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공장의 풍경
정비공장의 풍경
  • 의사신문
  • 승인 2009.04.0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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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여파로 정비공장 추천 문의 늘어나

불경기 비슷한 것이 지속되자 자동차 업계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현대·기아의 영업소는 물론이고 수입차 매장 역시 어느 정도의 디스카운트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사려던 사람들이 그냥 1∼2년을 더 타겠다고 생각을 하면 그 만큼의 신규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여분의 차가 있으면 중고차 업체에 넘겨주기 때문에 중고차 매장은 차들이 증가한다.

하지만 중고차의 시장 역시 새로운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업자들은 차를 더 늘릴 수도 없다. 이런 이유로 중고차의 시세 역시 조금 낮게 책정된다. 몇일 전 신차로 바꾸면 차량의 세금부담을 70% 바꾸어 주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요즘의 상황을 반영해서인지 예상보다 빨리 발표됐다. 자동차 관련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 곳은 정비공장 정도다. 물론 예전만큼 잘되지는 않지만 차들은 고치거나 정비를 필요로 하고 소모품은 갈아야 한다. 엔진오일도 교환해야 하고 소모품도 갈아야 한다. 사고도 종종 일어난다. 차령이 2∼3년만 늘어나도 손볼 곳은 늘어난다. 고장이 나지 않는 차는 없다.

필자 주변의 지인들 중에도 호황일 때 비싼 차를 샀으나 시기가 맞물려 신차를 사는 대신 1∼2년 더 타는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가끔씩 물어오는 질문이 쓸만한 그레이 정비공장에 대한 질문이다. 직영공장은 너무 비싸고 카센터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경험이 있고 설비가 좋은 공장들을 찾고 있다. 메인터넌스 비용을 어느 정도 상식적으로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다. 예전만큼 돈을 붓기에는 차량대비 유지비가 너무 비싸졌다. 차량의 평가액이 내려갔고 중고로 팔기에는 아까우며 신차를 사려면 너무 많이 드니 탈없이 몇 년을 더 타고 싶어진 것이다(예전에는 신차의 질문이 더 많았다).

필자는 감당할 수 있는 공장을 알려주곤 한다. 일종의 대안인 셈이다. 차들은 워낙 튼튼하게 만들어져서 별다른 탈이 없다. 차령이 10여년을 넘는 필자의 차들도 별 탈이 없다. 요즘 소비자들의 불만이라면 정비 비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센터의 공장에 가려면 예약을 해야하고 수리비는 상당히 비싸다. 보증 기간이 끝나면 센터에 가기가 겁날 정도다.

동호회나 카페에 들어가 보면 일부 문제가 있는 센터들은 비난의 글로 가득 차 있다. 일부는 오해의 여지가 있는 글도 있지만 과잉정비가 의심되는 센터들도 있다. 정비센터는 고객서비스의 일환이 아니라 딜러의 수익을 올리기 위한 곳으로 변질했다고 의심할 만하다. 일정한 마진은 차의 유지에서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만 과연 롱런 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물론 아닌 곳이 더 많으며 정말 합리적인 곳도 있다. 이런 회사들은 약진을 거듭한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미국의 어떤 블로거는 토요타의 Dealership을 Stealership 이라고 비난했다. 거의 강도수준이라는 것이다. 토요타는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싸지는 않다. 메이커들은 정비비용이나 부품값들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왔다. 딜러들에게 일정한 마진을 보장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모품이나 부품도 자신들의 것을 쓰기를 강요하지는 않지만 규격을 정해 놓는다. 덕분에 아주 비싼 케이블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일정한 기간마다 교체하도록 규정한다. 소비자는 훈련된다. 엔진오일이나 변속기 오일도 반드시 어떤 종류를 사용하도록 규정한다. 수많은 제네릭 소모품(성분표시의 제네릭 약품과 같다)이 나와도 메이커들은 피할 구멍을 찾아낸다.

프리미엄 메이커로 올라오면 이런 경향은 더 심해서 BMW를 `Break My Wallet' 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는 자조적인 표현도 사용한다.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미국도 이 정도 수준이라고 한다.

시시콜콜해 보이는 이런 이야기들은 결코 중앙지에는 올라오지 않는다. 큰 파장과 오해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정식 리콜이 결정되면 짧게 올라오는 정도이며 사소한 정비비용 항의 같은 것은 기사로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녹는 곳은 이런 부분이다.

아무튼 공장들에 가보면 정비라는 것이 특별하지 않다. 파손이 일어난 차나 고장이 난 차를 정비하는 방법은 거의 같다. 일반적인 정비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나온 정비 매뉴얼을 갖다놓고 이것을 인쇄해서 검토한 다음 필요한 파트들을 주문하고 고치는 것이다. 아무리 고급차라고 해도 다른 방법은 없다. 필요한 자료와 부품이 없으면 고치지 못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반대로 부품이 있고 도큐멘트가 충실하면 고치지 못하는 차는 별로 없다. 결정적으로 어려운 엔진 같은 것은 바다를 건너간다.

상황은 딜러들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는 무언가 신비로운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의 믿음이 더 신비롭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기 때문인지 아니면 연식이 늘어나서인지 제네릭 파츠와 직수입 파츠의 질문을 가끔씩 받곤 한다.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합리적인 풍경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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