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공단에서 시행한 검진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 결과 용종이 발견되어 이에 대한 치료를 위해 의뢰된 60세 남자 환자의 내시경 증례다. 외부 내시경 검사 소견은 유문부에 야마다 분류 II 형의 1.5cm, III형의 0.5cm 크기의 용종이 관찰되었다.
본원에서 시행한 내시경 검사 결과 외부 내시경 검사에서 관찰되던 병변 외에 근위 유문부 소만 부위에 2cm 정도 크기로 지도상 모양의 점막 병변이 관찰되었다. 병변 부위는 발적되어 있었고 일부 부위에는 삼출물이 동반된 함몰성 병변의 양상을 띄고 있었으며 자발적인 출혈상을 보이고 있었다. 인디고카르민과 아세트산을 혼합한 시약을 도포하여 색소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였다. 이후 함몰부위가 좀 더 명확히 관찰되었다.
병변은 조기위암 IIb+IIc로 판단되었고 조직 검사를 시행하였다. 조직 검사 결과는 비정형샘세포(atypical gland) 였으며 2개의 용종은 모두 과형성 용종이었다. 환자에게 검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우선 프로톤 펌프 저해제를 투여한 후 다시 내시경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1개월 후 시행한 추적 내시경 검사 결과 병변에는 이전 조직검사에 의한 궤양성 병변이 추가로 관찰되었고 함몰성 병변은 약간 얕아진 소견을 보이고 있었다. 다시 이 부위에 대해 추가적인 조직 검사를 시행하였고 조직 검사 결과는 분화도가 중등도인 위선암( Adenocarcinoma, moderately differentiated) 이었다. (그림 3-1, 3-2)
내시경 시술은 성공적으로 시행되었으며 절재된 병변의 완전 절제 되었으며 병변은 고유판(lamina propria) 까지만 침범한 상태였고 절제 부위의 횡단면도 각각 1.0cm 이상의 경계면을 확보한 상태로 절개되었으며 주위 림프 혈관의 침범이나 주위 신경 침범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증례에서도 보듯 내시경을 하다 보면 눈에 띄는 병변을 발견하게 되면 일단 그 병변에 집중하게 되어 다른 부위에 대해서는 세밀한 관찰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일단 눈에 띈 병변에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병이라는 것이 한 장기에 하나만 있을 리 만무하니 환자의 예후에 더 중요한 병변을 혹시 놓치지는 않는지 생각하면서 다른 부위에도 주의력과 세밀한 관찰력을 동원하여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그리고 악성이 의심되는 병변에서 시행한 조직 검사 결과 악성세포는 관찰되지 않고 비정형 세포가 관찰되는 경우 다음 단계의 선택은 무엇인가도 내시경의가 접하는 딜레마 중에 하나이다. 보통은 치료 후 다시 추적 내시경을 시행하여 병변에 대한 재조직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본원의 증례들에 의하면 이런 경우는 재조직 검사 방법에 의해서도 최종 진단을 확정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내시경상 악성이나 선종 등의 병변이 의심되는 경우 조직검사 결과 비정형세포가 나온 경우에는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을 시행하여 전제 조직을 얻는 것이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일에 정신을 팔다가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한다는 독서망양(讀書亡羊)의 교훈을 내시경을 하는 의사로서 다시 한 번 새겨보게 되는 내시경 증례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 병리학교실 (이정현·김정환·황태숙*·심찬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