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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형 벤츠 E 300 시승기<2>
2011년형 벤츠 E 300 시승기<2>
  • 의사신문
  • 승인 2011.01.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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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E클래스…심심할 정도로 편안한 드라이빙

매장에 도착하니 은색의 벤츠 E300이 한 대 서 있었다. 시승차량이라고 한다. 차에 앉아 키를 건네 받는다. 키는 전자키로 열쇠뭉치에 꼽고 돌리는 형태지만 시동을 거는 느낌은 확실하다. 다른 메이커들은 명함처럼 생긴 키를 키홀더에 놔두고 START/STOP 버튼을 누르는 방식도 있지만 벤츠의 방식은 상당히 좋다.

실내는 상당히 넓어 예전의 E클래스보다 넓다는 느낌이다. 실내는 수치화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확실히 넓다는 느낌을 받는다. 뒤에 승객을 태워도 부담이 없을 정도다. 핸들은 벤츠의 로고가 보이지 않는다면 특별한 점이 없다. 가죽으로 만든 핸들의 감각은 스포츠지향은 아니지만 손에 딱 달라붙는다. 상당히 좋다. 페달의 반응이나 답력도 아주 자연스럽다. 우리나라의 차들도 인테리어가 좋아져서 예전처럼 역시 벤츠로군 하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너무 눈이 높아지고 말았다.

상당히 좋은 인테리어와 함께 국산차와 전혀 구별이 가지 않을 것 같은 네비게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시야는 좋은 편이지만 네비게이터를 보고 있으면 프리미엄 차를 몰고 있다는 실감은 없다. 이 문제는 벤츠만이 아니라 조금 고급 수입차를 다루는 업체들이 두고 두고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다. 계기판에는 아나로그 시계가 있어 벤츠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이번 차의 계기판은 상당히 보기 편하다.

시동을 거니 너무 조용하지도 않고 시끄럽지도 않은 반응이 전해진다. 엔진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 힘은 충분한 것 같다. 0∼100Km에 걸리는 시간은 엔진이 충분한 성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시간이 되면 속도광들의 필수장비인 GPS 붙은 계측기로 재보고 싶은 심정이다. 중간 콘솔에는 E-S버튼이 있어서 연비모드와 스포츠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 액셀을 밟으면 E모드이건 S모드이건 확 튀어 나가는 느낌은 없다. 한 템포 늦게 반응하도록 설정한 것이 확실하다.

쓰로틀이 케이블 방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뀐 후로 설정은 메이커의 세팅이 더 확실해졌다. 운전자가 밟는 만큼 쓰로틀밸브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제어한다. 어떻게 보면 운전자는 “차에게 조금 달려주세요”하고 발로 응답을 보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약간 늦게 나가는 것 같지만 속도계는 상당히 빨리 올라간다. 필자가 주로 타보는 빠르고 작으며 달리기 위해 태어난 차들과는 DNA가 다르다. 그러나 결코 느리지 않다. 단지 반박자 느리게, 그것도 고의적으로 반박자 느리게 만든 것 같은 기분이다. 단지 휠스핀을 일으키며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 같은 사람에게만 문제다. 일반적인 가속에는 힘이 넘친다.

처음에 당황하는 부분은 변속레버의 위치였다. 변속레버가 운전대 뒤에 붙어있는 컬럼시프트 방식이라 이상하긴 하지만 주행 중에는 D모드로 달리는 일이 많고 수동모드 비슷한 변속은 핸들 뒤에 있는 변속 패들을 이용하면 되므로 변속레버는 만질 일이 없다. 인테리어가 많이 깔끔해졌지만 이 부분을 좋아하지 않는 시승기를 읽은 적도 있다.

예전 잠실병원 앞의 막히는 길을 벗어나 대치동으로 가는 길로 접어든다. 끝에서 유턴을 받으면 가락시장 앞의 교차로까지 꽤 밟아 볼 수 있는 길이 나온다. 당연히 이 길에서는 밟아 볼 수 있다. 속도계는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가지만 속도 감지기가 있다. 약간 줄여야 한다. 브레이크는 이전의 E클래스보다 상당히 반응이 좋다. 확실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

주행에 관한 설명에서 RPM9.COM에 있는 시승기는 참 재미있게 적고 있다:
“움직임은 최신의 벤츠에 기대할 수 있는 딱 그것이다. 승차감도, 핸들링도, 동력성능도 한결 같이 차분한 매끄러움으로 귀결된다. 하다못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킥다운을 하더라도 매끄럽고 담백한 엔진소리를 유지하며 역시 매끄럽게- 튀어나간다. 실제 기어단수가 7단에서 3단까지 한달음에 바뀌고 엔진회전수는 널을 뛰지만 운전석은 평온하기만 하다”

서스펜션도 나쁘지 않았다. 예전에 차의 강성을 바탕으로 아주 단단한 느낌의 서스펜션을 좋아했던 필자는 이번 버전에 들어간 서스펜션도 싫지가 않았다. 한계주행을 한 것이 아니라서 평가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무엇인가 완벽하다는 느낌이 든다. 주행상황에 맞춰 자동 조정되는 다이렉트 컨트롤(DIRECT CONTROL) 서스펜션의 효과일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느려도 빨라도 차는 차분하게 움직인다. 상당히 정확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이 이 차가 벤츠의 가장 중요한 세그멘트라는 것을 대변하는 지도 모르겠다. 차의 신경질적은 반응들은 모두 없애고 편안한 드라이브를 하자는 컨셉.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엔지니어나 테스트 드라이버의 의견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부분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번의 시승중에 느낀 기분은 그런 점이었다.

예전의 벤츠와 일본차가 지향하는 방향 사이의 어디인가에 위치한다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스티어링도, 가속도, 감속도 확실하고 매끄럽기만 하다. 너무 잘 맞아 떨어져 재미가 없을 정도로 잘 맞는다. 거의 모든 것은 컴퓨터와 전동 아니면 자동이다. 차는 사람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이번 주행에서 느낀 것은 이것이 새로운 E 클래스라는 점이다. 과거와는 많이 다른 것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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