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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화왕산
한국의 100대 명산 : 화왕산
  • 의사신문
  • 승인 2009.03.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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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참사 간직한 진달래 억새 명산

2008년 12월 9일 억새가 아름다운 화왕산에서 뜻밖의 비보가 날아들었다. 정월대보름에 비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화왕산 달맞이와 억새태우기 행사에서 뜻밖의 역풍으로 화마가 관람객을 덮쳐 5명이 사망하고 74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창녕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화왕산 억새 태우기 행사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2년전인 2007년을 보내는 송년산행으로 화왕산을 찾아 아름다운 갈대숲과 산의 동쪽 관룡산과 관룡사를 돌아보았던 필자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아팠다.

화왕산은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에 있는 창녕의 진산으로 높이는 757m다. 창녕읍과 고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경상남도 중북부 산악지대에 있으며 낙동강과 밀양강이 둘러싸고 있다. 이 산은 옛날 화산활동이 활발하여 불뫼·큰불뫼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이같은 연유로 산 이름에 불화(火)자가 들어가 있다. 산 자체는 그리 높은 산이 아니지만 낙동강 하류지역에 솟아 있어 실제보다 우뚝하게 보인다. 이 산은 정상 일대의 너른 억새밭과 산기슭의 진달래 군락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진달래가 만발하는 4월에는 봄의 정취를, 억새꽃이 피는 10월에는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산이다. 〈사진〉

화왕산을 가장 빠르게 오르는 들머리는 창녕여자중학교 옆 등산로로, 매표소를 지나 동쪽으로 난 길을 따라 자하골로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되는데 산행 막바지 가파른 환장고개를 넘어서면 정상에 도착한다. 봄에 진달래를 보기 위해서는 옥천리 매표소를 기점으로 이어져 있는 관룡산의 관룡사에 들렀다가 관룡산 정상을 거쳐 이 산의 정상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을 억새를 보기 좋은 코스는 창녕여자중학교를 거쳐 도성암을 지나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창녕여자중학교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길게 잡아도 4시간 안팎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산 정상은 밋밋한 분지로 되어 있고 서면 관룡산과 영취산이 지척에 있으며 낙동강을 끼고 있는 평야와 영남알프스의 산들이 보인다.

창녕 동쪽에는 화왕산을 비롯하여 관룡산(740m), 영취산(737m) 등 아름다운 산이 여럿 있다. 그중 화왕산은 봄의 진달래, 가을의 억새로 전국의 산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고, 관룡산은 산자락에 자리잡은 유서 깊은 사찰 관룡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산은 대체로 창녕읍 쪽이 밋밋한 반면 북쪽과 동쪽이 급사면을 이루고 있다. 또한 600m 지대에는 화왕산성(사적 64)이 있는데 삼국시대부터 있던 성으로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분전지로 알려져 있다. 화왕산성의 동문에서 남문터로 내려가는 길 갈대 사이에 분화구이자 창녕 조씨의 시조가 태어났다는 삼지가 있다. 또한 산 정상의 서쪽 아래에는 조선 선조 이후에 축성되었으며 보존 상태가 양호한 목마산성(사적 65)이 있는 등 산 주변에 많은 사적지가 산재해 있다.

화왕산을 찾았다면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적으로 유명한 인근의 우포늪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우포늪은 생성 연대가 1억 4천만년 전으로 추정되며 면적에 비해 많은 종류의 생명체가 살고 있는데 약 70만평에 1000여종의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한다. 1997년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듬해 3월 2일에는 국제습지조약 보존습지로 지정되어 국제적으로 알려졌으며, 2008년 10월에는 습지보호 협약 국제회의인 제10회 람사르 총회가 열려 더욱 유명해졌다. 또한 화왕산 동쪽 관룡산 기슭에는 유서 깊은 사찰 관룡사가 있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이 사찰에는 대웅전(보물 212호), 약사전(보물 146호), 석조 여래좌상(보물 519호) 등의 문화재가 있으며 서쪽 바위 언덕에는 유명한 용선대 석조 석가여래좌상(보물 295호)이 있다.

그동안 유려한 필치로 `아름다운 우리산'을 집필, 전국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서동면 팀장이 이번 호 `화왕산' 칼럼을 마지막으로 지난 2년여간의 연재를 마칩니다. 107회 동안 `아름다운 우리산' 집필에 힘써 주신 이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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