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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높은 문명의 길을 걷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높은 문명의 길을 걷다
  • 의사신문
  • 승인 2011.09.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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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성 - 이상향을 찾아가다〈하〉 - 차마고도(茶馬古道)

노순성 회장
2000년 전부터 세 개의 문명의 길이 동양과 서양을 이어왔다. 하나는 중국의 서북쪽에서 유럽으로 가는 실크로드(시안→란저우→둔황→두루판→우루무치→쿠처…)이며, 또 하나는 중국의 서남쪽에서 티베트 동남부를 지나 네팔과 인도, 유럽까지 이어지는 차마고도(Ancient Tea Road, Southern Silk Road)이고, 세 번째는 러시아와 발해를 잇는 모피를 교류하던 담빗길이다.

■차마고도(茶馬古道)!

마방(馬幇)이라 불리는 상인들이 말과 야크를 이용해 중국의 차(茶)와 티벳의 말(馬)을 교역하던, 해발고도 2000∼4000m가 넘는, 길이(長) 5000km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높고 험준한 옛길(황토길). 실크로드보다 200여년 앞서 BC 2세기 전부터 존재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로 중국 윈난성(雲南省) 서남부에서 시솽반나(西雙叛納)→쓰마오(思募)→쿤밍(昆明)→다리(大理)→리장(麗江)→샹그리라(香格里粒,中旬,중띠엔)→더친(德친), 또한 코스는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야안(雅安)→다두허→캉팅(康定)→더거(德格)에서 티베트로 넘어 네팔, 인도까지 뻗혀있다.

인도의 불교문화와 중국의 비단, 도자기, 종이, 문화가 차마고도를 통해 넘나들었다. 1000년 전 티베트 불교가 라싸에서 윈난, 쓰촨지역으로 전래되었고, 唐代, 元代, 明代, 淸代를 거치며 새로운 길이 열리고 연장되어 전성기에는 유럽까지도 진출했다. 지금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육로는 칭장공로(칭하이-티베트,시닝→거얼무), 신장공로(신장성-티베트), 진장공로(윈난-티베트. 214번 도로), 천장공로(쓰촨-티베트. 318번 도로)의 네 길이 있다. 네팔에서는 우정공로를 통해 티베트로.

시쌍반나는 윈난성 최남단. 미얀마 & 라오스의 경계지역에 위치. 북회귀선에 걸쳐 있어 왕관에 박혀 있는 玉 보석과 같은 식물 왕국으로 곤명에서 733km(차로 12시간) 떨어져 있다. 옛 차마고도의 길은 보이차의 중심지인 윈난성을 기점으로 거미줄처럼 퍼져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차마동남도'는 베트남과 태국으로 이어졌고, `차마남도'와 `차마서도'는 미얀마로 이어졌으며, `관마대도'는 동북쪽으로 길을 잡아 청두와 베이징으로 올라갔고, `차마북도(강차대도)'는 쓰촨을 기점으로 칭하이를 지나 라싸로 이어졌다. 그러나 차마고도의 뼈대는 윈난에서 티베트로 이어지는 `차마대도'였다. 2007년 7월에는 청해성(靑海省)의 시닝(西寧)→청해호수→거얼무→나취→라싸를 연결시키는 길이 1956km 칭장(靑藏)철도가 개통되어 청해성에서 라싸까지 27시간 소요된다. 북경에서 라싸까지는 4200km로 48시간이 소요된다.

눈에 덮인 5000m 이상의 설산(雪山, 옥룡설산과 합파설산)과 진사강(金沙江), 란찬강(瀾滄江), 누장강(怒江) 3강이 수천 km의 아찔한 협곡을 이루며, 그 중 진사강 호도협 구간은 차마고도 삼강병류 협곡의 핵심이며, 세계 3大 트레킹코스 중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힌다.

세 강이 이루는 삼강병류협곡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 길을 따라 물건을 교역하던 상인조직을 마방(캐러밴)이라고 하는데 수십 마리의 말과 말의 앞잡이인 간마런으로 이루어지며 교역품은 차와 말 외에 소금, 약재, 금은, 버섯류 등 다양했다. 차(茶)를 운반하고 물물을 교환하면서 이(異)민족의 문화와 종교도 옮겨져 뒤섞이고 어우러지게 되었으니 무역로이자 문명의 통로였고 가혹한 말(馬)의 길이자 힘겨운 삶의 길이었다.


중국의 차와 티벳의 말을 교역하던 가장 오래된 5000Km 교역로
둘째날 비탈길 달려 나시객잔 도착 등산화 질근매고 트레킹 시작
화창한 하늘아래 옥룡설산과 호도협의 장엄한 경관에 흠뻑 취해


리지앙(麗江)에서 라싸까지 가서 물물교환을 하고 돌아오는데 1∼2년씩 걸렸다고 한다. 길에서 병을 얻거나 굶어 죽거나 실족사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래서 나시족은 남자는 놀고 여자들만 일한다. 평소 남자들이 하는 일은 노는 일로 술과 차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 근래 들어 차마가도를 따라 포장도로가 많이 건설되었지만, 고도의 현대문명의 시대에도 차마고도는 아직도 일부 마방이 활동하는 중요한 교역의 통로이다. 겨우 말 한 마리 지나갈 정도의 1000m도 넘는 벼랑길에다 해발 5000m가 넘는 험한 길도 많았다. 새와 쥐가 다닌다는 뜻의 좁은 길, 조로서도(鳥路鼠道)라고도 한다. 차마고도의 한구간인 호도협의 지형상 특이성 때문에 윈난에서 생산된 보이차는, 오랜 저장을 위해 발효시켜 메주 크기의 덩어리로 만든 다음, 대발쌈(대나무 껍질이 습기를 막아주고 냄새를 걸러줌)에 싸서, 말과 노새에 싣고 캄(티베트 동부)까지 운송하는 동안 햇빛과 바람, 말 땀이 차의 발효를 도와 훨씬 맛이 좋아진다.

