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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료일원화'논리 정립해 놓아야 한다
<시론> `의료일원화'논리 정립해 놓아야 한다
  • 승인 200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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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논리 정립해 놓아야 한다

 

권계랑<금천 권안과>  

 

1) 약이 되려면…  

`약'이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그 효과와 부작용이 입증되어 근거나 데이터가 있어야 하며, `유효성'과 `안정성' 모두가 입증되어야 비로소 인체에 투약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약(중약)이 약이 되려면 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부작용이 뭔지도 모른다면 의사로서 환자에게 사용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다른 유럽, 러시아 등에서 사용한다는 대체요법은 현대의학에 비해 환자에 접근도와 비용이 훨씬 적습니다. 현대의학 대신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 국가에서의 현대의학은 그 비용과 효율과 과학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높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현대의학의 비용보다 오히려 대체요법의 비용이 더 높고 현대의학과 그 효능이 동등한 것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2) 의료일원화는 밥그릇 싸움이 아닙니다!  

의료일원화의 주어는 국민건강수호입니다. 의협이 의뢰한 연구용역이 세운 “의학이 신체의 질환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면 의학은 근본적으로 하나이며 하나로 통합되는 게 원칙”인 이유가 바로 의학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과학이기 때문입니다.  

과학은 상호존중 미명하에 적당히 타협을 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해결책이라고 제시한 몇 단계 중 “의사에게 침, 뜸, 한약제 사용을 일부 허용하고, 한의사도 의료기기, 병리검사, 약제사용을 일부 허용하는 단계”에서는 의료일원화의 주인공인 환자들은 실험대상이 되어야 합니까? 그 단계대로라면 지금 한방 CT 소송은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며, 이미 위의 단계에 들어선 꼴이 되어 버립니다.  

의료일원화는 의사나 한방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국민건강을 위해서 그 방법으로 의료 일원화를 주장하는 것이지, 의료 일원화가 지상목표가 아닙니다. 마치 의약분업 당시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닌 분업을 위한 분업 논리를 만들어 낸 것처럼, 지금도 의료 일원화라는 이름만 만들기 위한 논리로 가는 것 같습니다.  

의료일원화를 틈타 `협진, 약대 6년제, 한방 분업, 한방에서 현대의료기기 쓰는 것 허용'하는 이상한 형태로 계속 국민 건강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모두 우리가 왜 이를 하려하는지 그 주어를 혼동해서 일겁니다. 우리는 밥그릇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료일원화 문제 해결점을 언론들은 `한방과 양방이 협진을 할 경우 국민들은 이중으로 의료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고, 의료서비스도 좋아지고 진료 목적을 달성하는데도 훨씬 효과가 좋을 것이다'라는 식입니다. 협진을 하면 오히려 국민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 좋은 협진을 왜 다른 선진 국가는 행하지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협진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고 협진을 시행하는 의사와 한방사를 위한 일임을 기자에게 국민에게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아울러 의료 일원화를 협진으로 방향을 틀려는 한방의 논리에 대처할 논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3) 용어 문제  

어느 순간부터 한방 용어로 가 버리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조차, 우리의 대표도 이런 용어를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젠 나아가 양·한방 에서 순서까지 한·양방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절대로 양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되며,양의사라는 단어에는 반드시 그때그때 항의를 해야 할 것이며, 인터넷상에서도 절대 사용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현대의학'을 하는 `의사'입니다. 집행부나 앞에서 이끄시는 분들이 논리로 승부할 때 우리가 할 일은 한방사, 한방과 현대의학, 의사를 이끌어 내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용어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4) 자연 천연물이라고 항상 안전하지는 않습니다(Herb and drug interactions)!  

