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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1호 개원의, 타자기 발명가 - 공병우
안과 1호 개원의, 타자기 발명가 - 공병우
  • 의사신문
  • 승인 2011.07.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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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기계화·전산화 개척 및 맹인 재활사업도 펼쳐

공병우(公炳禹)
공병우(公炳禹)는 1906년 평안북도 벽동군에서 6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우리나라 안과 개업의사 1호이다.

1926년(만20세)에 조선의사 검정시험에 합격하였으며 1936년에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38년에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서 한국인으로서 첫 안과의원을 개원하여 1980년 폐업까지 42년간 그 유명한 공안과를 개업하였다.

슬하에 3남 6녀를 두었으며 둘째 아들 공영태가 연세의대(1972년 졸업)를 나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현재도 그 자리에서 안과 개업을 계속하고 있다.

공병우는 안과의사로서도 유명했지만 `공병우 한글타자기'는 오히려 안과의사 명성을 훨씬 능가하는 발명품이었다.

지금은 컴퓨터시대에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타자기이지만 광복 후 공병우타자기는 영문타자기 언더우드(Underwood)와 쌍벽을 이루는 한글타자기였다.

1949년 첫 한글타자기 시제품 3대를 언더우드 타자기회사에 의뢰하여 제작을 시작하면서 그 유명한 `공병우타자기'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타자기 개발과 안과 개업 두 가지 토끼를 잡는데 심혈을 기울여 두 가지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1956년에는 안과 전문의 자격도 얻었다.

선생이 한글타자기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재미있다. 광복 후 일본 교수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후 후진양성을 위해 안과 책을 한글로 번역해 보겠다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1943년에 펴낸 `소안과학'이 그것이다.

번역한 원고를 두 사람의 조수에게 정리를 맡겼으나 두 사람의 필체가 전혀 다를 뿐 아니라 흘린 글씨체를 알아보기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필요성을 느낀 것이 타자기였다.

그외 에도 1958년도에는 미국에서 콘택트렌즈를 도입하여 국산화 하였으며 1960년에는 서울맹인부흥원을 설립하여 맹인들의 재활사업을 돕는 일도 착수하였다.

한글타자기와 관련하여서는 1962년도 한글학회 부설 한글기계화연구소를 발족하면서 한글기계화지라는 잡지도 발간한 바 있다.

1965년도에는 한국콘택트렌즈연구소도 설립하였고 같은해에 공안과의 천호동 분원도 세웠다.

1967년에는 한글 텔레타이프를 개발하여 치안국에 설치하여 주었다. 1968년에는 한·영겸용 타자기를 개발하였다.

1970년도 후반부터는 사진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기 시작하여 매년 공병우사진집을 발행할 만큼 사진에도 일가견을 갖게 되었다.

1979년에도 일본어·로마자 겸용 3단 타자기를 개발하여 일본에서 특허를 받기까지 하였다.

선생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어 보인다. 정식으로 의과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안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일 이외에도 안과의사로서 명성보다 몇 배나 더한 “공병우타자기”를 비롯하여 사진예술의 대가에다 맹인재활사업까지 펼친 글자 그대로 팔방미인이었다.

예전에 한국일보에서 한국의 10대 고집쟁이를 뽑았는데 1위가 이승만, 3위가 최현배, 6위가 바로 공병우였다.

후세에 선생의 생활철학을 `공병우식'으로 명명한 것도 이러한 외골수적인 시작하면 끝을 보고 마는 인생역정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그의 공적은 국가는 물론 많은 사회단체에서 수를 헤일 수 없을 정도로 표창을 수상하였다.

대통령 표창수상·국회의장상 수상·문화공보부장관상 수상은 물론이고 외솔문화상·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창을 비롯하여 1987년에는 제 1회 서재필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또 1987년에 한글의 전산화를 개척하기 위해 `한글문화원'을 설립하고 원장을 맡았으며 1995년 폐렴으로 별세할 때까지 문화원을 이끌고 있었는데 만 89세를 산 셈이다.

유언을 남겼다. 안과의사답게 본인의 각막을 기증하여 두 사람에게 세상 빛을 보게 하였으며 탄신 100주년이 되는 2006년까지 그 중 한분은 이식된 각막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후에도 봉사정신을 끝까지 지킨 표본 같은 인물로 우리 의료계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집필 : 김병길(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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