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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상처 볼 때마다 남알프스의 절경 떠올라
영광의 상처 볼 때마다 남알프스의 절경 떠올라
  • 의사신문
  • 승인 2011.09.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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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은 - 제9차 서의산 일본 남알프스 종주 산행기〈1-하〉

◇힘든 산행 끝에 드디어 기타다케 정상 올라
손영은 원장
이 종탑에는 사연이 있는데 오랫동안 대학입시에 떨어진 아들이 동경대학에 합격한 기념으로 등산을 왔다가 여기서 길을 잃어 사망했는데, 아들을 잃은 부모가 아들에 대한 그리움에 `길을 잃을 때는 종을 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다이몬자와 산장(1673m)까지 약 1400m의 고도를 내려와야 하는 지루하고도 긴 산행이다. 너덜지대의 하산길이고 체력도 떨어진 상태이므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중간 중간 계곡이 있었는데, 안개 끼고 비도 와서 길은 상당히 미끄러웠으며 급경사길이라 무척 힘이 들었다.

계곡을 건널 때는 나무나 쇠파이프로 얼기설기 연결된 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무척이나 미끄럽고 단단하지를 않아서 중심을 잘 잡고 조심해서 건너야 했다. 이 하산길에서 나는 부러진 나무뿌리에 한번 부딪쳐서 타박상을 입었다. 별로 세게 부딪힌 것도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산행을 계속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고도가 높고 산행을 계속 3∼4시간이상 하다 보니 무리가 되었나 보다.

점점 다리가 붓더니 통증이 심해져서 걸을 수가 없었다. 바지를 걷고 보니 울혈과 붓기가 장난이 아니었고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아팠으나 안 걸을 수도 없는, 참고 계속 걸어야만 했다. 다행히 30∼40분만 가면 산장에 도착한다고 하여서 탄력붕대를 감고, 통증을 참으면서 내려왔다.

남들은 타박상가지고 저렇게 아파하나? 하고 웃을지 몰라도 나는 이렇게 아픈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주사를 맞고 쉬었다. 이 상처는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부어있고 통증으로 많이 걸을 수가 없어, 내장산으로의 정기 산행도 가지 못 했다.

그렇게 힘들게 모두 지쳐서 산행 12시간 만에 다이몬자와 산장에 도착했다.

이 다이몬자와 산장(1673m)은 물이 풍부하여 세수는 물론 샤워도 할 수 있었다(5분에 500엔). 너무 물도 시원하고 일부 선생님들은 샤워도 했다. 우리는 산장 2층에 숙소를 배정받고 저녁식사를 했으며, 식사는 간단하게 밥과 미소시, 짠지 비슷한 반찬 2∼3가지만 있었다. 마지막날이라선지 전부들 맥주 파티를 했다. 모두들 남알프스 산행을 마쳤다는 안도감에서인지 기분 좋은 저녁을 보내며, 꽤 긴 시간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일부 대원들은 긴 산행에 피곤했는지 일찍 취침하신 대원도 있었다. 여기 산장도 마찬가지로 저녁 8시에 소등이었으며, 산장숙소는 비교적 넓고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내일 산행이 걱정됐다.


멋진 절경 뒤로하고 대원 모두 체력과의 싸움 속 묵묵히 하산
나무뿌리에 타박상 입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통증 심해져
우여곡절 끝 12시간만에 다이몬자와 도착해 무사 산행 축배



  ■ 8월6일(토)
오늘은 남알프스의 마지막 산행 날이다. 어젯밤 비가 왔지만 아침엔 그친 상태다. 산장의 창문사이로 일출을 볼 수 있었으며, 후지산까지도 잘 볼 수 있었다.

조식 후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했다.

오늘은 약 800m의 고도를 내려가야 했다. 울창한 나무숲을 지나고 좁은 산골짜기 길도 지나면서 계속 하산을 했고, 3개의 구름다리도 지나갔다. 구름다리는 흔들거려서 중심을 잘 잡아야 했다.

2번째 구름다리는 여럿이 아닌 혼자만 지나야하는데 더욱 무서웠지만 모두들 씩씩하게 잘 건넜다.
이렇게 약 3시간 정도 걸으니, 나리타 제1 발전소를 지나고 나리타다이이찌핫덴소를 지나면서 임도를 약 50분정도 걸으니 멀리서 버스가 보인다. 이제는 안 걸어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에 무척 반가웠다.

비로소 남알프스의 모든 산행이 끝난 것이다.
버스를 타고 약 15분쯤 가니 나리타 온천마을에 도착해, 3일 동안 씻지도 못한 몸을 온천물에 목욕하니 너무나 개운하고 피곤이 풀리는 듯했다.

점심식사는 온천에 딸린 식당에서 일본 전통의 메밀국수와 시원한 맥주를 겸했다. 모두들 산행을 사고 없이 잘 한 탓이지 아주 만족해했다.

버스로 약 4시간 이동 후 시즈오카의 아소시아호텔에 도착했다. 관광을 갔던 가족들과 해후를 한 후 약 1시간동안 쇼핑 후 저녁식사를 했다. 그동안 제대로 먹지 못하여선지 고기 뷔페였는데 엄청 많이 먹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8월7일(일)

시즈오카공항 출발, 인천공항 도착.

2011년 8월 3∼7일(4박5일) ; 총인원 22명(가족 7명+가이드 1명 포함)

손영은<강북 세연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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