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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 낭성 종양 4개로 구분…MCN 전형적 특징 보여
췌장 낭성 종양 4개로 구분…MCN 전형적 특징 보여
  • 의사신문
  • 승인 2011.10.0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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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에 도움이 되는 소화기 질환의 화보 증례 〈35〉

[그림 1]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내부에 균일한 저음영을 동반한 장경 4.8cm 가량의 원형 낭종이 췌장 미부에서 관찰된다. 조영증강은 거의 되지 않았다.
53세 여자 환자가 외부 병원에서 건강 검진으로 시행한 복부초음파에서 췌장 종괴가 의심되어 의뢰되었다. 환자는 계통문진에서 특이 호소는 없었으며 신체검진에서도 이상소견은 없었다. 복부전산화단층촬영(abdominal computed tomogram, CT) 결과 췌장 미부에 장경 4.8cm 가량의 낭성 종괴(cystic mass)가 관찰되었다 (그림1). 낭성 종괴 내부에는 얇은 격벽(septation)이 일부 보였으나 명확하지 않았고 췌관(pancreatic duct)은 확장되어있지 않았다. 감별진단으로 췌장에서 발생하는 장액성 낭종(serous cystic tumors), 점액성 낭성 종양(mucinous cystic neoplasm, MCN), 췌관내 유두상 점액 종양(Intraductal papillary mucinous neoplasm, IPMN) 등의 낭성 종괴와 췌장에서 발생하는 가성 낭종(Pancreatic pseudocyst)을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림 2] 자기 공명 영상에서도 췌장 미부에 4.5cm의 원형 낭종이 관찰되며 내부에 격벽이 관찰된다.
감별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및 조영증강 내시경초음파검사(Contrast enhanced-endoscopic ultrasonography, CE-EUS)를 시행하였다 (그림2, 그림3). MRI 검사 결과 CT와 마찬가지로 장경 4.5cm 가량의 낭성 종괴가 관찰되었고 내부에는 얇은 격벽이 관찰되었으나 조영되는 내벽결절(mural nodule)은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CE-EUS에서는 CT 및 MRI와 같은 양상의 낭성 종괴가 관찰이 되었을 뿐 아니라 내벽결절이 의심되는 병변도 관찰할 수 있었다. 조영 증강은 거의 되지 않았다.

이상의 검사 결과에서 환자는 점액성 낭성 종양이 가장 의심이 되었으며 악성 가능성이 있어 외과적 절제를 시행받았다. 수술후 종괴 병리결과 내부에 원주세포로 이루어진 표면상피층을 가지고 내부에는 점액이 들어있는 저이형성 점액성 낭성 종양(mucinous cystic neoplasm with low grade dysplasia) 으로 확진되었다.

[그림 3] 초음파 내시경 검사에서 췌장 미부에 격벽을 동반한 경계가 분명한 원형 낭종이 관찰되며 내부에 결절이 의심되는 부위가 관찰된다

[그림 4] 절제 단면상, 내부에 점액을 가지는 4.5x4.0x2.5cm 크기의 다낭성 낭종이 관찰된다.
췌장의 낭성 종양은 크게 장액성 낭성 종양(Serous cystic tumors), 점액성 낭성 신생물(Mucinous cystic neoplasms), 줴관내 유두상 점액 종양(Intraductal papillary mucinous neoplasms), 고형 가유두상 종양(Solid pseudopapillary neoplasm) 네가지로 나눠진다. 이 중에서 과거 점액성낭선종(mucinous cystadenoma)로 불렸던 mucinous cystic neoplasm(MCN)은 세포 이형성(dysplasia)에 따라 저도, 중등도, 고도 이형성(low, intermediate and high grade dysplasia) 그리고 악성(invasive carcinoma)으로 분류된다. 40대의 젊은 여성에서 주로 발견되며 남성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MCN은 IPMN과 같이 점액을 분비하고 다양한 세포 이형성을 보여 이전에는 같은 종류의 종양으로 분류되어오다 최근 약 30년 전부터 조직학적으로 구분하게 되었다. IPMN과 구분하는 가장 큰 조직학적 특징은 상피 바로 아래에 세포밀도가 높은 간질층(stromal layer)이 있다는 점이다. 이 간질층은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수용체(estrogen/progesterone receptor)를 가지고 있어서 “난소 간질(ovarian stroma)”이라고 불린다. MCN은 IPMN 보다 드물고 췌관과 통해있지 않으며 췌관 보다는 외분비 실질에서 발생한다고 여겨져서 일부에서는 IPMN과 MCN을 췌관과의 연관성에 의해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MCN을 IPMN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난소 간질층의 유무이다.

[그림 5] 낭종의 내강은 췌관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화살표, H&E X40).
MCN은 단일 낭종인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CT 및 MRI에서 격벽이 있는 낭종의 형태로 나타난다. 대부분이 췌장 체부나 미부에 발생하며 두부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CE-EUS에서 조영 증강을 보이는 췌장암이나 내분비종양과 달리 MCN은 조영 증강이 거의 되지 않아 감별이 가능하다. 또한 내시경 초음파 유도하 세침흡인술(endoscopic ultrasonography guided fine-needle aspiration, EUS-FNA)을 동시에 시행해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낭종의 내부표면은 점액을 가지는 원주세포성 상피로 이루어져 있고 약 15% 에서는 석회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종양의 크기가 5cm 이상이거나 벽이 두껍고 불규칙한 경우, 내부에 내벽 결절이나 종괴가 있는 경우, 또는 낭종 벽 내에 석회화가 있는 경우 등에서는 악성화의 가능성이 있다.

[그림 6] 낭종의 내부는 점액이 들어있는 저도 이형성 원주세포로 둘러싸여있으며, 특징적인 `ovarian-type stroma'가 상피하층에 관찰된다(H&E X100).
MCN은 상당한 악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MCN 환자에서 악성 여부를 조사한 연구를 보면 11%에서 많게는 38%까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악성화 이전에 수술적으로 제거된 경우에 MCN의 예후는 매우 좋아서 수술이 가능한 MCN 환자는 수술적 절제가 권유되며 수술 후에는 재발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 다른 이유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중에서, 병변이 작고 우연히 발견된 경우에는 추적관찰이 필요하지 않으며, 흔하지는 않지만 악성 가능성이 있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에서는 내시경적 초음파 유도하 알코올 주입법(EUS guided alcohol ablation)으로 치료를 시도해 볼 수도 있다.

MCN은 대부분 40대 여성에서 췌장 체부나 미부에서 발생하고 따라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전에는 유병률이 높지 않았으나 최근 건강 검진이 증가하면서 점차 증가되고 있다. 본 증례는 MCN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우연히 발견된 췌장 낭성 종괴의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 병리학교실* (이승민·황태숙*·심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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