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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해외산행…설레임 반 두려움 반 등정길 올라
4번째 해외산행…설레임 반 두려움 반 등정길 올라
  • 의사신문
  • 승인 2011.09.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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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은 - 제9차 서의산 일본 남알프스 종주 산행기〈1-상〉

◇일본 남알프스 정상 기타다케에서 등반대원들과 기념촬영.
손영은 원장
서의산의 9차 해외산행인데 나에게는 일본의 후지산, 타이완의 합환산,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산에 이어 4번째 해외산행이다.

■8월3일(수)
휴가인파의 인천공항 혼잡을 이유로 오전 6시에 인천공항에 집결하였다.
인원점검과 함께 짐을 부치고 오전 10시45분 비행기에 탑승 후 1시간45분 만에 일본 시즈오카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버스에 타고 아시야스로 향했다. 휴게소에서 우동을 곁들인 일본식 점심을 먹은 후 약4시간 걸려 아시야스의 이와조노칸 숙소에 도착했다.

산행에 필요한 갈아입을 옷들과 비상식 등을 제외한 다른 짐들은 타고 온 버스에 도로 보내 보관해야 한다기에, 료칸에 도착하자마자 짐정리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생각을 잠깐 잘못 하면 산행에 필요한 비상식이나 옷들이 모자라거나 갈아입지 못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해야 했다. 나는 깜박 실수로 마지막 날에 갈아입을 옷을 못 챙겨서 입던 옷을 계속 입어야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짐들을 보낸 후 야외 온천을 하여 피로를 풀고, 일본식 저녁식사를 했다. 앞으로의 산행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흥분, 걱정으로 맥주와 사케를 마셨고, 내일 아침 기상을 위해 일찍 취침했다.


■8월4일(목)

오전 6시에 기상, 7시에 조식을 한 후에 산행을 위한 각자의 도시락을 챙기고 료칸을 출발했다. 미니 버스를 타고 천길 낭떨어지의 좁은 외길도 지나면서 몇 개의 터널을 지나, 출발 약 50분후 히로가와라(1529m)에 도착했다. 주의사항을 듣고, 배낭점검하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드디어 산행을 시작했다(9시20분).

날씨는 화창하고 생각보다는 더웠다. 가이드가 `물은 1리터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지만 나는 땀도 많이 흘리고 생각보다 더울 것 같아 2리터를 챙겼다. 산행 시작 초반부터 급경사인데다가 날씨도 더워서 힘이 들었다. 오늘은 고도를 1000m를 올라가야 하고 산행시간도 길어 체력의 안배가 중요하고, 고산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천천히 오르면서 호흡조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가이드 바로 뒤를 따라가기로 했다. 쳐지지 않고 다른 회원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이다.

계속 계곡을 따라 올라갔고 더운 날씨로 인해 무척 땀이 많이 났고 물도 많이 필요했다. 모자란 물은 일부 계곡물로 보충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만년설을 볼 수 있었다. 계곡 중간쯤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주먹밥이었고 맛이 있었으나 양이 많았다. 남겨진 쓰레기는 모두 본인이 2일이나 갖고 있어야 하므로, 양이 많건 적건 일단은 남기지 않고 전부 먹어야 했다. 약 30분간의 점심 및 휴식 후 다시 오르막길을 약 1시간 정도 오르니 기타노고야능선에 도착했다.


산행 초반부터 급경사…가이드 바로 따르며 체력안배 신경
3000m 기타노고야 산장 지나 1시간 후 기타다케 정상 올라
기쁨도 잠시 다시 빗속을 걸으며 기타다케 산장으로 하산

 

◇노우토리다케에서 하산중 만난 노란색 종탑.
여기서 산장까지는 아직도 약 1시간 정도를 더 가야한다. 능선길에 올라 뒤돌아보니 어떻게 올라왔나 싶을 정도의 급경사의 오르막길의 험한 길이다.