야크고기와 유제품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티베트인들에게 소화를 돕고 장내의 기름기를 제거하며 체액의 분비를 촉진하는 보이차는 물과 불처럼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외교와 군사적으로 팽창한 당나라(7∼10C)는 군사력 증강을 위해 말의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힘이 좋고 빠른 전투마는 티베트의 전신인 토번왕국의 특산품이었던바 서로 필요로 하는 차와 말을 맞바꾸는 서로가 만족하는 교역이 성사되었다.

첫째 날 저녁 6시 인천공항에 집합. 7시에 출국수속을 끝내고, 8시30분에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밤11시20분(한국시간 12시20분)에 성도국제공항에 연착. 항공기內 승객의 대부분이 한국인이다. 다음날, 즉 둘째 날 새벽2시에 성도市 4성급 호텔에서 잠깐 취침 후 8시에 호텔을 떠나 10시30분에 국내선으로 성도공항을 출발해 11시40분에 여강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1시 넘어서 점심식사 후 2시에 버스로 출발한 우리는 4시15분경 호도협 트레킹 베이스인 교두진에 도착하여 나시족 여장부가 운전하는 미니밴(빵차, 6∼7인승)으로 갈아타고, 경사가 30도가 넘어 보이는 시멘트 포장 외길(One Way) 비탈길을, 굽이굽이 `U'턴의 연속 산길을 15분간 마구 달려 호도협 트레킹 출발지점 나시객잔에 도착하니, 10평형 정도의 공터에 말이 여러 필 대기하고 있다. 우리는 승마를 거부하고 등산화를 질근 묶고 역사적인 차마고도 트레킹을 시작하였다.

1시간 30분을 잰걸음으로 오르고 28밴드 끝나는 지점부터 1시간을 차마객잔까지 달리듯 내려갔다. 고산 증세를 보여 중간에 말을 타고 가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고산 등산 경력자들이라 힘든 기색이 전혀 없다. 트레킹 시간은 총 2시간30분. 흐린 날씨에 벌써 어둠이 깔린다. 또 미니밴을 타고 오르막 비포장도로를 따라 구절양장 보슬비가 내리고 어두워진 산길을 전조등을 켜고 와이퍼를 작동하며 젖은 비포장 길을 달려가니 은근히 겁이 난다. 중도객잔에 도착하여 15명 일행 중 Lee SK 회장(70세)과 필자가 같은 방을 배정 받았다. 이 회장은 세계 각지의 고산등산, 오지트레킹은 물론 히말라야만 10여 차례 등산(길게는 한번에 80일씩 텐트 치면서 트레킹을 즐기는 마니아) 경력자다. 9시40분이 되어서야 늦은 저녁식사가 시작되었고 이 회장이 중국술과 토종오골계 2마리 값을 내고 미리 주문한 관계로 경주산악팀 9명을 제외한, 50대 부부 두 팀(대구의 산부인과 전문병원 Ryu HW 원장과 Han JY 사장)과 필자와 룸메이트 Lee 회장이랑 6명이 항상 식사 때마다 한 테이블에 같이 앉기로 합의를 보았다. 포식으로 원기보충을 마치고 기념촬영도 하였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우뚝 선 옥룡설산과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장관이라는데 날씨가 흐려 옥룡설산도 보이지 않아 아쉽다.

셋째 날 아침 7시 기상, 8시에 트레킹을 시작했다. 밤새 비가 온 관계로 공기청정, 차마고도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은 파랗고 구름 덮인 고도 5590m의 옥룡설산, 나시족과 장족 전통가옥들, 계단식 밭. 흰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옥룡설산과 합파설산의 위용, 호도협 계곡을 흐르는 진흙빛 진사강, 야생화를 감상하면서, 대나무 숲과 호두나무 숲을 지나 3시간을 걸어서 장선생님 객잔에 도착하니 오전 10시다. 30분간 휴식 후 급경사 길을 30분간 굽이굽이 걸어서 돌아내려 계곡의 밑바닥 중호도협에 도착하니 호도협을 굽이쳐 흘러가는 금사강(金沙江)은 폭이 좁고(30m정도), 물살은 매우 빠르고 험하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는커녕 시체도 찾기 힘들어 보인다. 사금이 많이 나서 붙여진 이름처럼 전 구간이 겨울을 제외하고는 금색이다.

사냥꾼에 쫓기던 호랑이가 바위에 올라 뛰어 건넜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호도협(虎渡峽 후타오샤) 절경을 한참 감상한 후 오르막길을 다시 40분간 걸어서 장선생님 객잔으로 돌아와 점심식사 후 9인승 미니밴을 타고 30분 후 신춘에서 하차. 10분간 비탈길을 내려가 진사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를 기다리는데, 건너편에서 소 4마리, 말 한 마리를 태워 건너와야 우리도 건널 수 있는데, 소들이 배를 안타고 도망 다니고 쫓고 쫓기는 소동 끝에 40분이 지나서야, 겨우 배를 타고 강을 건너 불과 3분 후 따쥐 선착장에서 하선하여, 가파른 비탈길을 40분 올라가니, 주차장에서 관광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3시에 따쥐를 출발하여 여강까지 88km를 교통정체가 심한 빗길을 달려 6시경 호텔에 도착하여 저녁은 호텔식으로 하고, 비 때문에 여강고성 관광일정을 취소하고 일찍 취침하였다. 함께 형제자매처럼 지냈던 Lee 회장, 류 원장·한 사장 부부가 벌써 그리워진다.

노순성(성북구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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