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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광효과를 잘 활용하면 신뢰받는 병원이 된다
후광효과를 잘 활용하면 신뢰받는 병원이 된다
  • 의사신문
  • 승인 2011.03.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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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실천 프로젝트 - `진료 잘 하는 의사 되기' 〈7〉

후광효과(後光效果, halo effect)를 아십니까.

후광효과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평가함에 있어 부분적인 속성에서 받은 인상 때문에 다른 측면에서의 평가나 전체적인 평가가 영향을 받는 부적절한 일반화의 경향을 의미한다.

일례로 첫 만남에서 형성된 인상이나 고정관념이 상대방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을 형성하거나, 한 사람의 특정분야의 부분적인 특성(업적)을 전체의 수준으로 확대 해석해 평가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곧 어떤 특정한 현상을 보고 한 인간의 다른 측면까지도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조명에 따라 얼굴이 다르게 보이듯이 비슷한 실력의 의사일지라도 후광효과가 잘 발휘되는 의사일수록 그 실력이 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내어 환자에게 큰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이러한 후광효과는 환자에게 믿음을 주는 진료는 물론 성공하는 병원이 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병원의 이미지 곧 후광효과를 좌우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들로 네 가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 째는 병·의원 홈페이지 관리다. 요즘 대다수의 환자들은 실제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규모가 큰 대학병원이나 병원 이름을 보고 찾는 전문 병원 혹은 종합병원이 아닌 개인 의원의 경우는 더 그렇다. 작게는 병원 위치나 진료 시간 등을 알아보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지만 의외로 많은 환자들이 적극성을 갖고 원장의 학력이나 경력, 전문성, 병원 내부 모습에서부터 병원 공지사항이나 환자의 질문에 답변을 해주는 태도까지 두루 살핀다. 곧 오늘날의 병원 홈페이지는 그저 병원 전화번호와 약도를 안내하는 형식적인 홈페이지가 아니라 병원에 대한 후광효과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도구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혹시 연세가 많으시거나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으신 의사 선생님이실지라도 이제는 컴퓨터를 못하는 노인 환자나 중년의 전업 주부까지도 아들이나 손자에게 부탁하여 병원 방문 전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기억하시고간호사나 기타 병원 직원에게라도 홈페이지 관리를 위탁하시길 바란다.

그렇다면 병원 홈페이지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먼저 병원의 얼굴인 원장님의 프로필 사진과 인사말에 신경 써야 한다. 가능하면 프로필 사진은 가장 인상 좋게 나온 사진을 올리시길 바란다. 기왕이면 의료 전문가로서 `권위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가운을 입고 찍으시되 약간 미소를 머금은 온화한 얼굴을 권해드리고 싶다. 환자가 원장님 사진을 보며 `아, 이 선생님 인상 참 좋으시다. 진료 받으러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또한 원장님 인사말도 다른 병원에서 쉽게 볼 수 있음직한 판에 박힌 형식적인 말이 아니라 좀 더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질 수 있는 인사말로 우리 병원(병원의 컨셉과 우리병원을 찾는 주 환자)에 맞춰 공을 들이시길 바란다.

다음은 병원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 및 자유게시판 및 문의사항(Q&A 코너) 관리다. 어떤 병원은 병원 공지사항이 수 년 전 병원 오픈 때 “반갑습니다. 병원 홈페이지 오픈 했습니다”라고 남긴 게시물 하나만 달랑 있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병원이 살아있는 병원, 잘 돌아가는 병원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특별한 공지사항이 없더라도 우리병원에서 진료 보는 내용과 관계있는 매스컴 기사나 의료 정보 등이라도 자주 올려 우리병원이 적극적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환자가 질문을 남기는 문의사항은 이 병원이 환자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배려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창이다. 그러므로 환자가 질문을 남긴 경우에는 최대 24시간이 넘지 않도록 가능하면 신속히 답을 해주고 자주 반복되는 질문일지라도 “23번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참고하세요” 식으로 앞의 환자가 남긴 질문에 대한 답을 참고하라는 식의 답변은 적절치 못하다. 설령 앞서 답했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이더라도 답변 시작부분에는 질문을 남긴 환자 이름을 정확히 넣어주길 바란다. 이미 잘 아시겠지만 홈페이지 관리만 잘해도 병원의 후광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