기타노고야 산장(3000m)에서는 뒤쳐진 대원들과 야생화 사진 촬영으로 늦어진 대원을 기다리느라 약 30∼40분을 소요했는데, 고산지대라선지 싸늘한 바람에 춥고 한기가 들 정도였다. 조인혜 선생님은 너무 추워서 입술이 파래질 정도였다. 우리는 기다리는 동안 산장에 있는 나무로 만든 탁자와 의자에서 혹사시킨 발에 휴식을 주기 위해 배낭에 발을 올리고 누워있었다.

이후로는 물을 보충할 만한 곳이 없으므로 물이 모자란 선생님은 여기서 물을 사야했다(500ml 병에 400엔). 약1시간의 산행 후 오후 4시30분경 기타다케(北岳) 정상(3193m)에 도착했다. 일본에서 후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다.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다시 하산길에 나섰다. 오늘 저녁 묵을 기타다케 산장까지는 바위가 많은 너덜지대를 약 1시간 정도 더 가야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모두 비옷으로 갈아입고 걷는데, 덥기도 하고 체력도 많이 소모해서 갈수록 힘이 든다. 모두들 지친 표정들이다. 오후 6시경 드디어 기타다케 산장(2900m)에 도착했다. 숙소배정을 받느라고 기다리는 동안 산장 밖에서는 갈증을 해소하느라 맥주를 마셨다.

2층으로 구성된 산장은 무척 넓었으나 우리가 늦게 도착했으므로 1층은 빈자리가 없어서 다락방 같은 2층에 배정됐다. 천장이 너무 낮아서 앉아 있을 수도 없었으며 잠깐만 생각을 안 하면 머리나 이마를 천장이나 기둥에 부딪치기 일쑤였다. 김진민 선생님은 이재일 선생님 물통을 꺼내주다 부딪쳐서 이마에 혹이 났고 너무 아파 정신을 치릴 수가 없다고 하였다.

여기 산장에서는 물이 모자라서 세수나 샤워는 할 수 없고, 양치만 할 수 있다고 했다.

먹는 물도 1리터까지는 공짜이고 그 이상은 100엔을 받았다. 그래도 여기서는 커피도 팔았다. 저녁을 먹고 맥주 한잔씩 한 후 소등이 8시 이므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전체 산행시간은 10시간이었다. 내일은 하산길이 급경사이고 너덜지대라 시간이 더 걸릴 거라고 했다.


■8월5일(금)

오전 6시에 기상 후 아침을 먹은 후 7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약간의 비가 내리는 날씨라서 길이 미끄러우므로 조심해야 했다.

산장에서 오르막길을 올라 1시간정도 가면 나까시네야마(3055m)에, 여기서 약 1시간 정도 올라가면 아이노다케(3189m)에 도착하게 된다.

이미 비는 멎어있었다. 아이노다케에 가면서는 계속 좌측으로 멀리 후지산이 보였는데 안개에 의해 가렸다 보였다를 반복했으며, 모두들 후지산을 보며 사진을 찍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

뒤돌아보면 멀리 아래로 빨간 지붕의 기타다케 산장이 그림같이 예쁘게 보였으며, 비가 멈추면서 무지개까지도 보았다. 한국에서는 언제 무지개를 봤는지 기억도 안 난다.

급경삿길을 계속 내려가니 약 1시간정도 지나 노우토리고야 산장(2804m)에 도착하여 모자란 물을 사고 다시 산행을 시작해 오르막길을 다시 올라 니시노우토리다케(3050m)를 지나 노우토리다케(3026m)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했다.

다시 하산을 시작하고 가는 길에 에델바이스 군락지를 보았다. 너무 날씨가 더워서 중간에 약 30분정도의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으나 더위로 인해 쉬지 못하고 다시 산을 내려오기로 했다.

조금 더 내려오면 노란색의 종탑을 지나게 되는데, 이 지역은 워낙 안개가 많이 끼어서 길을 잃기가 쉬운 곳이라 해서 길을 잃지 말라는 신호로 종탑을 만들어 놨다고 한다.

손영은<강북 세연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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