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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차들의 가격대 - 10년 전 가격
새로운 차들의 가격대 - 10년 전 가격
  • 의사신문
  • 승인 2011.01.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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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경쟁에 가격 거품 조금씩 빠져

TV광고를 보니 렉서스의 가격이 10년 전과 같다는 캐치프레이즈가 나온다. 분명히 사실이다. 렉서스는 10년 전에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했고 요즘도 표방하고 싶어 한다. 10년전에는 대단히 비싼 가격이었고 요즘도 비싼 가격은 분명하다. 문제는 렉서스가 아니라 경쟁하는 다른 선수들, 그러니까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와 BMW가 가격을 내리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엄은 아니지만 업계 1위인 폭스바겐이 주력 차종인 파사트의 가격을 크게 내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래서 얼마 전 렉서스의 브로셔를 보고 담당자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GS350이 7700만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는데 E300은 7000만원이 안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E300이 더 폼 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한국의 렉서스는 어떤 대응을 취하고 있나요?

무슨 대답을 들었는데 사실 무슨 대답을 들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영업담당자가 감당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짓궂은 질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궁금해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E300만 있는 것이 아니라 BMW 528도 있고 가격대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인피니티와 아우디도 있다. 사실 렉서스의 가격이 문제이기는 하나 실내의 인테리어가 정말 좋아 보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얼마 후 시승을 해보기로 했다. 지인의 GS300은 구형 엔진이었지만 차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기억이 있다.

하지만 중고 가격은 안습이었고(얼마 전 스바루 포레스터로 갈아타면서 처분했다. 그런데 스바루의 대주주는 토요타이니 토요타의 차를 10년 이상 타게 된 셈이다) 부품들이 고급이라는 느낌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싸지도 않았다. AS 비용도 마찬가지였다.(10만킬로 중간 점검비가 100에 육박했다) 사실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는 느낌도 없었다. 물론 이것은 필자만의 주관적인 견해 그것도 많이 운용해보지도 않은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다. 12만 킬로 이전에 차가 큰 트러블을 겪은 적은 없었기 때문에 내구성은 나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에 사용된 블록의 엔진을 조금 개량해 놓고 각종 부품의 코스트를 올린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이런 문제는 다른 메이커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비싸지 않은 차들도 리콜을 받지 않는 한 몇 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이들은 체감 물가를 생각하면 10년 전보다는 분명히 내린 것이 분명하지만 메이커들은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조금씩 거품을 더 빼고 있다. 렉서스는 10년전 가격이지만 다른 메이커들은 그 이전의 가격보다 더 싸게 느껴진다. 이것이 변화라면 변화다.

그런데 변화는 프리미엄차종만이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폭스바겐은 파사트의 미주 버전 가격을 인하했다. 기본 가격이 2만달러 정도로 책정됐는데 파사트라는 차종의 비중을 생각하면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다. 파사트는 우리나라에서 골프보다는 분명히 상위 차종으로 인식되고 있고 중요한 패밀리카이자 비즈니스 차량이다.

얼마 전 NMS(New Midsize Sedan)로 불리던 폭스바겐의 신형 파사트가 2011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나타났다. 2010 유럽형 7세대 파사트와는 다른 차종으로 북미시장을 위해 개발된 또 다른 파사트다. 생산지도 미국 현지인 테네시의 채터누가 공장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2012년형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다. 유럽형의 차보다 더 큰 차체이며 디자인도 미국식으로 보인다. 엔진은 가솔린 2종과 디젤 1종이다. 2.5리터 가솔린 직렬 5기통 엔진은 170마력, 토크 24.5kgm, 3.6리터 V6엔진의 `VR6'는 280마력, 토크는 35.7kgm이다. VR6는 6단 DSG 변속기다. 디젤은 2.0리터 4기통 TDI. 140마력, 32.6kgm로 고속도로 연비가 18.7km/L정도다.

2.5 리터 엔진은 fsi 이전 기존의 엔진을 사용할지도 모르고 다른 차종들도 기존의 폭스바겐 엔진과 별 차이는 없다. 문제는 가격의 세그멘트다. BMW 3보다 비슷한 가격대로 기억되는 차종이 2만달러로 내려가고 판매가 성공적이라면 다른 메이커들도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다. 2만달러는 9000달러 정도의 가격 인하라고 적고 있지만 가격의 1/3 정도의 인하를 단행한 셈이다. 정말이지 그 반응이 궁금한 차종이다.

파사트는 별다른 고장이나 메인테넌스가 없는 재미도 없지만 탈도 없는 차종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 역시 6세대 파사트의 부검과 수리를 구경한 적이 있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친구와 통화를 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중고차 시장마저 흔들린다는 것이다. 사실 2000만원대 중반으로 미주형 파사트의 기본형이 수입된다면 기존의 중고차와 가격이 비슷해지고 만다. 다른 메이커들이 비슷한 전략을 채택한다면 차종들의 선택은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신차와 중고차 모두 해당된다. 메이커들의 먹고살기 전략은 어려울 것이다.

다른 요인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사실 연료의 가격이 100달러 전후나 그 이상으로 유지되면 중형차 이상의 세그멘트의 선택은 압박을 받게 된다. 경쟁은 소형차 세그멘트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 내용은 지겹도록 적었지만 막상 닥치기 전까지 사람들이 소형차를 선택하려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택의 압력이 더 높아지면 차들은 다시 변화를 겪는다. 사용자들이 100Km를 달리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면 커진 사이즈와 무게는 불리함으로 작용한다.

조금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메이커들의 애타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들을 잘 타려하지도 않고 구매 의욕자 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 리터당 2000원 정도면 주행거리가 긴 중형차는 주유기 앞에 서 있는 일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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