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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제언-고도비만 수술 : 최후의 선택 아닌 최선의 선택
수술실 제언-고도비만 수술 : 최후의 선택 아닌 최선의 선택
  • 의사신문
  • 승인 2011.01.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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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순천향대병원 고도비만 수술센터>

김용진 교수
지난해 1월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고도비만수술(일명 베리아트릭수술) 연수할 수 있었다.

연수 후 `고도비만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라는 주제로 외과학회 소식지에 글을 기고한지 1년이 지났다. 그런데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나에게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 홈페이지를 열고 다양한 홍보를 준비하면서도 실제 우리나라에 이런 환자들이 수술까지 하려고 할까, 그리고 수술을 하면 정말 체중이 줄고 당뇨가 없어지나 하는 의문들이 있었다.

물론 아직 경험이 풍부한 것은 아니나 추적 기간 1년이 넘어 가면서 고도비만의 치료에 있어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 아닌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1년 여간 약 70건 정도 수술을 하게 되었고, 5월 이후로는 월 10건 이상 많게는 20건 정도의 수술이 꾸준히 이루어 지고 있다. 수술 후 체중이 주는 것 이외에, 당뇨가 동반 되었던 20여명의 환자는 모두 투약이 필요 없게 되었고, 그 외 고혈압, 고지혈증, 수면장애, 배란장애, 우울증 등 비만관련 질환 모두 뚜렷이 개선되는 결과를 실제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개인이 가지고 있던 여러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것을 생각해보면 가끔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생긴다.

다시 직장에 복귀한 20대 후반의 여자 환자, 수술 후 배란이 이루어 지면서 현재 임신 중인 신혼부부, 집밖의 생활을 생각할 수 없었던 50대 초반의 여자는 이제 남편과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약을 먹기 싫고 남은 내 인생을 즐기고 싶다던 60대 여자분 등 고도비만 환자에 있어 체중감량은 단순히 날씬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바꾸어 놓는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고도비만 수술은 수술 전후의 준비, 여러 인력 및 장비의 확충, 그리고 고도비만환자의 수술적 접근에 대한 준비만 충분하다면 그리 어렵고 위험한 수술은 아니다. 대부분의 수술이 2시간 미만이며, 개복이 필요 없고, 그리고 입원기간도 3일 이내인 비교적 안정적인 수술이다.

하버드 부속병원인 MGH(메사스세츄츠 제네랄 하스피탈)에서 최초로 마취를 통한 갑상선 수술을 하는 장면.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비만 수술은 순수하게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위밴드 성형술(조절형 위밴드 삽입술)과 위소매절제술(위절제술)이 있으며, 음식 섭취를 제한함과 동시에 흡수를 제한하는 위-공장 위회술(루와이 위우회술)이 시행되고 있다. 서구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며, 표준수술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루와이 위우회술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경우 복부 비만이 높고, 위암 발병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위밴드 성형술과 위절제술이 보편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본 센터의 경우 역시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술방법을 선택하게 되는 데, 일반적으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이 동반되어 있으면 우선적으로 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고, 이런 동반질환이 없는 경우는 환자와 충분한 상의 후에 위밴드 성형술 혹은 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 시행 기준에 현재 가장 객관적인 지표는 체질량지수(체중kg/키m2)로 체질량지수가 35이상이거나, 30∼35사이인 경우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및 수면장애 등이 동반된 경우가 해당된다.

아직은 “비만은 치료될 수 있는 질병이다” 그리고 “고도비만 수술은 최선의 선택이다”라는 인식의 전환이 일반인과 의료인 모두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비만이 야기하는 여러 질병을 고려할 때 이런 인식의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잘 알려진 대로 고도비만 환자에 있어 일반적인 체중감량 치료, 즉 약물, 운동, 식이, 및 인지행동치료 등은 그 효과가 장기적이지 못하고, 흔히 요요 현상으로 인해 결국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수술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체중감량 및 그 유지에 있어 검증된 치료는 수술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비만은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존기간을 단축 시키는 질병이며, 개인의 잘못된 식습관 혹은 생활습관으로 매도할 일이 아니라 격려하고 대상이 되는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수술효과를 알려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제 본 센터는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고자 다양한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선 그 일환으로 국내에 아직 부족한 연구 결과를 축적하고자 기초연구를 시작했고, 이미 위절제술의 경우는 연구를 종료하고 결과를 축적하고 있는 중이며, 타 과와도 긴밀한 협조 하에 당뇨, 요실금, 우울증, 불임 등과 관련된 다양한 임상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짧은 기간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금까지 센터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병원 가족 여러분께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순천향의대 내과 동문 여러분들의 무궁한 발전 및 많은 격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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