미국 메이요 클리닉 홈페이지(www.mayoclinic.com)에 의하면, “Herb and drug interactions: `Natural' products not always safe”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 herb를 먹기 전에 의사에게 말하라. `임신이나 수유부, 혈압이 높거나,갑상선 문제,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 파킨슨병, 전립선 비대, 혈액응고문제, 당뇨, 심장병, 간질, 녹내장, 뇌졸중 혹은 장기이식 과거력이 있는 경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약물상호작용으로 함께 먹으면 안 되는 14가지 herbs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를 옮겨보겠습니다. “ 가) 당귀(Dong quai) : Warfarin 사용시 출혈 위험 높이고, 항생제(sulfonamides, quinolones) 사용시 자외선 피부 sensitivity 증가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나) 마황(Ephedra) : 심장발작, 뇌졸중, 간질, 죽음 위험을 높히며, 특히 caffeine, decongestants, stimulants 등과 함께 하면 특히 위험도가 더 높아지므로 피해야 한다. 다) 마늘(Garlic) : 항응고제(Aspirin, Ticlopidine, Clopidogrel, Dipyridamole, Warfarin) 투약 중 자발적, 과량 출혈의 위험이 있으며, 또한 면역억제제(Cyclosporine)나 HIV protease inhibitors (Saquinavir)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혈당을 감소시킬 수도 있어서 당뇨 환자에게 인슐린을 감소시켜야 하는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함께 복용 시 혈당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의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라) 생강(Ginger) : 다음의 경우 피해야 하는데, 항응고제(Aspirin, Ticlopidine, Clopidogrel, Dipyridamole, Warfarin) 효과를 높일 수 있고, 과량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위산을 증가시켜 제산제의 반대역할을 할 수도 있다. 당뇨, 혈압환자는 혈압과 혈당을 낮출 수 있어 혈압약이나 인슐린 처방 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에게 보고하라! 마) 은행(Ginkgo) : 다음의 경우 피해야 한다. 항응고제 효과(Aspirin, Ticlopidine, Clopidogrel, Dipyridamole, Warfarin)를 높여 자발적, 과량출혈위험이 있다. 또한 항우울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항정신적 약물과 병용 시 간질유발 할 수도 있다. 혈당에도 영향을 주므로 당뇨 환자 혈당 모니터에 주의해야 한다. 바) 인삼(Ginseng) : 다음의 경우 피해야 한다. 와파린과 병용 시 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 항우울제 phenelzine과 함께 복용 시 두통, 떨림, 조증(manic behavior)을 일으킬 수 있다. 디곡신의 약효를 방해하므로 디곡신 모니터에 주의. type 2 당뇨(adult-onset or noninsulin-dependent diabetes)의 혈당 감소하므로 주의깊은 혈당모니터를 하지 않으면 혈당강하로 인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  또한 허브는 심박동수, 혈압을 높일 수 있으며, 수술 중 마취의 효과에, 수술 전후의 약물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장기 이식 시 면역기능을 증가시켜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과다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예를 들어보면, 단삼근(Danshen)은 출혈 유발가능하며, 당귀는 출혈을 유발하며. 마황은 심각한 심혈관계 문제, stroke, coma 결과까지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마늘, 은행, 인삼도 출혈 유발, 정상혈액응고를 방해하며, 감초(Licorice)는 혈압 상승을 일으킬 수 있고, 길초근(Valerian)은 마취효과 방해하므로 수술 전에 반드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들 내용 중에 감초 등 대부분의 Herb는 18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없고 부작용 우려로, 임신부와 수유부에는 조산, 유산 등의 위험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효과도 그 등급이 거의 C와 D 수준이 많습니다[A: Strong scientific evidence for this use; B: Good scientific evidence for this use; C: Unclear scientific evidence for this use; D: Fair scientific evidence against this use (it may not work); F: Strong scientific evidence against this use! (it likely does not work)].  

5) 민초 의사들이 의료일원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현재 방송이나 각 홈페이지마다 말도 안 되는 허위 사실을 직시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미 국민들은 이에 세뇌되어 가고 있습니다. 잘못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의사로서 직무유기입니다. 먼저 가장 쉬운 일로 해당 구청이나 보건소 홈페이지 민원을 이용하는 일일 겁니다. 홈페이지, 신문광고, 기사, 방송 등에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진료방법 등 비윤리적 내용, 객관성이 결여된 과장된 내용, 허위사실은 그 근거자료를 첨부해서 인터넷으로도 얼마든지 민원이 접수됩니다. 이는 국민건강을 바로 지키자는 의사 사명감이 있는 정당한 행위라 생각합니다. 인터넷의 게시판(각 토론게시판, 인터넷 신문고, 복지부 게시판, 식약청 게시판 등)도 이용하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밥그릇 싸움이나 감정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을 고치자는 겁니다. 그냥 의사로서 사실을 적어주고 잘못만 지적하면 됩니다. 더 이상 아이나 임산부를 상술로 이용하는 광고나 사스가 완치된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나 항생제를 추방하자는 주장을 의사들이 방치하면 안 됩니다. 의료 일원화를 위해서는 모든 의사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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