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약간의 훈풍에 땅을 뚫고나온 복수초. 꽃샘 추위와 차가운 눈이 다시 찾아왔지만, 굴하지 않고 주변의 눈을 녹이며 얼굴을 들었다. 곽효환 시인은 이런 모습을 `얼음새꽃'이란 시로 노래하고 있다. “아직 잔설 그득한 겨울 골짜기 / 다시금 삭풍 불고 나무들 울다 / 꽁꽁 얼었던 샛강도 누군가 그리워 / 바닥부터 조금씩 물길을 열어 흐르고 / 눈과 얼음의 틈새를 뚫고 / 가장 먼저 밀어 올리는 생명의 경이 / 차디찬 계절의 끝을 온몸으로 지탱하는 가녀린 새순 / 마침내 노오란 꽃망울 머금어 터뜨리는 / 겨울 샛강, 절벽, 골짜기 바위틈의 / 들꽃, 들꽃들 / 저만치서 홀로 환하게 빛나는 / 그게 너였으면 좋겠다 / 아니 너다”
이번 겨울, 광화문 교보빌딩의 대형 글판에는 여기서 따온 문장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