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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과 틈새 공략으로 레드오션에서 탈출
발상의 전환과 틈새 공략으로 레드오션에서 탈출
  • 의사신문
  • 승인 2011.10.1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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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실천 프로젝트 - `진료 잘 하는 의사 되기' 〈34〉

 ■블루오션 전략

올 초, 환자와의 관계 형성 및 효과적인 진료 면담을 교육받기 위해 필자의 연구소를 찾았던 A원장님은 재작년 부푼 꿈을 갖고 피부 비만 전문 병원을 개원하였으나 2년이 다 되도록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었다. 알고 보니 선생님은 산부인과 전문의로 요즘은 피부 비만 시술이 대세라는 생각이 들어 개인적으로 피부 비만 시술을 배우고 고가의 레이저 기계들을 구입하여 병원경영 컨설팅까지 받아 병원 개원을 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많은 의사들을 만나고 교육해 온 필자가 볼 때는 그 원장님은 임상의로서 더욱이 피부 비만을 전문으로 보는 의사로서 아쉬움이 많았다. 최소한 환자와의 관계 형성에서, 기본적으로 사람과 만나서 관계를 형성하는 것보다는 혼자 책을 읽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고 원채 말수가 적었다. 답변도 모두 짧은 단답형이며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기분이 좋지 않거나 일부러 무표정을 연출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초진 환자에게 웃으면서 살갑게 진료하고 때로는 기분 좋은 농담까지 건네며 라포를 형성하는 친화력 좋은 의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 물론 솔직한 얘기로 A원장님이 시술 능력이 아주 뛰어나서 동네방네 소문이 자자하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원장님의 실력은 지극히 평균적인 수준이었다. 병원에 보유하고 있는 레이저 기계들도 대다수 피부 비만 병원들이 갖고 있는 평범한 기계들이었다. 아니 어쩌면 피부과 전문의나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원장으로 있는 전문 피부과나 비만 클리닉에 비해 산부인과 전공의라는 것이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A원장님은 환자를 대하는 기본 태도부터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필자에게 교육받은 후 필자의 조언에 따라 산후조리원과 연계하여 산전 산후 관리 전문 여성의원으로 컨셉을 잡으면서 매출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필자가 조언 드렸던 것은 원장님이 산부인과 전문의인 만큼 그 점을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산전 관리 여성들에게는 출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안전한 시술만을 시행하면서 출산에 관련된 다양한 도움을 주고 산후 관리 여성들에게는 단순힌 비만 치료만이 아니라 출산으로 인해 생기게 된 여러 문제들과 부인과 질환 등에 관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진료는 그 원장님이 산부인과 전문의이기에 큰 신뢰를 줄 수 있는 강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점 계발이 적자에 허우적거리는 병원을 흑자로 돌아서게 한 중요한 열쇠가 된 것이다.

블루오션(Blue Ocean)이란 새로운 시장 공간으로 현재 존재하지 않은 모든 산업을 일컫는다. 곧 우리가 모르고 있는 모든 시장 공간을 일컫는 것이다. 반면 이와 상반되는 개념인 레드오션(Red Ocean)은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산업으로 이미 세상에 알려진 시장 공간을 이야기 한다. 끊임없는 경쟁이 필요하고 경쟁자를 능가하여야하는 이유 때문에 유혈의 붉은 바다라고도 불린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만 가능하다면 되도록 레드오션 보다는 블루오션 전락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블루오션 전략이란, 산업혁명 이래로 기업들이 끊임없이 거듭해 온 경쟁의 원리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객이 모르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 새로운 시장은 차별화와 저비용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가치의 비약적 증진을 제공하는 시장으로, 다른 기업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무경쟁 시장이다. 그것은 기존의 치열한 경쟁시장 속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장 곧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말한다.

특히 블루오션 전략의 일환인 틈새시장 전략은 요즘 같은 치열한 의료 시장에서 의사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틈새시장은 시장을 세분화함으로써 아직 개척할 시장이 더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포인트다. 앞서 필자가 도움을 드린 원장님처럼 그 시장에 맞는 제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시장을 좀 더 세분화하여 환자들의 다양한 니드에 맞춰 시술이나 관리, 서비스 등을 시작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피부과가 피부 질환이나 미용 시술을 주로 다루었다면 어느 순간 탈모만 전문으로 보는 피부과가 생겨났다. 바로 탈모 환자를 타겟으로 한 틈새시장 전략이다.


