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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간중국(走馬看中國)-첫날 얼핏 본 상하이
주마간중국(走馬看中國)-첫날 얼핏 본 상하이
  • 의사신문
  • 승인 2011.05.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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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외국인들이 북적이는 거리에서 문득 고개를 드니 뒤쪽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이 보기에 괜찮았다. 상해의 고층건물은 모두가 다 이렇게 제각각이면서도 잘 어울린다. 서울은…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병원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해외시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앞으로 모든 직원이 적어도 4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하게 됩니다. 8년 전 새 병원 건설을 시작하며 선발한 22명의 젊은 의료진을 전원 2년간 해외의 유수한 의료기관으로 연수를 보낸 이후 가장 큰 직원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중국을 보고 그 속에서 병원에 도움이 될 무엇인가를 찾아내기에 4일은 짧습니다. 그러나 상하이(上海), 쑤저우(蘇州,) 항저우(杭州)를 방문해 이들 도시 속의 풍경과 유적과 사람들을 스치며 무서울 만큼 빠른 변화의 속도를 보았습니다. 조만간 엄청난 힘으로 폭발할 그들의 잠재력도 얼핏 보았습니다.

상하이의 공항을 나서면서 보이는 모든 풍경이 중국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풍부한 물과 그 너머의 멋진 건축물, 벌판의 푸르름과 그 가운데 열 지어 자리 잡은 깨끗한 저층 주택, 그리고 시내가 가까워지며 나타나는 고층 아파트 공사현장과 그 도심의 현대식 초고층 빌딩숲. 상하이는 참으로 멋진 곳입니다. 불과 달포만 지나도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설만큼 빠르게 변할 듯합니다.

외국 관광객들이 한 번씩은 꼭 들른다는 거리 신천지에서 중국이 조금 더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깔끔하게 보이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고 노천 테이블에는 제법 많은 외국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래도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은 우리나라에도 꽤 많이 진출해 있는 외국계 커피전문점이었습니다.

순식간에 이렇게 엄청난 개발과 성장에 성공한 중국을 보며 한편으로는 뭔가 허점이 있을 것이라는 얄팍한 심술이 발동해 혼자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려보았습니다. 이곳은 골목조차도 깨끗합니다. 결국 카메라에 남은 장면은 고풍스런 건물 너머로 보이는 현대식 고층건물들의 멋진 스카이라인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의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는 이 거리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습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거리는 끝이 나고 맙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하이 관광길에 꼭 들르는 또 한 곳이 상해임시정부청사입니다. 입장을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단체관광객을 몇몇 주민들이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아마도 저기 뭐 볼 것이 있다고 날이면 날마다 한국 사람들이 저리 찾아오는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중국에서 유적을 보존하는 방식인 듯합니다. 좁은 골목 안 청사건물 주변의 허름한 건물에는 그대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창밖으로 길게 뻗어 나온 장대마다 빨래들이 널려있습니다. 어쩌면 당시의 모습도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었을지 모릅니다. 적어도 우리에겐 의미가 있는 이곳이 개발의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고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내가 다시 와서 그 모습을 다시 확인하고 싶습니다.

오후 늦게 상해를 벗어나 쑤저우로 향했습니다. 중국인들이 자랑하는 아름다운 정원이 거기에 있다고 하는군요. 중국은 축복의 땅입니다. 가도 가도 구릉하나 보이지 않는 벌판이고 그 벌판을 적시는 물길은 끝이 없습니다. 유채꽃이 안창입니다. 논과 밭에는 인적조차 없고 어쩌다 보이는 마을도 적막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요?

오근식〈건국대병원 홍보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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