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윤창겸 부회장이 오늘(4일)자로 전격 사퇴했다.
윤창겸 부회장은 오전 11시경 발표한 사퇴 성명서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회의 중 집행부의 인책 총사퇴와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 결정 등에 필요한 효율적인 시스템 마련을 요구했지만 오늘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사퇴의 시기는 놓친 채, 지금까지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 집행부의 안일한 자세에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책임을 지는 촉매 역할을 하고자 의협 부회장직을 사퇴하기로 한다며 이후에 뜻있는 다른 임원 분들의 결단도 촉구했다.
윤 부회장은 사퇴 성명서에서 먼저 제36대 대한의사협회의 현 집행부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회원 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특히 지난 6월29일 국회본회의에서 우리 의사들이 그토록 원치 않았던 한의약육성법이 통과됐으므로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 의료 행위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의료계는 모든 진료과를 불문하고 전 의료 영역에서 광범위한 권익 침탈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의약분업으로 약사에게 약을 빼앗겼다면 이번 경우는 진료 영역 전반에 대한 한의사들의 침범을 허용함을 의미하며 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한 한의계는 한의약육성법 통과 후, 의료법 및 의료기사법, 약사법 개정 등을 앞으로 한의계에 유리하게 개정하겠다고 공공연히 다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윤 부회장은 이와 관련 “의협 집행부는 회원은 물론 의협 내부 구성원 상호간에도 사전에 충분한 정보 공유를 하지 않았고, 중대한 위기 때마다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책임이 막중한 바, 현 의협 집행부는 한의약육성법 국회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곧바로 총사퇴를 하여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대외적으로는 의사들의 강한 분노와 우려를 알리고, 내부적으로는 현 집행부가 그간에 비판을 받아온 내부비리보다는, 정책추진의 실패로 물러난다는 명분을 남기고 물러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그러나 의료계의 일원으로서, 포기하거나 쉬지는 않겠으며 저를 의협으로 보냈던 의사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회원들의 권익을 위한 투쟁에 앞장서겠”며 “이번 임기 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의료계의 산적해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힘껏 뛰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경만호 회장 역시 일련의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여 의료계 앞날을 위해, 또 앞으로 의료계를 이끌어갈 회원들을 위해 하루빨리 용단을 내려 의료계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라며 경만호 회장의 마지막 선택이 의료계 앞날의 밑거름이 되어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윤 부회장은 본인을 포함한 신원형 전 상근부회장, 장성구 전 부회장, 이윤성 전 부회장, 김록권 전 의료광고심의위원장, 유혜영 전 재무이사, 이원철 전 기획이사, 문정림 전 공보이사 겸 대변인, 이동필 전 법제이사, 박찬대 전 정보통신이사 등 자진 사퇴한 많은 임원들의 깊은 뜻이 헛되지 않길 바라며, 어떤 이유, 어떤 상황이었던지 간에 의협 부회장으로서의 책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하였음에 다시 한 번 회원들께 사죄드린다고 인사했다.
김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