병원 홈페이지 인사말·게시판에 활력과 성실 보여줘야
내부직원 만족도 높이고 신뢰감 높이는 인테리어 신경
환자들에게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 `퍼스널 브랜드' 구축


두 번째로 병원의 후광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간호사의 역할 및 병원 내부 환경 조성이다. 여기서 간호사의 역할은 단순히 환자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환자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서 의사의 진료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환자에게 의사의 실력(전문성)을 알리는 것이다. 아직도 대다수의 환자들은 의사를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서 진료에 관해 궁금한 내용이 있거나 의사의 치료 실력에 대해 은근슬쩍 간호사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간호사가 “네, 저희 원장님 진료 너무 잘 보세요. 방금 말씀하신 증상은 다른 병원에서 저희 병원을 추천해주실 만큼 전문적으로 보는 진료에요” 식으로 환자의 질문 하나에도 의사 선생님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듬뿍 묻어 나와야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의 진료 능력은 물론이요 간호사 외 병원 직원들과도 의사는 인간적 라포가 잘 형성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병원 내부 환경 조성은 환자가 본격적인 진료를 받기 전에 의사의 진료에 신뢰감을 갖을 수 있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원장님의 경력이나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사진이나 상장 혹은 증서를 병원 내부에 적절히 비치해둔다거나 치료가 잘 된 환자의 사진이나 사례를 미리 환자가 볼 수 있도록 대기실에 준비해 두는 것 등은 환자에게 진료를 받기 전부터 `아, 이 병원 원장님이 굉장히 실력 있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여 진료에 믿음을 갖게 한다. 환자가 치료를 받으며 의사한테 강한 믿음을 갖고 따를 때 치료 결과 역시 긍정적인 경우가 많음은 당연하다. 그래서인지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나 피부과에서는 유명 연예인이 그 병원에 다닌다는 것을 강조하여 환자들에게 `아, 그렇게 유명한 배우도 이 병원에서 관리 받을 정도면 이 원장님이 아주 실력 있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것이 바로 후광효과가 제대로 발휘된 경우다.

세 번째로 병원의 후광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의사의 진료 태도다. 앞서 언급했던 병원 홈페이지 관리나 의사의 진료를 신뢰할 수 있도록 돕는 간호사의 역할, 실력과 전문성을 강조한 병원 내부 환경 조성 등이 모두 중요하지만 설사 그러한 것들이 모두 잘 갖추어져 있더라도 실제 의사의 진료가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다면 오히려 더 큰 실망감만 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의사는 환자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말 한마디라도 환자에게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특히 의사 자신만의 퍼스널 브랜드를 갖추면 후광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환자들이 `아, 그 원장님?'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라고 할까. 물론 이러한 이미지는 원장님 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어떤 원장님은 꼼꼼하고 정확한 진료를 보시는 진중한 선생님으로 또 어떤 선생님은 참 살갑게 잘 해주는 친절한 선생님으로 어필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고 진료에 믿음을 주는 것이다. 최소한 그 원장님이 처방한 약이나 권하는 검사는 환자들이 깊은 신뢰를 갖고 망설임 없이 따르는 것을 보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병원의 후광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의사의 적극적인 외부 활동과 그로 인한 환자들과의 소통이다. 이러한 활동이 병원의 후광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가 정립한 노출 효과(露出效果, Exposure Effect)로 이야기할 수 있다. 노출효과란 상대방과의 만남을 거듭할수록 호감을 갖게 되는 현상이다. 곧 대인 관계에 있어 자주 접촉이 이루어지면서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 더 좋아진다는 것이랄까. 일례로 정치, 언론에서 특정 현안이나 정책을 대중들에게 자주 알리고 노출시킴으로써 대중들을 설득하는 것이라든가 상품 광고를 소비자들에게 자주 노출시켜 상품이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방법 등이 이러한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의사 역시 매스컴 출연이나 인터뷰, 칼럼 기고 등을 통해 자신을 대외적으로 자주 노출시키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바쁜 진료 현실에서 이러한 활동이 힘들다면 병원 자체적으로 카페나 블로그를 운영한다든지 요즘 같이 개인 소셜 미디어가 발달한 때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해 의사를 적절히 노출시키고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기회를 마련함으로서 의사의 진료에 더욱 신뢰를 주고 병원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다.

후광효과. 이 효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 효과가 강력하다. 이번 한 주는 앞서 이야기한 병원의 후광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이혜범(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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