희소성의 블루오션 개척이 어렵다면 틈새시장 `퍼플오션' 주목
산부인과의 비만치료, 비전공 약점…임산부에겐 오히려 강점
틈새 타겟 맞는 `이미지'와 상품·서비스 결합땐 부가가치 극대



물론 이것은 꼭 제품이나 서비스에만 특화되어 있지 않다. 병원 홍보 자체를 틈새시장의 타겟 고객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도 틈새시장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성형외과에서 “저희 병원은 수술 후 사후 관리까지 확실하게 책임집니다”라고 홍보한다면 성형 수술 후 부작용이나 부기 제거 등 사후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자들에게는 확실히 어필될 것이다. 특히 틈새시장 전략은 아주 새롭거나 획기적이지 않은 제품일지라도 틈새 타겟에 맞는 `이미지'와 결합시켜 새로운 소비 심리를 형성시킬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그것은 분명 `가치의 차이'를 갖게 될 수 있으니까. 또한 이러한 전략은 시장에 틈을 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지 못한다면 동일한 서비스의 경쟁자가 늘어나서 레드오션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한편 이렇게 치열한 경쟁의 레드오션에서 가치의 차이를 세분화하여 인위적으로 블루오션과 비슷하게 틈을 만들어내는 것을 `퍼플오션'이라고 이야기한다. 치열한 경쟁 시장인 레드오션과 경쟁자가 없는 시장인 블루오션을 조합한 말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존의 레드오션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의 시장을 만드는 경영전략을 말한다. 곧 레드와 블루를 혼합하면 얻을 수 있는 퍼플(보라색 또는 자주색)로부터 퍼플오션(Purple Ocean)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는 블루오션 전략을 쓰는 것이 필요하지만 블루오션을 개척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퍼플오션 전략이라는 경영전략이 대두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블루오션을 찾는 데 따르는 위험요소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차별화 또는 새로운 변화를 통하여 레드오션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퍼플오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퍼플오션은 파생상품을 만들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적용하거나 또는 조직문화를 바꾸는 식의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만들어낼 수 있다.

퍼플 오션의 대표적인 예가 하나의 소재(콘텐츠)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내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란 인기 있는 소설 또는 만화를 근간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게임, 뮤지컬 등을 제작하거나 혹은 캐릭터 개발을 통하여 완구나 음료, 과자, 의류, 유아용품 나아가 기타 생활용품 등의 제품에 활용함으로써 시장을 확장시켜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몇몇 병원에서는 이러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피부과에서 자체적으로 스킨케어 라인 제품을 개발하여 병원 환자들은 물론 온 오프라인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가정의학과에서 영양 보조제 등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와 친분이 있는 한의원 원장님은 다른 병원에서 보지 않는 희귀한 피부 질환을 전문으로 다룬다. 요즘 대세인 피부 비만이나 기존 한의원들이 전문으로 했던 침 시술이나 한약 등을 다루기보다는 독창적인 치료법으로 치료가 힘든 피부 질환자들을 치료하다보니 환자들이 그야말로 전국구다. 언젠가 그 원장님께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 병원 환자들은 치료비는 둘째 문제입니다. 모두 치료가 절실해서 오는 환자들이거든요. 치료가 너무나 중요하기에 당장의 치료비는 문제가 안 된다는 거죠.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도 있지만 그 분들 역시 빚을 내서라도 치료를 받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실제 이 원장님은 개원 초기부터 특별한 어려움 없이 병원을 성공적으로 잘 운영해 오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 오션 전략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희소성 때문에 환자들 역시 `이 병원, 이 원장님이 아니면 안 된다'라는 더욱 간절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바로 이거다. 그 아무리 병원이 넘쳐나는 시대일지라도 우리병원만의 독창적인 강점을 갖고 환자들에게 `이 병원, 이 원장님이 아니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오늘날과 같은 치열한 의료 시장에서는 그 어떤 경영전략이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한 주는 우리 병원의 경영전략에 대해 점검해보길 바란다.

이혜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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