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현악오중주 C장조 D.956, 작품163
슈베르트 현악오중주 C장조 D.956, 작품163
  • 의사신문
  • 승인 2011.07.0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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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선율 가득한 현악오중주의 `으뜸'

실내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수많은 실내악곡들 중 슈베르트의 현악오중주를 으뜸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위대한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자신의 장례식 때 이 곡의 느린 제2악장을 연주해달라고 청하였고, 바이올리니스트 조셉 선더스는 자신의 무덤 비석에 이 곡 제1악장의 제2주제를 새겨 달라고 하였다.

음악학자 호머 울리히는 그의 저서에서 슈베르트의 현악오중주를 가리켜 “고귀한 이념과 아름다운 선율, 다양한 분위기에 있어 이 작품에 필적할 만한 작품은 없다.”고 평하였을 정도로 이 작품은 많은 음악가들에게 각별한 영감을 전해준 걸작이다.

그의 생애가 끝나가던 1828년 9월 이 작품을 작곡한 슈베르트는 자신의 삶을 불과 49일 남겨놓고 출판업자 프로스트에게 신작 출판에 대해 편지를 쓴다. “최근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와 하이네의 시에 의한 몇 개의 가곡들을 작곡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바이올린 2대와 비올라 1대, 첼로 2대를 위한 오중주곡을 처음으로 썼습니다. 소나타는 얼마 전 연주했는데 평이 좋았고 현악오중주곡은 몇 주 후에 초연될 예정입니다. 이 작품에 관심이 있으시면 부디 제게 연락바랍니다.” 그러나 슈베르트는 그해 11월19일 빈의 허름한 다락방에서 31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의 작품 중 일부만이 연주되거나 출판되었고 나머지 작품들은 그의 친구들이나 친척의 책장에 방치되어 있었다. 이 현악오중주도 그가 떠난 지 2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세상에 알려지게 되는데 당대의 무관심으로 이 작품의 자필악보는 오늘날 남아 있지 않다. 지금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악보는 1853년 디아벨리 출판사에서 나온 악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악보에는 일부 오류도 발견되었으나 이를 교정할 만한 원본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현악사중주(바이올린 2대, 비올라, 첼로) 편성에 첼로를 추가했다. 대부분의 오중주에는 비올라가 추가되지만 슈베르트는 뜻밖에도 첼로를 택했다. 첼로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제1악장에서 두 대의 첼로가 서로 어우러지는 푸근하고 따스한 선율의 주제를 듣다보면 그 이유는 금방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첼로는 때로는 테너가수가 오페라의 아리아를 부르는 듯 화려한 음색으로 수를 놓다가 때로는 바리톤처럼 깊은 저음의 가곡을 부르며 듣는 이의 마음을 저미게 한다.
 
슈베르트는 이 곡보다 2년 전에 작곡한 현악사중주 D.887에서 현악기들의 트레몰로로 화려한 음향을 품어냈는데 이보다 더 다양한 표현법을 구사하면서 마치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다채로운 음향을 이 곡에서 선보이고 있다.

△제1악장 Allegr ma non troppo 편안한 장조 화음과 뭔가 뒤틀린 단조 화음이 교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낭만적 성격을 보인다. 슈베르트 말년의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으로서 신비롭고 영적이면서 자신의 불안한 심정을 섞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두 대의 첼로에 의해 연주되는 제2주제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화창한 봄날처럼 매우 따스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나타내면서 마음의 평화를 선물하듯 아름다운 선율을 그리고 있다.

△제2악장 Adagio 첼로의 피차카토가 어우러지면서 영감으로 가득 찬 화음이 연속되면서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는 깊고 풍부한 선율로 자신의 죽음에 대해 뭔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듯 애처롭기만 하다. 그러다가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슬픔과 격정을 폭발시킨 후 극도의 여린 음으로 마무리하면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감정의 기복을 생생하게 나타내고 있다.

△제3악장 Scherzo. Presto-Trio. Andante sostenuto 시골풍의 춤곡으로 시작하지만 중간 트리오 부분에서 템포가 느려지면서 다시 우울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선율은 극단적인 대조의 원리를 보여주면서 교향악적인 활력에 넘쳐 실내악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 △제4악장 Finale. Allegretto 헝가리풍의 무곡적인 주제로 시작하면서 마지막부분에서는 매우 빠른 템포로 감정이 격앙되면서 밤하늘의 불꽃처럼 화려하면서도 압도적인 결말로 막을 내린다.

■ 들을만한 음반 : 멜로스 사중주단, 로스트로포비치(첼로)[DG, 1977]; 빈 필 8중주단[Decca, 1968]; 알벤베르그 사중중단, 안드레아스 쉬프(첼로)[EMI, 1982]; 아마데우스 사중주단, 월리엄 프리드(첼로)[DG, 1967]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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