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유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카미유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 의사신문
  • 승인 2011.05.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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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축제 분위기 속 날선 풍자

1886년 51세의 생상스는 오스트리아의 소도시 쿠르딤에서 사육제(Carnaval) 시즌을 보내면서 친구인 르부크가 주최하는 사육제 마지막 날 콘서트를 위하여 이 곡을 작곡하였다. 이 사육제에서 작곡가외 몇 사람의 음악가와 함께 초연하게 된다.

이 무렵 생상스는 바그너파의 평론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프라하와 빈 이외에서 연주를 금지 당하는 등 실의의 시기에 있었다. 부제가 〈동물원의 대환상곡〉인 이 곡은 여러 동물의 이미지에 맞게 음악을 설정하여 흥겨운 축제 기분을 나타내는 한편 세속적이면서 위선적인 음악 비평가들을 풍자하는 기발한 랩소디풍의 모음곡이다.

이 작품에서는 인간(피아니스트)을 포함한 여러 가지 동물이 유머러스하게 풍자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특히 제13곡 `백조'는 피아노반주의 첼로독주곡으로 편곡되어 현재까지도 널리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곡이다.

서주. △제1곡 사자왕의 행진곡. 피아노와 현악기로 사자의 늠름한 모습을 묘사했다. 동물의 왕자다운 위풍당당하고 화려한 행진곡이다. 처음에 2대의 피아노로 시작하여 나팔과 같은 눈부신 음악이 진행된다. 낮은 현악기의 웅대하고 동양적인 가락이 나타나 사자의 위엄을 음미할 수 있다. △제2곡 수탉과 암탉. 클라리넷으로 암탉의 소리를, 피아노의 높은 음으로는 수탁의 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제3곡 야생 당나귀. 중앙아시아의 평원에서 힘차게 뛰노는 당나귀의 모습을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하고 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 당나귀의 모습같이 선율도 무척 빠르게 흘러간다. △제4곡 거북. 느리게 연주되는 두 대의 피아노와 현악기의 낮은 음은 엉금엉금 기어가는 거북이를 떠올리게 한다. 2대의 피아노는 바탕음을 느리게 연주하고, 현악기는 낮은 음으로 오펜바흐 〈천국과 지옥〉의 선율을 연주한다.

△제5곡 코끼리. 육중한 코끼리가 경쾌한 왈츠를 추는데 콘트라베이스의 무거운 음이 커다란 코끼리를 연상시킨다. 코끼리가 뒤뚱거리며 왈츠를 추는 모습을 현악기 중 가장 묵직한 음을 내는 더블베이스로 재미있게 묘사하였다. △제6곡 캥거루. 뒷다리로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캥거루의 발랄한 모습을 생생하게 두 대의 피아노로 그리고 있다. 긴 발로 뒤뚱거리며 달려가는 캥거루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제7곡 수족관. 수족관 맑은 물속에서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모습을 그리면서 피아노의 펼침 화음으로 물의 흔들리는 모양을, 플루트와 바이올린은 맑은 물속의 헤엄치는 물고기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제8곡 당나귀. 야생 당나귀와는 다른 길들여진 온순한 당나귀의 모습을 표현한 곡으로서 제1, 2 바이올린이 교대로 연주되면서 일에 지친 당나귀의 울음소리를 묘사하고 있다. △제9곡 숲속의 뻐꾹새. 클라리넷으로 뻐꾹새의 울음소리를 단순하고 아름답게 표현했고 피아노는 깊은 숲 속의 조용한 풍경을 연주하고 있다. △제10곡 큰 새집. 동물원에 있는 커다란 새집에 여러 종류의 새들이 모여 지저귀면서 새들의 음악회가 열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제11곡 피아니스트. 엉터리 피아니스트를 풍자적으로 묘사했다. 피아노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인 피아니스트는 체르니의 연습곡 제1번의 쉬운 곡을 반복하고 있다.

△제12곡 화석. 수백 년 동안 지하에 묻혀 있었던 화석을 실로폰의 맑은 음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악기의 피치카토 선율 위에 생상스 자신의 〈죽음의 무도〉 중 `해골의 선율'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며 귀에 익숙한 선율들이 나타난다. △제13곡 백조. 첼로 독주로 백조의 고아한 모습을 나타냈다. 청초하고 우아한 백조가 잔잔한 호수 위를 한가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첼로의 선율로 묘사하고 하프를 곁들인 관현악으로 호수를 묘사하고 있다. △제14곡 피날레. 지금까지 등장했던 동물들이 모두 나와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을 인용하면서 유머와 익살이 넘치던 동물의 사육제는 막을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 마르타 아르게리히, 넬슨 프레이어(피아노), 기돈 크레머, 이사벨 반 크루엔(바이올린), 미샤 마이스키(첼로)[Philips, 1985]; 미셀 베로프, 장 필립 콜라르(피아노), 미첼 데 보스트(플루트), 클로드 드쉬몽(첼로), 알랑 모리아(바이올린)[EMI, 1987]; 크리스티나 오르티즈, 파스칼 로제(피아노), 샤를 뒤튀와(지휘), 필하모니아 관현악단[Decca, 1986]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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