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C장조 NO.299
모차르트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C장조 NO.299
  • 의사신문
  • 승인 2011.03.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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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느아르의 그림처럼 풍성하고 따뜻

모차르트는 아버지께 보낸 편지에서 “드 귀느 공작은 비길 데 없을 만큼 플루트의 명인입니다. 내 작곡의 제자로 되어 있는 그의 따님도 역시 훌륭한 하프 실력을 겸비하고 있습니다.”라고 쓰고 있다. 드 귀느 공작은 재영 프랑스대사를 지낸 외교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귀족이었다. 그는 딸의 결혼식을 기념하여 스스로 플루트를 연주하고 딸과 협연할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위촉하게 되었다. 

모차르트는 이 위촉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악기편성도 문제였지만 공작이 모차르트를 작곡가로서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료를 제때 지불하지 않고 계속 미루었고 이로 인해 모차르트는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부친에게 보낸 편지에는 “곡을 4개월 전에 보냈는데도 공작은 아직 보수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따님의 결혼식이 끝나면 가정교사에게 가서 보수를 받아 올 생각입니다”라고 적을 정도였다.

1778년 23세 때 부친 레오폴드의 권유에 의해 어머니와 함께 고향인 잘츠부르크를 출발하여 뮌헨, 아우구스부르크를 거쳐서 만하임을 거쳐 파리 체제 중 이 곡은 작곡되었다. 모차르트는 당시 파리 사람들의 가볍고 천박한 분위기에 혐오감을 느꼈으며 심지어 귀족들에게 후원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소개받은 귀네 공작에게는 물론 귀족들의 비위를 맞춰 보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더구나 모차르트는 유독 플루트를 좋아하지 않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악기'라고 말할 만큼 플루트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당시 플루트를 제대로 연주해내는 명연주자가 드물었던 탓으로 보인다. 그런 분위기에서도 이 같은 천상의 곡을 작곡한 모차르트를 떠올리면 참으로 경이롭고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이 곡은 모차르트 특유의 어두움을 나타내지 않고 거의 대부분 밝은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하프의 특징인 장식음이 거의 들어가 있지 않고 하프 특유의 연주기교를 보이는 선율도 볼 수 없으며 건반 악기 풍으로만 다루어졌다. 이는 이 곡을 초연할 귀네 공작의 딸의 하프 실력과 그녀의 결혼식을 고려한 것이었다. 전체적인 곡 분위기가 무척 밝고 화려한 색채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 색채감의 근원은 화려한 플루트와 하프의 물방울이 튀기는 듯한 고음에 있다. 대체로 플루트는 곡 주제의 으뜸 선율을 연주하고 하프가 펼친 화음으로 그 위에 밝은 색채를 곁들이면서 두 악기가 서로를 감싸고 배색하게 되어 마치 르느와르의 그림처럼 풍성하고 따스하게 그리고 있다.

△제1악장 Allegro 아르페지오로 화음을 분산하여 플루트와 하프와 함께 관현악이 동시에 처음부터 등장한다. 마치 화려한 봄날 남녀가 산뜻하게 인사를 하는 듯하다. 그 후 독주악기인 플루트와 하프의 개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서로의 기교를 과시하기 위한 눈부신 카덴차가 펼쳐지고 코다로 이어지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강한 코드가 분출되며 끝맺음을 한다.
 
△제2악장 Andantino 제1악장과 극단적인 대조를 보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분위기로 이어지는 바이올린이 전원적인 노래를 읊기 시작한다. 플루트와 하프가 제1주제를 이어간다. 이어 플루트가 홀로 제2주제를 연주하고 뒤를 이어 하프가 플루트에게 답을 하듯이 다시 그 선율을 되풀이한다. 그 후 세 개의 악장 중 가장 돋보이는 카덴차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마지막에는 플루트에 의해 차츰 차분한 전원풍경으로 조용히 막이 내린다.
 
△제3악장 Rondo, Allegro 첫 모티브로 시작되는 바이올린의 주선율이 현악기와 관악기의 주제 연주로 이어진다. 뒤이어 플루트와 하프의 여러 변형된 주제의 여러 음형들이 조각으로 등장하다가 가벼운 카덴차에 이어 제1악장과 마찬가지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막을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 장 피에르 랑팔(플루트), 릴리 라스킨(하프), 장 파이야르 실내악단(Erato, 1963); 피터 루카스 그라프(플루트), 우르슬라 홀리거(하프), 로잔실내악단(Claves, 1970); 엠마누엘 파후드(플루트), 마리 피에르 랑글라메(하프),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베를린 필(EMI, 1996)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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