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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오랜 숙제'를 마친 기분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오랜 숙제'를 마친 기분
  • 의사신문
  • 승인 2011.01.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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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성 - 잠보! 킬리만자로(Mt. Kilimanjaro, 5895M) 〈<13>-완〉

모시시내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킬리만자로.
 *오는 길, 케냐에서

돌아오는 나이로비공항에 문제가 생겼다. 오늘 돌아갈 티켓이 없어 하루를 기다리란다. 예약은 되었지만 가이드 없이, 자체 여정을 준비하다보니 재확인을 못한 게 착오가 생긴 것 같았다. 쉬지 못하고 진료에 복귀해야만 하는 개원한 의사들의 입장에서 매우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서윤석 고문, 이재일 회장, 이용배 부대장이 항의를 했지만 당일 표는 구할 수 없고 하루 늦은 표도 일행을 2그룹으로 나누어 지는 티켓을 주었다.

허나 서윤석 고문과 이재일 대장의 적절한 대응으로 공항측이 나이로비에서 호텔숙식 1박이 제공됐다. 케냐 나이로비항공의 배려(?)는 빈번한 탑승사고로 민원이 많아서 최근 그 해결책으로 숙식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과 몇 명의 일본인·중국인을 태운 승합차는 공사 중인 도로를 40여분 달렸다. 이 길은 중국에서 무료로 도로공사를 해주며 완공도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외 에도 중국은 아프리카에 엄청 투자를 하는 중이란다. 우리 일행이 도착한곳이 사파리 파크호텔이었다. 들어서는 넓은 입구 로비에는 실제크기의 아프리카 코끼리 상이 서있고, 198m의 호텔안내가 떡 벌어진 가슴으로 우릴 맞이했다.

사파리 파크호텔 로비에 서있는 실제크기의 아프리카 코끼리 상.
그런데, 넓은 대지위에 수영장이 호텔경내에 인공의 물길을 따라 펼쳐있고 테니스장, 실내체육관에서는 태권도를 했다. 그 많은 고기와 음식뷔페에서 전 동료가 제일 먼저 찾은 음식이 미역국이었다. 우린 보질 못했지만 이 호텔에서 아프리카 전통춤 공연도 한단다. 게다가 배정된 방도 1인, 2인실로 영화에서 본 천장에서 메달린 얇은 하얀 천으로 포장처진 형태가 옛날 영화에서 본 왕이 쓰는 침대와 같았는데…. TV 채널은 아리랑 YTN, KBS2 방송이 나오며 한국의 소식을 알 수 있다니 놀라웠다. 나중에 안 이유인즉 이 호텔 운영을 한국의 부산·인천·도고의 파라다이스 호텔 전낙원 회장이 직영하는 호텔이라는 것이었다. 이 먼 케냐에까지…. 참 놀랍다는 생각과 한국인이 운영한다는데… 이 호텔이 더욱 사랑스러운 것은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일행은 피곤에 지쳐 편히 쉬는 와중에 박병권 등반대장과, 강인구 대원은 밤새 편히 쉬지도 못하고, 내일의 홍콩에서 인천까지의 비행기편 체크와 내일 새벽에 떠나고 남은 절반의 대원들의 스케줄과 가이드를 섭외를 하느라 잠도 편히 못 쉬었단다. 원치 않았던 덤으로 얻은 1박 1일의 여정이 편한 숙소와 뷔페 음식에 수고한 두 분 덕에 얻은 나이로비 시내투어는 국립박물관과 코끼리머리를 형상화한 청동제품들을 감상하게 했다. 일행은 기린농장에서는 인조사료를 내손에서 나꾸어 채어 먹는 키가 큰 온순한 기린의 커다란 눈망울을 지척에서 보게 됐다. 그리고 길거리에 자카라타라는 보라색꽃, 부관베리라는 큰 나무의 빨강꽃이 길거리에 피어있었다. 비서새라는 부리가 큰 새들이 큰나무에 무리지어 있었다.


귀국길 공항 측 탑승사고로 나이로비에서 하루 더 묶게돼
사파리 파크호텔, 기대 이상의 시설과 한국인 운영에 놀라
생각지 못한 나이로비 투어 즐기며 행복했던 등반 마무리


 
케냐에는 플라밍고라는 홍학으로 유명한 호수가 있다고 했다. 시내 관광 도중에 사립 Agakhan대학과 병원이 길에서 보였다. 국립나이로비 대학이 있고 우리의 서울대보다 수준이 약간 높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이 기회에 훌륭한 외유내강형의 두 분 후배님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 말수가 적은 박병권 등반대장님, 무엇이든 솔선하는 멋장이 강인구 대원님 함께한 동반 여정이어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맺으며

`뽈레 뽈레', `하쿠나마타타'를 외치며 킬리만자로를 오르던 순간을 생각하며.
킬리를 등정한 것은 내 평생 등반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올라간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 왜냐하면 앞으로 가고픈 곳이 몽블랑과 마다호른이 있는 알프스산맥,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는 로키산맥이 희망이지 희말리아 산들은 아직 내 등반이나 트레킹 계획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한 가지는 눈가에 생긴 킬리흔적과 바꿀 만큼은 이번 산행은 나와의 약속이행이라는 나름의 의미를 두고 싶었다.
 
그리고 추가된 즐거움은 그것도 평생 동료인 의사 산악회원들과 킬리를 올랐고, 같이 보낸 오랜 시간 여정들은 앞으로도 뇌리에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사실 국내는 물론이요, 다이센, 황산, 북알프스, 후지산 해외산행을 했지만 혜초 등 등산객 모객으로 여행사를 통해 다녀왔고, 함께 산행한 동료와 친숙한 산행도 했었지만, 지속된 연락을 취하는 분들은 없다.

이번 산행을 준비하며 고산과 먼 길 산행이라는 약간 불안한 생각은 있었지만, 나 자신이 산 정상에 못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아니했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고소증을 경험하고 고산병이 이런 것이구나 몸으로 체험하고서 그 먼 길을 안전하게 다녀왔다는 안도의 뿌듯함과 함께 자기만족인 최고로 높은 산을 올랐고 좋은 동료 선후배를 만나고, 꼭 가고 싶은 곳을 다녀와서 `나의 오랜 숙제를 했다'는 기분이다.

필자는 요즘 직장에서 `건전한 음주문화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다. 내용은 누구나 폭탄주나 알콜을 강요하는 관습을 없애고, 자기가 마시고 싶은 대로 술이든 물이든 음료수든지를 불문하고 전혀 강요하는 법 없이 스스로 원하는 식음료나 술을 잔에 채워서, 선창자가 권배를 하면 복창자도 권배를 따라서 하는 것이다. 킬리등반 이후 나의 권배 선창은 `뽈래 뽈래'다. 내가 `뽈래 뽈래' 하면 좌중의 모두는 `뽈래 뽈래'를 복창한다.



정효성<광주 북구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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