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차종 이야기 - BMW 〈11〉
프리미엄 차종 이야기 - BMW 〈11〉
  • 의사신문
  • 승인 2011.11.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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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에 착실한 BMW 3시리즈

예상한대로 요즘의 차들의 시세는 형편없다. 신차들도 인하를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실제로 렉서스의 신차는 대폭 인하를 단행했다.

중고차, 특히 배기량이 큰 차들은 2∼3년 지난 차종들이 신차가에서 1/3에서 1/2까지 가격이 떨어진 것이 신문에 나올 정도다. 배기량은 요즘 별로 의미가 없다. 여러 번 이야기했다시피 차들의 출력은 이미 필요한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차라리 연비가(그리고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탄소가스 배출량이 고려된다) 더 중요하다. 엔진의 반응이 출력보다 더 중요한 요소일수도 있고 최고속도 같은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260Km 라던가 240Km 라던가 하는 수치는 도로에서 의미가 없다.

엔진은 연비와 출력 모두 좋아졌다. 그러나 자동차라는 것은 엔진만으로 달리는 것은 아니다. 달리면서 운동성이 떨어지면 달리는 재미가 없다. 차의 출력은 높아도 어떤 이유인지 빠르고 민첩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거나 핸들링이 불안정하게 느껴지는 차들도 많다. 어떤 차들은 엔진은 그다지 강력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달리는 즐거움은 상당히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이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배합된 차들을 우리는 명차라고 부른다. 사실 어지간한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한 명차의 기준을 내리기는 힘들다. 워낙 좋은 평가를 받는 몇 종류의 차들은 저절로 명차의 반열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훨씬 많은 차종들은 그냥 일반적인 차종으로 남는다. 아무리 설계를 열심히 하고 테스트를 해도 몇 년이 지나면 사람들의 평가가 절하되는 차들도 있다. 물량 투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균형이 잘 맞지 않는 차들도 있고 과거의 미니처럼 급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후의 명성을 얻은 차들도 있다.

BMW의 차들은 달리기의 즐거움을 선사하여 두터운 매니아층이 있다. 고객 충성도가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이 회사의 모토였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필자의 경험으로 드라이빙의 즐거움은 첫 번째는 엔진의 응답성이고 어쩌면 더 중요한 요소로 코너링의 즐거움을 꼽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차량의 무게 중심이나 서스펜션의 설계 같은 것은 모두 코너링에 영향을 미친다. 코너를 돌면서 무언지 모를 기분 좋은 느낌이 드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필자가 BMW의 코너링의 즐거움을 처음 대한 것은 돌고래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E36을 타보고 나서다. 그 다음에는 더 이전 모델인 E30을 타보았다. 나중에는 E46을 빌려서 타보았고 E90은 몇 번 시승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대부분 작은 배기량의 차를 타보았지만 단단한 코너링의 느낌은 대단했다. 제일 흔한 엔진은 L6의 2000cc 전후로 그렇게 대단한 엔진은 아니다. 하지만 승차감은 상당히 좋았다. 분명히 차체의 특별함이 있다.

BMW 3시리즈는 New Class라는 과거의 오래된 모델의 교체가 필요한 시점에 등장했다. 맨처음 모델이 E21이었다. 운전자 위주의 차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고 많은 부분은 New Class를 물려받았다. 그중의 하나가 짧은 앞뒤 오버행이었다. 요즘도 BMW는 앞뒤의 범퍼로부터 타이어까지의 거리가 극단적으로 짧은 편이다. 결국 앞뒤 타이어 중심까지의 길이(휠베이스)가 차량의 길이에 비해 커지는 셈이다. 간단히 생각하면 타이어의 반지름을 휠베이스에 더하면 거의 차의 길이에 근접한다. 휠베이스가 커지면 차의 주행안정성은 증가한다.

E21은 차량의 길이가 435.5cm이고 휠베이스가 256cm 차폭은 161cm이다. 그 다음 나온 모델인 E30은 길이가 445cm이고 휠베이스는 257cm 차폭은 164cm로 거의 같았다. 차량의 무게는 1070Kg에서 1200Kg 정도로 요즘 차보다는 가볍다. 그 다음의 E36은 443cm 의 길이와 270cm의 휠베이스와 차폭 170cm 이었다. 갑자기 휠베이스가 더 길어진 셈이다.

E36은 이제 길에서 보기 힘들어진 모델이지만 E36의 스티어링은 상당히 좋았다고 평가된다. 그 다음 아직도 흔히 볼 수 있는 2000년대 초반의 3시리즈인 E46은 447cm의 길이와 272cm의 휠베이스를 갖고 있다. 차폭은 174cm이다. 요즘의 BWM 모델인 E90은 452cm의 길이와 276cm의 휠베이스 그리고 차폭은 181cm이다. 조금씩 길이, 휠베이스와 차폭이 모두 늘어난 셈이다. 차세대 모델인 F30은 길이 462cm 휠베이스 281cm 차폭 181cm이다. 또 늘어났다.(거의 구형 5시리즈 e34와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e34는 길이 472cm, 휠베이스 276cm 폭 175cm이었다. 차폭과 휠베이스 모두 3시리즈 e46이 5시리즈보다 커진 것이다) 차량의 무게도 계속 늘어나 e90은 1400kg대의 공차중량이 나온다. 알루미늄과 신소재를 많이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장치와 안전장치 그리고 덩치가 늘어났다.

위에 적은 제원에 무게중심, 서스펜션의 구조와 타이어의 성능을 더하여 계산하면 대략적인 성능이 나온다고 한다. 물론 필자가 이런 세세한 검토를 할 수 있을 리는 없다. 하지만 BMW 3시리즈를 타보았을 때의 느낌은 흔들리는 법도 없고 코너를 매우 안정하게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뛰어난 핸들링도 기본이다.

필자가 타본 차종은 E30부터니 E30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E30은 앞부분은 맥퍼슨 구조고 뒷부분은 세미트레일링암 구조였다.

구조로만 보면 전륜구동의 비교적 저렴한 차들이 전륜 맥퍼슨 + 후륜 세미트레일리암의 형태였다. 하지만 도로에 올라보면 e30은 완전히 도로에 딱 달라붙어서 달렸다는 생각이 든다. 급한 코너링에서 차가 쏠리며 범퍼가 땅에 닿는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차가 크게 미끄러지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구조의 불리함을 극복한 설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차가 매우 스파르탄 한 하드코어 달리기를 제공한다고 믿고 있다. 요즘도 그렇게 믿으며 타고 있다. 뒤에 나온 차들이 더 성능이 좋지만 이 차만의 느낌이 있다(감성이라고도 부른다).

요즘은 E30이 문화상품 처럼 인기가 있지만 부품을 구하는 일에는 이제 질리기 시작해서 누가 준다고 해도 받지 않을 것이다. E30은 강렬한 키드니 그릴에 사각형의 디자인 그리고 충실한 달리기 성능이 있다. 엔진이 강력하지 않아도 달리기에는 충분하다. 아마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도 유지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만한 아이콘적인 면이 있다. 개인적으로 E30을 명차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당시에 이만한 기본기를 가진 차도 별로 없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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