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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 캄보디아 심장병 환아 7명 초청 수술
서울아산, 캄보디아 심장병 환아 7명 초청 수술
  • 표혜미 기자
  • 승인 2011.11.14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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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어른 되면 꼭 다시 찾아올께요”

열악한 의료 환경과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웠던 캄보디아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7명이 10월 한 달 동안 서울아산병원(원장·박성욱)에서 심장병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캄보디아 환아들과 가족.
이번 무료 수술은 소아심장과 김영휘 교수가 지난 7월 캄보디아에서 심장병 어린이 3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료봉사활동에서 수술이 시급한 어린이 7명을 서울아산병원에 초청하면서 이루어졌다.

캄보디아 프놈펜·칸달·프레이뱅·캄퐁참 등지에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은 지역 라디오를 통해 심장병을 치료해준다는 방송을 듣고 캄폿 주립병원을 찾아 김영휘 교수를 만나게 됐다.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30여명의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를 서울아산병원으로 가지고 온 김 교수는 소아심장과 박인숙 교수, 소아심장외과 윤태진 교수 등의 의료진들과의 협의를 통해 수술이 절박한 7명의 아이들을 한국에 입국하게 한 것이다.

입국 후 서울아산병원으로 바로 입원한 이들은 소아심장외과 윤태진 교수, 박정준 교수, 박천수 교수로부터 심장병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5명은 지난 10월 21일 퇴원해 캄보디아로 귀국했고, 2명도 곧 퇴원할 예정이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병을 가지고 있었던 7명의 어린이, 완디카(Ly Vandika 여·1세)·븐튼(Rith Buthoeun 여·7세)·식키응(Sokha Seak Kheang 여·14세)·비레악삭(Hou Vireaksak 남·6개월)·다네(Thama Da 여·6세)·안사리(Fin Ansary 남·2세)·니따(Chin Nytha 여·4세)는 대동맥관개존증, 심실중격결손, 팔로4징후 등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었지만 수술은 커녕 제대로 된 약도 구하지 못해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왔다.

 

김영휘 교수, 7월 캄보디아 봉사 중 수술 시급한 환아 초청
심장재단과 함께 수술비 후원·사랑의 인술로 새 생명 선사
소아심장 의료진, “저개발 국가 심장병 환아 지속 지원” 다짐

 

이들 가정의 한 달 수입은 대개 50달러도 채 되지 못해 수술비 2만달러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심장수술을 하는 병원이 단 한 곳에 불과한 캄보디아의 열악한 의료환경 상 이들이 건강하게 심장 수술을 받고 회복할 가능성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지난달 20일 생일을 맞은 븐튼(가장 왼쪽 아래)을 위해 의료진들이 깜짝 생일 파티를 마련했다.
하지만 김 교수를 만나 한국에서 수술을 받게 된 7명의 어린이들에게 서울아산병원이 8000만원, 한국심장재단이 4000만원, 총 수술비 1억2000만원을 후원하면서 새 생명을 갖게 됐다.

완디카와 븐튼은 당초 동맥관개존증의 심장병을 앓고 있었지만 병원에서의 정밀검사 결과 대동맥축착과 승모판막 역류라는 추가 진단이 내려져 큰 수술이 진행됐다. 또한 비레악삭의 경우, 심실중격결손으로 수술이 진행된 후 체내에 응고된 혈액이 발견되어 제거수술을 시행하는 재수술이 시행됐다.

이렇게 지난 10월5일부터 시작된 수술은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7명 어린이의 수술 결과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전 숨쉬기조차 힘들어 뛰어 놀기 어려웠던 븐튼은 언제 그랬냐는 듯 온 소아병동을 뛰어다니며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0월20일 생일을 맞은 븐튼을 위해 의료진들이 손수 깜짝 생일 파티를 마련하기도 했다.

븐튼은 “한국이 너무 고맙고 어른이 되면 꼭 다시 오고 싶다. 그리고 캄보디아에 돌아가면 엄마가 하시는 농사일도 도와드리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븐튼의 아버지 멘참 로은(28세)씨는 “평소 잘 알지 못했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수술을 해 주다니 지금도 꿈인지 생시인지 너무 기쁘다”면서 “절망 속에 살아올 수밖에 없었는데 희망을 찾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소아심장과 박인숙 교수는 “가난과 빈곤,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치료받지 못해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너무 아팠다. 서울아산병원은 앞으로도 동남아를 비롯한 저개발 국가의 심장병 어린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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