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차종 이야기 - 벤츠
프리미엄 차종 이야기 - 벤츠
  • 의사신문
  • 승인 2011.08.1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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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안전장치 업계표준으로 이끌어

얼마 전 우리 집사람이 필자의 중요한 장난감인 자동차 한 대를 사고 내 폐차시키고 말았다. 알파로메오 166은 구하지 못했지만 같은 차체와 엔진을 갖고 있는 란치아 카파는 정말 중요한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며 몰고 다녔다.

탈시간도 없어서 별로 타지도 못한 차였는데 혼자서 몰다가 앞에 서 있던 혼다를 추돌하고 말았다. 나중에 사고 내용을 보니 논스톱으로 조수석쪽 오프셋 30∼40% 정도에서 들이 받고 말았다.

앞차는 트렁크가 푹 들어간 수준이지만 내차는 엔진 마운트가 밀리고 차체가 변형이 올 정도의 사고였다. 속도는 40∼50Km 정도로 추정했다. 에어백이 터지고 잠시 기절하다시피할 정도가 되어 삼성의료원에 실려 갔다고 한다. MRI 검사까지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얼굴은 부었고 작은 찰과상이 있었지만 별다른 이상은 나오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상당히 위험한 사고겠지만 요즘은 차들이 크럼플존을 도입하고 에어백 같은 안전장치로 무장하고 있어서 웬만한 사고가 아닌 한 걸어서 나온다. 이번의 사고처럼 조금 큰 사고도 가벼운 찰과상 정도로 끝나고 만다. 이럴 때는 차량의 안전장치를 업계표준으로 만들어준 벤츠라는 회사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사고가 나면 차량은 다치기 쉬운 요소가 상당히 많다. 이런 요소들을 꼼꼼히 살펴서 결정적인 손상을 피하게 만들려면 검토와 궁리를 거듭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개선하다보면 고쳐야 할 것이 많아진다. 그러다보니 차량의 가격은 비싸지지만 여유가 있다면 안전한 차를 사는 것이 낫다. 한때 벤츠의 자랑은 안전성이었다.(요즘은 다른 차들의 약진으로 조금 이런 이미지가 바래긴 했지만) 안전하니까 조금 비싸더라도 타는 편이 나은 것이다. 그리고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벤츠는 안전성에 집착했다. 안전을 목적으로 차에 설치된 안전 장비들은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다.

차를 실제로 사고와 비슷한 상황에 투입하여 사람과 비슷한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면 어디가 취약한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아니면 실제 교통사고를 분석하기도 한다.

무릎 부분이 열쇠고리에 걸려서 크게 다치기도 하고(그래서 사브는 키가 운전대 앞이 아니라 콘솔박스에 달려있다) 핸들이 배나 가슴을 치기도 한다. 에어백이 안 터지면 핸들은 가까이 있는 아주 위험한 물건이다. 그래서 핸들은 속에 휘어지는 철심을 변형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감싼다. 핸들에 세게 부딪히면 핸들은 변형되어 운전자를 보호한다. 예전에는 큰 추돌 사고가 나면 심장의 좌상이 심하게 오곤 했다. 핸들이 변형을 일으켜도 운전자를 심하게 가격할 가능성이 있어서 핸들의 축은 심한 수직 충격이 오면 속에서 변형을 일으켜 쑥 들어가면서 운전자를 보호한다.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사고가 나면 이런 보호 장치들이 작동해야 하는 것이다.

운전 도중 무릎의 부상은 예상보다 많다. 예전의 대책은 무릎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발포수지로 감싸는 것이다. 그냥 쇠에 닿는 것보다는 부상이 덜하기는 하지만 안전성을 따지기 시작하면 그냥 놓아둘 수가 없다. 이때는 작은 에어백으로 무릎도 보호한다. 차의 가격은 또 조금 더 올라간다.

측면 추돌이 일어나면 머리를 벽이나 필라에 부딪힐 수도 있는데 이때는 측면에도 에어백이 터져야 한다. 처음에 이 부품은 상당히 비쌌다. 대량 생산하면서 부품가격이 내려가긴 했지만 싸지는 않다. 하지만 기왕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하니 차량의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에어백을 붙여야 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뒷좌석은 승객이 앞 시트에 부딪힐 수도 있으니 에어백을 더 추가해서 뒷자리의 승객도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뒷좌석에도 측면 에어백이 있는 편이 나으니 또 추가가 일어난다. 그러면 에어백과 센서들은 무척 많아지게 된다. 도대체 몇 개가 되는지 알 수도 없게 된다. 원래 에어백은 1990년대 초반만해도 executive class에도 운전석에만 있는 경우가 많았고 1980년대에는 벤츠에도 옵션이었으나 1990년대 초반에 옵션이 아닌 표준으로 자리를 잡게 만들었다.

ABS가 붙어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TCS나 ESP도 들어가 있는 편이 나을 것 같으니 벤츠는 이런 장비도 개발했다.

리스트를 추가하다보면 차량의 가격은 상승하고 부품은 많아진다. 그리고 보시(Bosch)처럼 부품을 조달해주는 메이커는 할 일이 아주 많아진다. 다른 메이커들도 라이선스를 받아 안전장치들을 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장치들이 모두 들어가 있으면서도 디자인을 우아하게 유지하는 작업은 많은 생각과 시행착오를 거친다. 벤츠의 업적이라면 이런 작업의 개척자라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사실 앞차에 대해 주의하는 것이 가장 좋은 안전대책이었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다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필자는 중요한 장난감을 잃어버렸지만 사람은 무사했다.

입원해서 병수발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카파를 망가뜨린 일에 대해 잔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망가진 카파는 친구에게 파츠카로 선물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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