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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 PRP이용 회전근개 복원 연구결과 국내 첫 보고
보라매병원, PRP이용 회전근개 복원 연구결과 국내 첫 보고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1.08.25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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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P_B,C,D사진의 순서로 힘줄(하얀색)과 뼈(노란색) 사이에 A사진에 있는 젤 형태의 PRP를 삽입하는과정

자기 혈액으로 회전근개 파열 치료시 기존 수술에 비해 재파열률이 절반으로 감소되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즉, 타이거 우즈와 하인즈 워드의 부상치료에 사용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차세대 재생 촉진 치료제인 혈소판 풍부 혈장(이하 PRP, Platelet-rich plasma)을 이용한 회전근개 복원수술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국내 최초로 보고됐다.

서울시보라매병원(원장 이철희 서울의대 교수) 관절척추전문센터 조현철 교수팀은 통상 오십견으로 불리는 중년 이후 어깨 관절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인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PRP의 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PRP를 이용한 회전근개 복원 수술이 일반적인 회전근개 복원 수술에 비해 수술 후 치유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PRP를 이용한 회전근개 복원술에 관한 국내 최초의 성과인 이번 연구는 세계적으로는 3번째 연구로 정형외과 및 스포츠 의학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지인 <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11년 7월호에 게재됐다.

조현철 교수팀에 따르면 회전근개 파열 환자 42명 중 19명을 대상으로 PRP 수술을 시행하고 23명은 일반적인 내시경 복원술을 한 결과, 평균 19개월 이후에 PRP를 이용한 회전근개 복원술의 재파열률이 26.7%로 PRP를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의 재파열률 41.2%보다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근개는 어깨에 있는 4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에 있는 힘줄로 팔을 위로 들어 올리거나 어깨에 고정시켜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가 닳아서 구멍이 생기는 회전근개 파열은 최근 질병의 발생 빈도와 수술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으로, 미국 통계상 65세 이상 인구 중 22%가 회전근개 파열을 앓고 있으며 10년에 2.69배씩 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수술 건수는 연간 30만회 이상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회전근개의 퇴행성 변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흔히 오십견으로 알려진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최근 스포츠 활동 등의 증가로 젊은 연령층에서도 회전근개 파열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단 자기 공명 영상 등을 통하여 파열로 진단이 되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회전근개 파열의 내시경 복원술 결과는 양호한 편이나, 파열의 크기와 만성도에 따라 봉합 부위가 재파열되거나 새로운 파열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록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하였으나 PRP가 복원술 후 재파열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라매병원의 의료진이 회전근개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특히 PRP 그룹은 대파열과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의 비율이 46.7%로 대조군의 17.6%보다 많아 크기에 따른 임상 결과 및 재활 치료 계획의 차이 등을 고려한다면 PRP 수술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수술 후 3개월을 간격으로 6회 이상 두 그룹을 비교했을 때 통증, 운동범위, 강도 등 전반적인 만족도에서는 두 그룹(PRP 수술과 기존 수술)사이에 차이가 없었으며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직 재생능 등을 비롯한 PRP가 가진 여러 종류의 큰 잠재적 가능성을 고려하면, 향후 PRP가 회전근개 파열뿐 아니라 오십견의 또 다른 원인인 유착성 관절낭염을 비롯한 다양한 어깨 관절의 치료와 함께 무릎 여타의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PRP는 혈액의 세포 중 하나인 혈소판을 고농도로 농축한 것을 말한다. 혈소판에는 조직의 치유를 촉진하는 여러 종류의 성장 인자들이 함유되어 있는데, 혈소판을 농축하면 곧 그 안에 함유된 여러 성장 인자를 고농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손상된 조직의 치유와 재생에 도움을 둘 수 있다.

현재 PRP는 의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12월 세계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PRP의 활용에 대한 입장을 긍정적으로 발표할 정도로 의학계의 핫 이슈이다.

이와관련, 조현철 교수는 “PRP는 줄기 세포와 함께 21세기 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재생 의학 (regenerative medicine)’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큰 가능성을 가진 차세대 치료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 “골, 연골, 힘줄 및 인대 등 근골격계의 질환의 치료 뿐 아니라,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안과, 외과, 흉부외과 등 조직의 손상과 재생을 다루는 거의 모든 의학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향후 줄기 세포와 조직 공학 등에도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어 그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가 의료 산업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은 높은 진입 장벽이 있는 합성 신약 분야나 인공 관절 등의 의료 기기 시장보다는 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이 시기에 줄기세포나 PRP와 같이 잠재적 유용성이 매우 큰 생물학적 제재(biologics)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대학병원급의 대형병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고가의 장비를 이용해 혈소판 풍부 혈장을 제조했지만 그 시스템에 따라 PRP의 특성 및 품질에 큰 차이가 나므로 의원급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PRP 제조 시스템의 국산화가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 4대 통신사 중 하나인 영국 로이터(Reuters) 통신에서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PRP 연구의 선두 주자인 조현철 교수는 1,000회 이상의 회전근개 복원 수술을 시행한 어깨 관절 수술의 전문가로 국내 임상 의사 중에서는 드물게 자체적인 기초 연구실 및 연구진(Stem Cell & Orthopedic Research Lab)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PRP 관련 기초 및 임상 연구를 진행해 왔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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