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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전 30∼60분전 탄수화물·단백질 섭취 바람직
운동전 30∼60분전 탄수화물·단백질 섭취 바람직
  • 의사신문
  • 승인 2011.11.0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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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자세 〈9〉 : 무슨 음식이 나에게 가장 좋을까? 

마라톤 대회의 후반에 많은 주자들이 천천히 달리기도 힘들어 고개들 힘도 없어 아래로 떨군 채 힘없이 걷거나 완전히 멈춰서 회송차량을 기다리는 경우들을 보게 된다.

◇의협 100주년 기념 마라톤대회에서 장애우 동반 달리기 하는 장성구 원장.
마라톤 대회에서는 30km 지점 전후로 마치 꿈쩍도 하지 않는 큰 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듯한 한계점에 도달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를 `마라톤 벽'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영양관리를 잘 하면 좋은 운동성적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뭐 영양관리를 잘하면 자동적으로 우수한 주자가 되는 것(오히려 적절한 훈련이 필요한 요소이다)이 아니지만, 먹고 마시는 식습관에 따라 운동하고 그에 따른 운동 성적이 달라진다. 어쨌던 일정한 형태의 식생활 조절로 달리기 성적이 상당히 향상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양상태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 체지방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체중과 체지방량이 얼마나 운동을 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다. 즉 체지방이 몇 %라고 해서 그만큼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성공적인 영양공급의 방법들은 수없이 많지만, 모두가 다 효과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에너지를 생산하여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공급하고, 세포를 만들고 손상된 부분을 보완하여 신체를 성장시키며, 신체 활동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주자들에게 복합탄수화물이 지속적인 에너지의 원천이다. 복합탄수화물은 몸 안에서 쉽게 분해되어 글리코겐의 형태로 근육에 저장되어 있다가 필요할 때 쉽고 신속하게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주자들은 자연적으로 그것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입맛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글리코겐을 만들 수 있는 복합 탄수화물을 공급해 주기만 하면, 우리 몸에는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에 충분한 만큼의 글리코겐을 저장할 수 있다. 영양계획만 잘 세우면 마라톤 벽을 극복하는 것은 힘들지 않지만, 운동량은 많으면서 1일 탄수화물 섭취량이 기준에 모자라면 고된 훈련의 성과를 확실히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장거리 달리기를 잘 하려면 계획을 세워 밥이나 빵, 과일과 채소, 과즙 음료 등을 풍부하게 먹어 글리코겐을 많이 비축하게 되면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복합탄수화물,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 후 에너지원으로 이용
단백질은 10% 이하만 섭취…과다땐 지방축적·탈수상태 악화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총칼로리의 30% 정도를 지방으로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는 너무 많이 섭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초과되는 지방은 군살로 저장되면서 필요한 양의 탄수화물 섭취를 방해하기도 한다. 근육에 저장되었다가 쉽게 분해되어 에너지로 활용되는 탄수화물과 달리 지방은 지방조직에 저장되었다가 혈액이 이를 운동근육으로 이동하기 전에 유리 지방산으로 전환되어 우리 몸이 지방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어렵게 만드는 불량연료다. 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튀긴 음식, 지방을 제거하지 않은 전유(全乳), 전유 가공식품, 런천미트 같은 고지방 육류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속이 빈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운동 중에 지방이 타서 운동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체지방이 그대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운동 중에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몸이 지방을 태울 때는 당연히 우리가 낮은 강도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낮은 강도로 운동을 한다는 것은 운동하는 시간당 소비하는 칼로리의 소모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들고, 손상된 근육을 치료하고 유지하는 동시에, 질병과 싸워 물리치며 신진대사를 담당하는 호르몬을 조절한다. 그러므로 운동량이 많을수록 단백질의 수요도 증가되기 때문에 섭취를 늘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너무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지방으로 축적되고 탈수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총 음식 섭취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달리는 주자들은 비계가 적은 살코기, 닭이나 오리고기, 생선, 우유, 콩과 같은 식품으로 단백질 필요량을 충족시키는 것이 좋다.

운동 전에는 탄수화물이 필요하지 단백질이 아니다. 탄수화물은 운동을 하는 동력을 제공하고, 특히 역도 같은 강한 강도의 운동에는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리는데 탄수화물이 저장형태인 글리코겐으로부터 에너지를 충당한다. 글리코겐의 수준이 낮아지면 정신과 신체의 에너지도 떨어지게 된다.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 식사나 간식 때마다 기존의 탄수화물 수준에 소량의 단백질을 추가하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이다. 탄수화물과 소량의 단백질이 포함된 운동 전 식사와 간식으로 저지방 체중을 만드는데 충분한 추가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먹는 음식에 따라 우리 몸이 달라지듯이 먹지 않는 것에 따라서도 몸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먹어서 안 되는 때에 먹지 않아야 할 음식을 먹으면 달리기에 불필요한 지방이 늘어나 고생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또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언제 먹느냐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마라톤 대회 2∼3일 전부터 총칼로리의 70% 정도를 탄수화물의 함량이 높은 음식들로 섭취하고, 동시에 달리는 거리를 줄여서 훈련을 통해 저장된 글리코겐의 소비가 증가되지 않도록 염두에 두어 대회 전날 저녁에 과식을 하지 않아도 글리코겐 저장량이 충분히 유지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대회 당일 아침에는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하되 양을 줄여 운동시 위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10km 정도는 간단한 식사를 대신할 수도 있지만, 한 시간 이상 달려야 한다면 신경을 써서 식사를 꼭 해야 한다. 훈련이나 대회를 앞두고 꼭 기억해야 할 경험칙은 바로 “많이 먹고 탈나는 것보다 적게 먹어 탈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운동 전의 식사로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이 몸에 가장 좋고, 가능하다면 최소한 30∼60분 전에는 식품을 섭취하고 영양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어떤 식의 식품을 선택하던지 간에 사전에 충분히 스스로 테스트를 하여 자신의 몸에 가장 잘 맞는 결과를 찾아야 한다.

제8주차 운동계획: 월요일: 휴식, 화요일: 15km 달리기, 수요일: 인터벌 400m × 15회(조깅 200m), 목요일: 언덕훈련 60분, 금요일: 휴식, 토요일: 60분 달리기, 일요일: 장거리 훈련: 30km

이동윤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서초 이동윤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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