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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 신생아중환자실, `감동의 돌잔치' 열어
서울아산 신생아중환자실, `감동의 돌잔치' 열어
  • 표혜미 기자
  • 승인 2011.11.24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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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가능성 제로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다”

평균 생존 기간 한 달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선청성 희귀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이가 병원에서 1년이란 기간을 무사히 이겨내고 돌잔치와 함께 퇴원의 기쁨을 맞이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2일 희귀질환 칸트렐 증후군으로 태어난 예린이의 돌잔치·퇴원 축하기념 파티를 열고, 건강한 삶과 새희망을 기원하는 자리를 가졌다.
서울아산병원(원장·박성욱)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지난 12일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꼬박 1년을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만 지내오며, 한 번도 바깥세상 구경을 해보지 못한 이예린(1살)양의 특별한 돌잔치 겸 퇴원 축하 기념 파티였다.

이날은 지난해 11월12일 임신 35주 만에 2.69kg의 몸무게의 미숙아로 태어난 예린이가 첫 번째 생일을 맞는 날이었다. 비록 중환자실에서 보내는 첫 생일이지만 예린이를 위한 커다란 브로마이드 사진과 돌떡 케이크, 수수팥떡과 과일 등 여느 돌잔치와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예린이의 돌잔치에 참석한 부모님과 담당 의료진인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이병섭 교수, 권유진 전공의, 박선자 수간호사 외 20여명의 신생아중환자실 의사와 간호사들이 함께 부르는 생일 축하 노래로 돌잔치가 시작되었다. 축하 노래를 부르던 모든 의료진들이 눈시울을 붉혔고 예린이의 어머니 나성아(32세)씨도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예린이는 이미 태아 검사에서 선천성 희귀질환인 `칸트렐 증후군(Pentalogy of Cantrell)' 으로 진단받은 상태였다. 서울아산병원을 찾기 전까지 다니던 산부인과에서는 생존 가능성이 없으니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여서, 나성아씨에게 오늘 예린이의 돌잔치는 정말 꿈만 같은 순간이었다.


지난해 11월 선천성 희귀질환 칸트렐증후군으로 태어나
의료진의 정성어린 인술로 `생존기간 한달'의 절망 극복
신생아과 의료진 “꾸준한 통원치료로 건강하게 성장 희망”



`칸트렐 증후군'이란 선천성 심장질환과 흉골 기형으로 단단한 가슴근육과 흉골에 감싸 있어야 할 심장이 밖으로 이탈하는 증후군이다. 평균 생존기간이 한달인 심각한 선천성 희귀질환인 것이다. 특히 예린이는 흉골이 없어 가슴 속에 잘 쌓여져 있어야 할 심장이 빠져 나와 있는 것뿐만 아니라 제대탈장(배꼽탈장)이라고 하는 질환까지 겹치게 되어 장이 배꼽으로 나와 있는 상태였다.

또한 폐 성숙 미숙으로 숨쉬기가 힘들고, 면역력 저하로 온갖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야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 작은 입에 호흡을 위한 튜브를 연결했지만 미성숙한 폐는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쉬기 조차 힘든 상황이 지속됐다. 결국 폐 수술까지 시행하면서 흉곽 안에 고인 물을 빼는 커다란 관도 삽입했다.

올해 6월에 예린이의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빠져나온 장을 안으로 넣는 두 번째 수술까지 겪으면서 생사를 넘나들었지만, 약 6kg의 소중한 생명을 위해 뻗어진 사랑의 의술은 예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게 됐다.

예린이의 치료를 담당한 신생아과 이병섭 교수는 “비록 가정용 인공호흡기를 의지한 채 퇴원을 하게 되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통원 치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작은 몸으로 병마를 이겨낸 예린이의 삶에 대한 의지가 모든 의료진들의 마음에 오히려 희망을 불어 넣어 준 1년이었다”고 말했다.

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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