 환자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을 즐긴다. 특별히 외향형 환자들은 자기가 한 행동을 자랑하는 것을 즐기기에 그것을 인정해주고 공감해주면 좋아한다. 어렵게 금연에 성공했거나 혈당조절을 잘했다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환자를 칭찬해주자. 외향형 환자들은 내향형 환자들에 비해 행동을 먼저 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내향적인 환자들은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해도 될까요?” 식으로 의사의 의견을 묻는 말투가 많으며 억양에도 변화가 별로 없다. 목소리도 작은 편이며 말의 속도도 느리다. 초진일 경우 의사와 아이 컨텍을 정확히 못하는 경우가 많고 제스처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질문을 하거나 설명이 길어지면 피곤해하는 의사나 환자들은 내향형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한 가지 일에 빠지면 옆에서 말을 시켜도 모를 만큼 집중력이 좋으며 행동을 하기 전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어떤 결과가 생길지 신중히 고려한 뒤에 행동한다.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마음에 맞는 소수의 사람들과 깊이 있게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판단형은 주변의 것들을 자신이 정한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기존에 해왔던 방식이나 룰에서 벗어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일례로 기존에 받고 있는 치료를 바꾸거나 복용하던 약을 바꾸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가진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가능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슨 일을 할 때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조직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원한다는 것이지 판단을 내리고 평가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을 계획하면 판단이 앞서는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린 다음에는 더 이상 다른 의견을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니 진료 시 참고하자.


어울리는것을 좋아하는 `외향형'과 체계적 계획을 짜는 `판단형'
몽상가적 성향 `직관형'과 논리적인 `사고형'·민감한 `감정형' 등
인식·판단 기능 및 생활양식·관심방향에 따라 성격유형이 분류



반면 인식형 사람들은 주변의 것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한다. 그래서 주변이 정리 되어 있지 않더라도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특히 인식형 사람들은 먼저 결론을 내리기보다 충분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하길 원하기에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식의 말을 많이 한다. 호기심이 많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기에 이러한 환자들은 의사와 대화할 때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태도를 보인다. 이들은 판단형 사람들과 달리 벼락치기 식으로 일을 행하기에 판단형 사람들이 보면 초반에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는 것 같고 행동이 굼뜬 것 같아 속이 터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열심히 할 수 있으니 답답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감각형은 사실에 기초한 오감(감각기관)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직관형은 일차적인 감각을 떠나 육감까지 사용한다. 그래서 감각형사람들은 눈과 귀로 보고 듣고 판단하는 것에 비해 직관형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서 나아가 거기에 얽힌 추억이나 개인적인 의미까지 찾아내려고 애쓴다. 또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이야기 보다는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특히 감각형 사람들은 글보다는 그림을 선호하며 실제 있었던 일이나 경험한 것을 생생하게 이야기할 때 잘 이해한다. 그러므로 다른 환자의 전례나 치료에 대해서도 말로만 설명하기 보다는 모형이나 사진 등을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이 좋다.

반면 직관형 사람들은 감각형에 비해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 주관적인 언어들을 많이 사용한다. 환자가 주관적인 표현과 때로는 독특한 언어를 사용하며 추상적으로 얘기한다면 직관형일 확률이 크다. 이들은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빠르고 상황과 맥락, 주제에 맞는 적절한 언어를 잘 구사한다. 그러나 직관을 중시하다보니 추상적이거나 의미가 모호한 이야기,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꿈같은 이야기도 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직관형 환자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사실보다 그 안에 감추어진 의미를 많이 생각하며 그 주제에 대해 연상하다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엉뚱하고 몽상적인 이야기를 하여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비웃거나 그것을 현실적으로만 판단하여 지적하기보다 그냥 환자의 독특함을 이해해주면서 너그럽게 대해주어야 한다.

사고형 사람들은 주로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의사 결정을 하는 반면 감정형 사람들은 주관적인 기준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갈 때 사고형 사람들은 의사의 프로필이나 경력, 다른 환자들의 평가를 토대로 판단하는데 반해 감정형 사람들은 의사의 인상이 좋거나 병원 이름이 마음에 들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스피치 스타일을 보면 “왜?” “왜 그렇게 해야 되는데요?” 식의 따지는 말투가 많다. 그래서 의사 입장에서는 추궁당하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상할 때도 있지만 사고형 환자들은 그저 궁금해서 묻는 것이다.

반면 감정형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말을 할 때 벌써 얼굴 표정에서 감정이 묻어나서 감정을 숨기기가 어렵다. 이들은 객관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주관적으로 좋고 싫음을 판단하기 때문에 의사의 감정적인 말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상처도 잘 받는다. 눈물도 많은 편이라 진료 중에 감정이 복받쳐 눈물부터 흘리는 경우가 많다.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잘해서 의사를 살뜰히 챙기는 충성환자들 중에 감정형 환자들이 많다.

지난주 DISK에 이어 이번 한 주는 의사와 간호사부터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고 배려하면 좋을 것 같다.

이혜범(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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