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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면 백전백승…우리 병원의 SWOT 정확 분석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우리 병원의 SWOT 정확 분석
  • 의사신문
  • 승인 2011.10.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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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실천 프로젝트 - `진료 잘 하는 의사 되기'〈35〉

■ 우리병원 경쟁력 확보 - SWOT 분석

오늘은 지난 칼럼에 이어 우리병원 경쟁력 확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네 개인 병원보다 유명 종합병원을 더 신뢰한다. 필자가 과거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권위의 효과'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필자가 아는 환자는 장이 폐색되는 위급한 상황이었음에도 유명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려고 배를 부여잡고 그 병원 응급실에서 기다리다가 수술이 늦어져서 1미터가 넘는 장을 절단해야 했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결국 수술 받은 병원이 그 병원이 아닌 그 병원에서 소개해준 (뒤늦게 구급차로 옮긴) 부근 2차 병원이었다는 것이다. 어차피 2차 병원에서 수술 받을 거였으면 진작 수술을 받아 장을 조금이라도 덜 잘라낼 껄 그랬다는 것이 그 분의 후회 가득한 마음이다.

 

필자가 아는 또 다른 환자는 당뇨로 인해 동맥경화에 당뇨망막증, 신장과 발까지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한 번 병원을 찾으면 내분비내과를 시작으로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정형외과, 안과 등을 찾느라고 정신이 없다. 눈도 잘 안 보이고 신장의 문제로 몸에 힘도 없지만 가정 형편상 가족들은 출근을 해야 해서 늘 혼자 서울의 종합병원을 찾는다. 물론 규모가 크고 환자가 많은 병원인 만큼 병원에서 그 분에게 인간적으로 관심을 갖고 개인적인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종합병원의 현실적인 한계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보면 환자들이 선호하는 유명 종합병원에서 수련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던 의사들이 모두 그 병원에 남는 것은 아니다. 즉 전문의 취득 후 몇 년 간 그 병원 스탭으로 일하다가 혹은 교수로 있다가 개원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종합병원만이 가장 우수한 병원, 가장 실력 좋은 의료진이 모여 있다고 단정 짓는 것은 개원가의 수많은 실력 있는 의사들에게 미안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무조건 큰 병원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위험한 수술이거나 종합병원을 찾아야 하는 분명한 당위성을 갖고 있다면 당연히 큰 병원에 가야한다. 하지만 그저 맹목적으로 큰 병원, 유명 병원을 찾는 것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언젠가 한 매체에서 “당뇨, 스타의사보다 꼼꼼히 설명해주는 의사를 찾으세요.”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당뇨 환자 중 바쁜 업무나 가사(家事) 때문에 진찰을 한두 번씩 빠뜨리다가 관리가 제대로 안 돼 병을 키우는 사람이 적지 않으며 당뇨병 초기부터 종합병원 급의 주치의 외에 가까운 동네 의원에 단골 의사를 정해서 합병증으로 진행하는지 여부를 수시로 관리 받으라는 것이다. 또 주치의로 삼을 종합병원은 자신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당뇨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당뇨병센터가 있는 곳을 선택하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특히 당뇨병의 최고의 `명의'는 환자 자신이라며 평생 스스로 생활 습관을 올바로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명의는 결국 환자의 상태에 따라 올바른 생활 습관을 쉽고 효과적으로 유지하도록 처방해 주는 의사이며 당뇨병은 혈당 수치, 합병증 진행 상황 등에 따라 진료 가이드라인이 어느 정도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환자가 많이 몰려서 진료를 꼼꼼히 하기 어려운 `스타 의사'보다 환자와 오래 상담하고 꼼꼼한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의사를 고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필자는 이 기사에 백 번 공감한다. 그리고 개인병원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갖고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과거에는 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루어지던 수술들이 이제는 개인병원에서 더욱 전문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 동네 개인병원일지라도 당뇨 클리닉 같은 특별한 클리닉을 개설해놓고 환자들을 개별 맞춤 관리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 만큼 개인 병원들도 종합병원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들을 보완하고 챙긴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종합병원을 선호한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의료 정보 개방과 환자의 진료 선택 범위가 넓어지는 상황을 본다면 향후에는 병원 규모와 무관하게 다양한 병원들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고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우리 병원의 SWOT 분석이 필요하다. 필자가 의사들을 교육할 때 반드시 시행하는 SWOT 분석은 병원의 환경 분석을 통해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전략들을 수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병원의 내부 환경을 분석하여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고, 외부환경을 분석하여 기회와 위협을 찾아내어 이를 토대로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죽이고, 기회는 활용하고 위협은 억제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말한다.


