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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차종 이야기 - BMW 〈3〉
프리미엄 차종 이야기 - BMW 〈3〉
  • 의사신문
  • 승인 2011.09.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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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심장 `M 10'을 만든 알렉스 팔켄하우젠

알렉스 팔켄하우젠(Alex von Falkenhausen)이라는 사람은 필자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 중의 하나다. BMW 의 M 디비전을 만들기도 했고 BMW의 심장 M10 엔진을 만들었으며 본인 자신이 레이서이기도 했다. 빼어난 엔지니어이자 레이서였던 것이다. 자동차도 탔고 모터사이클도 탔으며 우승도 했었다. 한때는 BMW 328을 타고 유럽의 레이싱 대회를 누비고 다녔다.

원래는 군인집안에서 태어났다. 독일에 팔켄하우젠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군인들이 많은 것은 집안의 내력이다. 가족들은 군인이 되기를 기대했으나 정작 10대의 알렉스 팔켄하우젠은 모터스포츠에 빠지고 만다. 처음에는 모터사이클에서 출발하여 자동차 레이싱으로 빠져들었다. 레이싱에 빠져 고등학교를 쉬기도 했으나 2년후 복귀하여 졸업하고 기계공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뮌헨 기술 대학에서는 메써슈미트의 제자였다.

BMW에는 1934년에 엔지니어가 아니라 레이싱 드라이버로 입사했다. BMW에서는 자신이 모터사이클을 만들어 타기도 하는 괴짜 드라이버이기도 했고 나중에는 모터사이클을 설계하기도 했다. 1937년에는 1주일짜리 장거리 오프로드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는데 이때의 등장한 개념이 리어 서스펜션이었다. 그 이후에는 BMW의 모터사이클의 주 설계자이자 테스트드라이버로 활동했다. 아무튼 당시 BMW의 모터사이클은 개념이나 성능에서 최고수준이었고 2차 대전 때는 전장의 강력한 운송수단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BMW의 레이싱카들을 개조하여 대회에 출전하는 Alex von Falkenhausen Motorenbau(AFM)라는 회사를 만들어 경영했다. 몇 개의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결국 1954년 BMW로 돌아가 레이싱 디비전에서 기술개발에 들어간다. 이 시기에도 구형의 BMW328을 타고 랠리에 나가기도 했고 BMW600으로 레이싱에 참가하기도 했다.

1957년이 되자 BMW의 엔진책임자가 되었고 BMW 700의 엔진을 담당했다. 700은 많은 모터레이싱에서 우승했고 본인도 레이싱에 참가했다. 사실상 700의 엔진은 모터사이클 엔진이라고 보아야 한다. 같은 해에 BMW의 미래 차종을 위한 엔진을 설계하게 되면서 팔켄하우센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게 된다. 사실상 이때까지 BMW에는 쓸만한 자동차 엔진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낡았거나 모터사이클의 엔진을 개조한 엔진이거나 콘셉트 모델 수준의 엔진들이었다. 물론 8기통의 고성능 엔진도 있었으나 당시에는 너무 큰 엔진이라고 보아야 했다. 쓸만한 핵심적인 엔진이 없었던 것이다.

경영진은 앞으로 나올 New Class 차종을 위해 1300cc 엔진을 개발하라고 지시했으나 팔켄하우젠은 미래를 위한 엔진으로는 너무 작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신 1500cc의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을 거친 끝에 1500cc의 새로운 엔진을 개발했으며 원래 의도했던 대로 이 엔진은 1800cc나 2000cc까지 쉽게 보어업 할 수 있었다. 엔진의 원안이 나오자 또 논란에 휩싸였다. 너무 단가가 비싼 엔진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당시로서는 OHC 를 쓰는 엔진은 드물었던 것이다. 타이밍체인도 사용됐다. 그리고 특이한 방식의 연소실은 헤드의 제작단가를 높일지도 몰랐다. 대신 엔진은 고속에서도 진동을 일으키지 않고 내구성이 아주 좋았다. 이 엔진의 이름은 M10 이라고 불렀다. 경영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몰아붙인 덕분에 M10이 생산될 수 있었다.

1500cc의 M10이 탑재된 첫 번째 차종이 BMW 1500이었다. 그 다음에 1800과 2000 같은 차들이 나왔다. 1500부터 상업적으로 성공했고 다른 차들과는 달리기 성능이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M10 블록은 BMW의 모든 차종에 부착되어 1980년대 말 단종되기 전까지 350만개 정도가 생산됐다. 20여년을 버틴 셈이다. 중간 사이즈까지의 3시리즈와 5시리즈의 차들은 모두 M10을 탑재한 셈이다. 물론 이 엔진을 좋아하는 매니아 때문에 지금도 상당수의 M10 엔진을 단 차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니까 BMW = 잘 달린다는 등식이 성립한 것은 M10 덕분이다.

M10은 BMW를 투어링 레이스의 강자로 만들었고 M10 엔진을 개조한 차로 팔켄하우젠은 팀을 관리하기도 하고 자신도 레이스에 참가했다. 정작 나이가 69세였을 때에도 레이싱에서 우승한 적이 있었다. 놀랄만한 기록으로 보아도 좋다.

1500 이후 BMW는 승승장구하여 벤츠와 대등한 회사로 성장했다. 물론 팔켄하우젠 말고도 걸출한 인물들이 많았다. 하지만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을 만든 것은 커다란 공로이고 BMW의 미래의 DNA를 바꾸어 놓았다. Sheer Driving Pleasure라는 BMW의 슬로건은 좋은 엔진이 없으면 아예 불가능한 꿈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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