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차종 이야기 - BMW〈7〉
프리미엄 차종 이야기 - BMW〈7〉
  • 의사신문
  • 승인 2011.10.1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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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엔진으로 평가된 M20, M30

◇BMW M20 엔진
요즘 친구와 란치아 카파를 다시 복원중이다. 지난번 운송도중의 오버히트는 냉각 펌프가 고장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만약 헤드에 문제가 없다면 자동차 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굴러다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진의 큰 문제가 해결되자 또 문제가 생겼다. 파워스티어링 랙에서 누유가 있다.

스티어링 랙을 분해해서 문제를 확인했다. 작고 동그란 플라스틱 링이 오래되어 문제가 발생했다. ZF라는 회사의 스티어링 랙은 BMW에도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BMW에서는 오일 실을 재생하는 부품을 정품으로도 구할 수 있고 애프터마켓에서도 구할 수 있다. 흔하고 저렴한 부품이다.

문제는 오일 씰의 규격이 BMW와 란치아가 같은가의 여부인데 확인이 불가능했다. BMW에서는 너무 흔한 부품이라 내경의 규격 같은 것을 계측한 자료가 없다. 수십년간 같은 부품으로 유압이 새는 문제를 해결해 왔지만 너무 당연한 부품이다 보니 직경을 측정하는 사람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BMW의 부품들은 표준화되고 구하기 쉽다.

결국 우리는 몇 불짜리 오일 씰을 구하지 못하여 스티어링 랙을 새로 구입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가 되었다. 적어도 수십만원을 주어야 새 부품을 살 수 있다.(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부품수급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BMW는 유리하다. 모델들의 생산주기가 10년을 넘지는 않지만 그 근처는 된다. 생산댓수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BMW의 엔진과 부품군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요즘도 1980년대의 부품들을 흔히 구할 수 있을 정도다. 요즘 모델들의 부품을 구하는 것은 더 쉽다. 수입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부품의 조달이 쉽다. 구형차종의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유는 엔진이나 중요한 장치들의 라인업이 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변덕스러운 모델체인지도 자제한 셈이다.

지난번에 이야기한 M30 엔진은 1968년부터 1994년까지 만들어진 긴 라인업을 갖고 있다. 필자의 차량 수집 리스에 M30을 사용한 차가 들어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M30 엔진을 사용한 차량을 갖고 싶었는데 이 차는 별로 없다. 그런데 이런 차량이 요즘 오토마트 경매에 나와 있다. 1992년식 535i지만 등록은 2003년으로 되어 있다. 예전에 어떤 매니아가 수입한 차량으로 보인다.

복원의 유혹을 느끼기는 하지만 문제가 있다. 부품은 대략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지만 현실적인 벽이 있다. 차의 상태가 별로 안 좋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수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수리비 말고도 몇 종류가 더 있다. 3400cc 차량에 대한 세금과 복원할 시간이 있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요즘같이 자전거에 빠져 있으면 과연 이 차를 얼마나 타겠냐는 것이다. 연비는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드문 차종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에 많은 갈등을 느끼게 한다.

M30은 BMW의 성공에 많은 기여를 한 엔진이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생산된 M20도 BMW의 성공에 많은 기여를 했다. M30이 벤츠의 럭셔리차에 대한 스포츠 성향의 엔진으로 시작되었다면 M20은 M10 같은 4기통 엔진이 2000cc를 넘어가면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적인 엔진으로 출발했다. M30은 기다란 엔진이고 M20은 조금 더 작았다.

M30은 1994년까지 M20은 1991년까지 생산되었다. 둘 다 SOHC 엔진이었다. 이미 다른 회사들이 DOHC를 1980년대 후반부터 주력화하기 시작했지만 SOHC 엔진으로도 잘 달렸다. 당시의 SOHC엔진은 중저속에서 높은 토크가 나오는 경향이 있었고 DOHC는 고속에서 유리했다.

우선 M30의 특성은 두터운 토크였고 출력도 높았다. 초반부터 엔진이 피크 출력을 내는 5500RPM 근처까지 토크곡선의 굴곡이 없었기 때문에 중저속의 토크가 높았다. 낮은 RPM에서부터 치고 나오지만 고속에서도 RPM 저하가 적었기 때문에 다른 엔진을 단 차들이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인터넷에서 M30 engine torque curve 같은 단어로 검색해보면 그래프들이 나온다. 그래프들을 보고 있으면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과연 이만한 엔진이 몇 개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요즘도 이 정도면 아주 잘 달리는 엔진이다). 저속에서는 치고 나오고 고속에서는 뻗어나가는 출력이다.

비슷한 시기의 엔진으로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알파로메오의 엔진정도였다. 알파로메오의 Twin Cam은 1954년부터 1994년까지 생산됐고 특성도 M10과 비슷했다. 알파의 SOHC V6 엔진은 BMW의 엔진과 비슷한 출력을 냈고 토크 특성도 비슷했다. 결국 두 회사는 European Touring Car Championship(ETCC)에서 서로 번갈아가며 우승했다. 경쟁할 엔진이 별로 없었다. 실제로 도로주행용의 엔진에서도 두 회사의 엔진이 가장 강력했다. 피아트의 트윈캠 엔진도 강력했다. 피아트 엔진은 아바스에서 피아트의 고성능차를 위해 설계한 것으로 투어링 카보다는 랠리에서 더 유명했다. 피아트는 1.6에서 2.0L의 L4 엔진이 주축이었다.

다시 BMW의 엔진 이야기로 돌아가자.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본 엔진은 M20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커다란 흡기 매니폴드가 인상적이다. M30도 커다란 흡기 매니폴드가 있었다. 엔진이 중앙에 있었기 때문에 옆으로 기다란 매니폴드를 붙이지 못하자 사진과 같은 특이한 디자인이 나타났다. 흡사 문어가 엔진 옆에 붙어있는 것 같은 디자인은 흡기의 효율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복잡한 유체역학 계산을 해야 하지만 직관적으로는 매니폴드가 긴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엔진이 횡으로 배치된 엔진중에는 필자의 Mi16 엔진인 XU9J4 같이 커다란 흡기 매니폴드를 붙이는 경우도 있고 종으로 배치된 엔진중에는 포르세 944처럼 엔진을 뉘어놓기도 한다. M20이나 M30이나 흡기구의 디자인은 성공적이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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