맹목적인 대형병원 찾는 분위기속 자신만의 강점 만들어야 생존
병원의 환경분석 통해 강점·약점과 기회·위협 토대로 전략 수립
강점 더욱 강화하고 약점 보강…주위환경 둘러보며 적절 대처


이때 사용되는 4요소를 강점·약점·기회·위협(SWOT)이라고 하는데, 강점은 경쟁병원과 비교하여 환자로부터 강점으로 인식되는 것은 무엇인지, 약점은 경쟁병원과 비교하여 환자로부터 약점으로 인식되는 것은 무엇인지, 기회는 외부환경에서 유리한 기회요인은 무엇인지, 위협은 외부환경에서 불리한 위협요인은 무엇인지를 찾아낸다. 병원 내부의 강점과 약점을, 병원 외부의 기회와 위협을 대응시켜 병원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SWOT분석 전략의 특성은 크게 SO전략, ST전략, WO전략, WT전략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먼저 SO전략(강점-기회전략)이란, 시장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강점을 사용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앞서 소개했듯이 당뇨환자가 늘고 있는 현 환경에서, 내분비내과를 전공한 원장의 강점을 사용하는 것이다. 당뇨 클리닉이나 인공 신장 투석실을 운영하면서 개별 맞춤 관리와 처방을 하여 경쟁력을 갖는 것이다.

반면 ST전략(강점-위협전략)이란, 시장의 위협을 회피하기 위해 강점을 사용하는 전략이다. 치열해지는 의료 환경에서 우리 병원만의 강점을 찾아 위협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동네에 비슷한 병원들이 많은 위협적인 상황일지라도 원장의 전공이나 관심사(강점)를 살려 좀 더 특화된 전문 병원으로 운영하며 경쟁력을 갖는 것이다. WO전략(약점-기회전략)이란, 약점을 극복함으로써 시장의 기회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필자가 아는 원장님은 일반의로 동네 개인 병원(의원)을 운영하다가 전문성 확보를 위해 뒤늦게 정형외과 전문의를 획득했다. 그것은 전문성이 강조되고 의사의 전공을 중시하는 의료 환경에서 일반의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의사로서의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실제 그 동안 필자에게 교육받은 선생님들 중에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윈-윈 할 수 있는 두 개의 보드를 갖고 계신 분도 계셨고 진료와 관련된 다양한 자격증을 갖고 계신 선생님도 계셨다. 많은 의사들이 필자에게 `설명 잘 하는 진료 비법'을 배우는 것 역시 설명 잘 해주는 의사를 원하는 오늘날 환자들의 니드에 부합하여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WT전략(약점-위협전략)이란, 시장의 위협을 회피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개원을 했다가 치열한 의료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고 병원을 정리하고 다시 봉직의로 취직하는 것은 치열한 의료 시장이라는 위협을 회피하고 개원의로서의 본인 약점을 최소화 한 WT전략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주요 종합병원들 역시 특색 있는 당뇨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참고한다면 전공이 다르더라도 우리 병원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헬스조선에서 소개한 우수 당뇨병센터들의 특징을 정리해본다. 강북삼성병원은 당뇨병 전 단계 환자를 위한 특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의사·영양사와 함께 게임 등을 하면서 생활습관을 바꾸는 방법을 수립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1주일간 당뇨병센터 전용 병동에 입원해서 당뇨병과 합병증 검사를 하고, 1대1 맞춤 치료·교육을 받는 `당뇨병 심층치료 입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당뇨병 관련 진료과목과 검사실을 모두 한 곳에 모았고, 발에 감각이상이 없어도 모든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당뇨족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 성모병원 근본적인 당뇨 치료를 가능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을 활용한 인크레틴 클리닉을 운영하며, 당뇨와 비만이 겹친 환자에게 비만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인슐린 주사를 처음 맞는 환자에게 3개월간 매주 전화를 해서 인슐린 부작용·저혈당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혼자 사는 노인이 인슐린 주사를 처음 처방받았을 때 잊지 않고 주사를 잘 챙겨 맞을 수 있도록 전화로 확인하고 있다.

잘 되는 병원일수록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SWOT분석을 통해 우리 병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길 바란다.

이혜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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