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6 (금)
한국 닮고 싶은 아프간에 '희망 전도사' 계속되길
한국 닮고 싶은 아프간에 '희망 전도사' 계속되길
  • 의사신문
  • 승인 2011.03.14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석산 - 바그람 한국병원의 모든 것…<5·완>

■한국을 닮기 원하는 아프카니스탄, 하나님이 선택하여 주셨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인 카블에 종합병원이 있으며, 전문과목을 진료할 수 있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우리나라처럼 전문의제도는 없고 전문과목의 인정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에 입학한 후에 내과계, 외과계, 구강치과계, 물리치료학과, 소아과 등으로 나뉘어져서 학업을 배우기 때문에 의사로서 모든 인체의 질병을 다룰 수 있도록 지식을 습득하고 진료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의사로서 편향된 진료만 할 수 있게 됩니다.

라지아소녀가 준 터번을 쓰고 기념촬영

이것은 아프간에 충분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자원과 병원실습시설이 모자라는 것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도 진료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려면 많은 수련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아프가니스탄 환자들도 그들의 의료수준을 낮게 평가하고 있으며 현대식 진료시설부족으로 중환자의 경우에는 인접한 파키스탄이나 인도 등지로 가서 치료를 받고 오곤 합니다.

이러한 의료상황에서 한국병원은 아프가니스탄의 의료수준을 올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많은 환자가 진료받기 원하는 곳이 된 것입니다.

바미얀에 회의차 방문한 필자
한국병원의 시설이 현대식이면서 무료진료이기에 많은 환자들이 예약접수증을 받기 위하여 전날 밤부터 줄을 서며, 또한 대리환자가 줄을 서거나 새치기를 하면서 금품수수의 부정이 종종 일어나곤 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차리카르시에 신환접수처를 마련하였고 많은 환자들에 대하여 제비뽑기를 하여서 진찰권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제비뽑기에 뽑히지 못하고 돌아가는 환자가 매일 100여명은 되지만, 이들에게 `인샬라'라고 말하면 공손히 돌아가는데, `인샬라'는 `알라의 뜻'이란 의미로 순종을 잘하는 이슬람교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병원은 전자차트를 사용하고 모든 환자의 기록을 컴퓨터 서버에 보관하고 있는 반면에 아프가니스탄 병원의 진료실에는 환자차트를 보관하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환자의 기록은 환자자신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진료를 받으러 올 때에는 한보따리의 의무기록 원본을 가지고 다니며, 이는 전쟁지역이라는 여건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난해 말까지는 전신마취를 할 수 있는 마취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에 꼭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는 바그람공군기지내의 미군병원이나 이집트병원으로 전원하여 수술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지난해 말에 결석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였는데, 라지아라는 12세의 소녀는 다발성신장결석인 녹각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신마취를 못하여 수술할 수 없으니 귀가하라고 하였더니 소녀의 엄마가 진찰실 바닥에 철퍼덕 앉더니 못가겠다고 하면서 우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딸을 치료할 수 있는 곳이 한국병원의사 외에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득이 이집트병원으로 전원시켜 마취를 부탁하였고 제가 신우절석술과 신절개제석술을 하여서 결석을 제거하였습니다.


전문의제도 없고 시설 부족해 파키스탄·인도 등서 치료
현지선 힘든 신장결석제거술로 한 소녀 생명 살려 보람
아프간 발전 위해 노력하는 군인·직원들의 노고에 감사


병원로비에서 한국병원 직원들

수술 후에는 매일 환자가 야간에는 병원 밖에서 자고, 주간에는 한국병원에 입원하는 방식으로 치료하여 완치를 하였는데, 이는 야간입원 시에 발생할 수 있는 보안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후 환자가 완치된 후에 가족들이 함께 와서 감사의 눈물을 흘릴 때에 저와 현지통역관도 함께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어린소녀의 생명을 신장결석제거술로 살릴 수 있었다는 것이 비뇨기과의사로서의 보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군병원에는 20여명의 의사가 있지만 모든 전문의가 있지는 않습니다. 폭탄에 의해 요도와 방광이 파열된 미군을 치료할 의사가 없기에 미군병원의 요청으로 그곳에 가서 수술을 하였고, 아울러 깔끔하게 치유되어진 것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비뇨기과 의사로서 아프간전선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대부분의 서민들에 있어서 전통적인 불결한 위생환경과 의학에 대한 교육의 부족으로 선천성기형과 유전적질병이 나타나는 가족인 경우에서 영유아의 사망에 개의치 않고 계속 임신과 출산 그리고 사망을 반복하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이슬람의 종교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 산아제한을 하지 않으며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여성을 외부로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남편들의 사고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지역에 바그람한국병원이 설립되고 운영되는 것이 그곳의 의학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기원하며, 언젠가는 대한민국처럼 발전된 의료수준의 국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프가니스탄은 하나님이 버린 땅이 아니라, 하나님이 선택하여 주시어서 발전된 나라로 가꿀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나라입니다. 그곳의 젊은이들은 지금도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열심히 배우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빨리 전쟁을 끝내고 한국을 닮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아프칸의 발전을 위하여 전심으로 노력하시는 현지의 한국병원직원들과 직업훈련원교수들 그리고 경찰, 군인, PRT팀, KOICA직원 모두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글을 맺습니다.



 박석산  <서울백병원 비뇨기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